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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제 속 완성된 통일신라 불상의 품격
[경주가 품은 국보 (6) 불국사 금동비로자나불좌상]
8~9세기 불상 주조술 대표작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세련美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12월 21일(일) 18:35
↑↑ 국보 제26호 불국사 비로전 금동비로자나불좌상.
ⓒ 경북연합일보
경주 불국사 비로전에 봉안된 금동비로자나불좌상은 국보 제26호로, 통일신라 8~9세기 불상 조형의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대표작이다. 화려한 장식이나 과장된 표현 대신, 단정한 비례와 절제된 조형으로 불상의 본질적인 존재감을 잘 드러낸다.
비로자나불은 우주의 진리와 법신을 상징하는 존재다. 불국사에서 사상적 중추라 할 수 있는 비로전에 모셔져 있다. 이 불상은 두 손으로 지권인을 맺고 있다. 손 모양은 당시 불교 사상이 변화하던 흐름과 맞닿아 있는 형식으로 이해된다.
불상의 얼굴은 둥글고 온화하다. 눈은 살짝 아래를 향하고 있어 차분한 인상을 준다. 강한 표정보다는 고요함을 강조해, 마주하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시선을 머물게 한다. 몸 전체의 비례도 안정적이며, 어깨와 무릎의 표현 역시 과하지 않다.
옷 주름 표현도 눈길을 끈다. 깊게 파이지 않았지만, 일정한 리듬을 이루며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화려한 장식을 더 하지 않고도 세련된 느낌을 주는 점에서 통일신라 불상 양식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이 불상은 속을 비워 만든 중공식 주조 방식으로 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큰 불상을 만들면서 무게를 줄이고 형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다. 세부 마감이 정교해,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전체적인 모습이 비교적 잘 남아 있다.
불국사가 이상적인 불교 세계를 공간으로 풀어낸 사찰이라면, 금동비로자나불좌상은 그 중심에 있는 상징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석가탑과 다보탑이 배치로 의미를 전한다면, 이 불상은 그 한가운데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가볍지 않고, 단순하지만 비어 있지 않다. 금동비로자나불좌상은 통일신라 불상이 지닌 깊이와 품격을 차분하게 보여주는 국보라 할 수 있다.
고병희 기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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