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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 두 국가론’ 혼선인가, 일개 장관의 독단인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10월 16일(목) 19:16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한 지 5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당정(黨政)이 서로 엇박자를 내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중도실용’ 노선을 추구하려는 반면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필두로 여당 지도부는 여전히 강경노선을 고수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대통령실과 정부 부처 간에도 엇박자를 내는 경우가 자주 생기고 있다.
지난달 24일, 이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대한민국은 ‘END 이니셔티브’로 한반도 냉전을 끝내겠다”고 밝혔다. 즉 교류(Exchange)와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인 대북 대화를 통해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의 END 이니셔티브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병행 추진’에 비견될 만한 포괄적 평화 구상이자 비핵화를 완강히 거부하는 북한을 향한 적극적 대화 제안으로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END 이니셔티브는 핵심 과제인 비핵화가 교류나 관계 정상화보다 뒷전으로 밀리는 것은 아닌지, 나아가 관계 정상화를 내세운 것은 동족과 통일을 부정하는 북한의 ‘두 국가론’을 인정하는 것은 아닌지 논란을 불렀다.
이에 대해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END의 세 요소 간 우선순위나 선후 관계는 없다” “두 국가론을 지지하거나 인정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지만, 당장 정부 내에선 다른 얘기가 나왔다. 특히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한은 오랫동안 사실상의 두 국가”라며 남북관계를 ‘평화적 두 국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 혼선을 빚었다.
문제는 정 장관이 14일 국회 국정감사에서도 자신의 주장을 정부의 입장인 양 밝혔다는 점이다. 그는 남북 간 ‘평화적 두 국가론’에 대해 “정부 입장으로 확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논의 중이다”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두 국가론’의 위헌성 등을 지적하며 ‘앞으로 계속 주장할 것이냐’고 묻자 이같이 거듭 답변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통일부 장관으로서 할 수 있는 말로 이해한다”고만 했고, 정부 관계자는 “금시초문으로 NSC에서 논의된 바도 없다”고 했다.
정 장관 발언의 위헌 소지도 문제지만, 정부 내 엇박자가 계속된다는 것은 대통령의 위상을 추락시킨다. 통일 정책과 남북 대화·교류·협력을 담당하는 부처의 수장으로서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려는 노력은 가상하지만, 자신의 두 국가론이 곧 공식 정책화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정부와 대통령을 무시하고 나아가 국민을 우롱하는 궤변이다.
정 장관의 두 국가론은 우리 영토를 한반도 전체로 규정하고 평화통일을 지향하도록 명시한 헌법 3·4조에 어긋나는 것은 물론이고, 역대 정부가 고수해온 남북한 특수관계론에도 맞지 않는다.
아무튼 ‘평화적 두 국가론’ 때문에 이재명 정부의 대북·통일 정책에 대해 국민은 많은 의구심을 느끼고 있다.
이제 이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 실용외교도 중요하지만, 일개 장관의 독단으로 인한 정책 혼선과 무원칙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통일정책에 대해 대통령실과 정부 차원의 명확한 처지가 표명돼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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