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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환빠’ 논란에 이어 ‘역사전쟁’ 벌일 태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12월 16일(화) 19:29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 박지향 이사장에게 “역사 교육과 관련해, 무슨 ‘환빠 논쟁’ 있지 않으냐”고 물으면서 희한한 문답이 시작돼 이른바 ‘환빠 논란’이 불거졌다. 그 후 ‘위서’로 평가받는 역사서 ‘환단고기’를 연구 문헌이라고 언급한 이 대통령의 ‘환빠’ 발언을 두고 야권에서 일제히 비판이 쏟아졌다.
급기야 대통령실이 “대통령의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하거나 이에 대한 연구나 검토를 지시한 것이 아니다”는 해명성 브리핑을 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세간에서는 이 대통령의 황당한 ‘환단고기’ 발언이 ‘무식의 소치’인지 아니면 그릇된 역사 인식 때문인지를 두고 말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와중에 이 대통령이 ‘제주 4·3사건’ 당시 강경 진압 작전을 벌인 고(故) 박진경 대령의 국가유공자 지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국가보훈부에 지시해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대통령이 직접 국가유공자 지정 및 취소에 관여하고 나선 것 자체가 이례적인 데다가, 무공수훈을 근거로 등록 승인 후에 다시 지정을 취소하려는 게 타당하지 않다는 반론이 거세다. 항간에서는 ‘역사전쟁’을 벌이려 하느냐는 의구심을 갖기 시작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0월에 여수·순천(여순) 사건에 대해 진상 규명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여순 사건 77주기를 맞아 페이스북에 여순 사건을 “국가 폭력”으로 규정하면서 “‘여순사건 특별법’에 따라 신속하게 진상을 규명하고, 그에 따른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여순 사건에서 ‘반란’이라는 개념을 사실상 지우는 등 민감한 역사문제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세다.
아무튼, 이 대통령은 이해 당사자들 간에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민감한 역사적 사안에 대해 계속 공개적으로 입장을 내고 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14일 이 대통령은 박 대령이 국가유공자로 지정된 경위를 살펴보고 이를 취소할 수 있는지 검토하라고 권오을 보훈부 장관에게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보훈부는 “관련 법률과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보훈부 서울보훈지청은 지난 10월 20일 유족의 신청에 따라 박 대령을 국가유공자로 인정했다. 박 대령 측은 11월 4일에 이 대통령 명의로 된 번호 ‘제25-16-00470’의 국가유공자 증서를 수령했다.
박 대령은 제주 4·3사건 발생 직후인 1948년 5월 제주 11연대장으로 부임한 지 40여 일 만에 막사에서 남로당 세포로 활동하던 부하에 의해 살해당했다. 그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엇갈린다. “학살의 주범”이란 입장과 “양민 학살에 관여하지도 않았는데 주범으로 몰렸다”는 입장이 첨예하게 부딪힌다. 제주 4·3사건 특별법에 의한 ‘제주 4·3사건 진상 조사 보고서(2003년 12월)’에도 양쪽 시각이 모두 담겼다.
박 대령의 행적에 대한 평가는 물론이고, 역사적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는 사안들이 진영 간 갈등으로 번지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여순 사건도 제주 4·3사건도 모두 당시로선 어쩔 수 없었던 불행한 사건이므로 관여 인물들을 이념이나 진영 논리에 따라 섣부르게 단죄해서는 안 된다.
대통령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국정에 미치는 영향이 심대하다. 그래서 절대적으로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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