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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정부 확정한 ‘제11차 전기본’, 새 정부 존중해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9월 29일(월) 19:14
어느 나라든 에너지정책은 심사숙고해 신중하게 결정해 일관성 있게 추진한다. 전 세계 어느 나라든 ‘국가에너지 안보’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만큼 정권에 따라, 정부에 따라 에너지정책이 우왕좌왕하거나 수시로 바뀌는 나라는 거의 없다. 우리는 특히 원전 정책에서 더 심하다. 이념과 진영논리에 따라 원전 정책이 좌지우지되거나 거꾸로 가다 보니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새 정부도 역시나 마찬가지다. 국가에너지 정책이 한심하기 그지없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답습해 원전산업을 서서히 망가지게 하려는 건지 아니면 무지막지하게 선무당처럼 최상의 에너지 정책이랍시고 밀어붙이는 건지 도무지 헷갈린다.
어저께 이재명 정부의 국정 목표를 뒷받침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기후와 에너지 정책을 통합한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환경부)가 내달 공식 출범한다. 환경부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사무를 이관받아 기후변화 대응과 에너지 정책을 유기적으로 통합·추진하는 역할을 맡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2년 만에 에너지 파트가 빠진 ‘산업통상부’(이하 산업부)로 재편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원전정책의 이원화다. 이번 조직개편에 따르면, 산업부 내 에너지정책을 총괄하는 에너지정책실은 물론 원전산업정책국의 국내 원전산업 육성과 운영 업무가 환경부로 넘어간다.
산업부에는 원전산업정책국의 원전 해외 수출 파트와 석유·석탄·가스 등 화석연료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자원산업정책국을 남긴다. 에너지 수급 계획과 원전 건설·운영 등에 대한 결정은 환경부가 주도하고, 산업부는 원전 수출 업무만 맡게 되는 셈이다. 전력 정책을 총괄하는 에너지정책실과 국내 원전정책 소관 업무는 모두 환경부가 담당한다.
이번 개편으로 되려 에너지정책의 ‘불확실성과 비효율성’이 강화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고, 관련 부처에서도 조직개편에 따른 업무 이관과 직원 이동으로 ‘인사 적체 심화’ 등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게다가 원자력 기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맡고 있어서 결과적으로 원전정책은 삼원화가 되는 셈이다. 사공이 너무 많으면 배가 가라앉는다. 원전정책 나아가 에너지정책 전반이 엉망진창, 뒤죽박죽될 가능성이 크다. 원전 수출 업무와 원전 건설·운영 업무는 별개의 업무가 아니다. 같은 업무를 부처를 둘로 나눠 맡기는 꼴이다. 환경부와 산업부 간 정보 공유나 업무 협력이 잘 이뤄지지 않거나 부처 관계자 간 충돌이 일어날 게 뻔하다.
더 큰 문제는 에너지정책 특히 원전 정책에 대해 산업부와 환경부 간에 벌써부터 파열음이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에너지정책의 키를 쥔 김성환 환경부장관은 신규원전 건설에 대해 국민 공론화를 거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렇게 되면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의해 명시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 계획도 영향을 받게 된다.
반면에 산업정책을 총괄하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취임 첫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원전 건설과 관련해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전(SMR) 1기는 (계획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 역시 원전 건설의 현실적 한계를 언급하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쳐, 에너지 정책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에너지 가격과 안정적 전력 공급 측면에서도 원전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 에너지정책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전 정부에서 확정한 제11차 전기본을 새 정부가 함부로 손댄다면 ‘국가에너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을 주는 짓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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