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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화유산’ 신비로운 자태 매료되다
[경주가 품은 국보 (4) 석굴암]
화강암으로 만든 인공 석굴
신라 건축 정교한 아름다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12월 07일(일) 19:10
↑↑ 국보 24호 석굴암 석굴 내부와 본존불.
ⓒ 경북연합일보
경주 토함산 중턱에는 돌로 만든 조용한 굴 하나가 자리하고 있다. 바로 국보 24호인 석굴암이다. 이곳은 신라 경덕왕 때인 751년, 김대성이 공사를 시작해 774년에 완성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석불사’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불국사와 다보탑이 만들어진 시기와 비슷해, 신라 문화가 가장 활발했던 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석굴암은 자연 동굴이 아니다. 흰 화강암을 하나씩 다듬어 쌓아 만든 인공 석굴이다. 입구가 되는 전실, 안으로 이어지는 통로, 그리고 둥글게 만든 주실이 차례로 이어진 구조다. 주실의 천장은 넓적한 돌 약 360장을 맞춰 쌓아 올렸는데, 단단한 돌을 이용해 둥근 공간을 만드는 기술은 지금 보아도 놀라울 만큼 정교하다.
석굴 안에는 원래 40구의 불상을 조각했으며, 현재는 38구가 남아 있다. 전실에는 석굴을 지키는 팔부신장상이, 통로에는 금강역사상과 사천왕상이 놓여 있다. 주실 가운데에는 본존불이 앉아 있고, 그 주변 벽에는 천부상, 보살상과 나한상이 차례대로 배치돼 있다. 본존불 뒤쪽 벽에 새겨진 십일면관음보살상은 석굴암 조각 가운데에서도 가장 정교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석굴암은 돌을 다듬는 기술과 공간을 만드는 방식이 잘 어우러진 우리나라 대표 문화유산이다. 복잡한 장식 없이도 깔끔한 구조와 차분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어 신라 사람들이 어떤 마음으로 이 공간을 만들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이 가치는 1962년 국보 지정으로, 1995년에는 불국사와 함께 세계문화유산 등재로 이어졌다.
현재 석굴암은 내부 보존을 위해 1976년부터 유리벽을 두고 관람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온도와 습도 변화에 민감한 조각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조치다.
천 년 이상 자리를 지켜온 석굴암은 화려하지 않지만 깊은 울림을 주는 공간이다. 돌로 만든 조각 속에 신라인들의 손길과 마음이 그대로 남아 있어,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발걸음을 늦추게 된다. 고병희 기자

#잘못 알려진 이야기
일제강점기인 1907년 석굴암 석굴은 한참동안 잊혀졌다가 토함산을 지나던 한 일본인 우편배달부의 의해 발견됐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1962년 지역 노인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때 석굴암은 조가절(趙家寺)이라고 불리며 일반인들이 향을 올리고 공양을 계속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제는 우체부가 석굴을 새로 발견한듯이 일본인들이 석굴을 훼손하고 문화재를 반출해가는 계기로 만들어 버렸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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