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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법으로 ‘연쇄 파업’ 전염병처럼 유행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9월 04일(목) 19:16
이른바 ‘노봉법(노란봉투법)’은 하청 노동자에 대한 원청 책임 강화, 쟁의행위 범위 확대,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노조법 2·3조 개정안을 말한다. 지난달 24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의결을 마쳤고, 2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도 통과했다.
그런데 이 노란봉투법이 정부·여당이 주장해온 ‘대화촉진법’이 아니라 경제계의 예상대로 ‘갈등조장법’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다.
어저께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을 비롯한 경영계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노봉법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법의 모호한 부분을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하자, 김 장관은 기업 경영에 있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면서도 무분별한 파업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김 장관은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 ‘노봉법’의 실제 시행까진 6개월의 유예 기간이 있지만, 벌써 산업 현장은 고소, 파업, 시위가 이어져 혼란과 갈등을 겪고 있다.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노조는 ‘마스가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한 양사의 합병 발표에 반발해 2일부터 나흘간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전국금융산업노조도 이달 26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9월 들어 ‘추계투쟁’은 제조업을 넘어 산업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노조 측의 실력 행사도 거세지고 있다. 건설노조는 협력사에 노조원을 추가 채용하라며 SK그룹 본사 앞 시위를 예고했고,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달 27일 전현직 회사 대표와 함께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까지 부당노동행위 혐의로 고소했다.
불안감에 휩싸인 기업들은 “우리 회사에 투자할 때 주의하라”고 공시해야 하는 상황까지 됐다. SK㈜는 회사채를 발행하는 투자설명서에서 손자회사의 석유화학 부문 재편에 노란봉투법이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현대건설도 회사채 발행 증권신고서에 근로자가 경영상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일부 은행이 콜센터의 해외 이전 가능성을 검토하고, 주식시장에서 로봇 관련주가 급등하는 등 ‘노봉법발 고용 감소’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아무튼 ‘추투’ 열기는 금융권 등 사회 전반으로까지 전염병처럼 확산하는 분위기다. 시중 및 국책은행 및 금융산업 종사자로 이루어진 전국금융산업노조는 이달 26일 총파업을 예고하고 1일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노조 측은 “94.98%의 압도적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전했다. 금융노조는 3일 오후 3시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요구안인 주 4.5일제 도입을 주장했다.
삼성그룹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도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한 합의안을 두고 2일 이재용 회장 등을 상대로 공문을 보내 성과급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나섰다.
과도한 고소·파업·시위로 경영이 위축돼 일자리 자체가 증발해 버리면, ‘춘투나 추투’가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제는 노동계의 절제된 권리 행사가 필요하다. 곧바로 단체행동에 나서지 말고 핵심 쟁점을 명확히 해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힘써야 한다. 다시 말해 이제부턴 노동계가 책임 있는 경제 주체로서의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기업과 노동 둘 다 중요하다. 쇠뿔 바로잡으려다 소를 잡는 ‘교각살우’의 잘못을 범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지금은 기업도 노조도 ‘노봉법’에 대한 과도한 공포나 기대를 접고 부작용을 최소화해 조기에 안착하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산업 현장이 극심한 혼란에 빠져 성장의 날개가 꺾이고, 고용 감소가 현실화하는 사태를 노동계도 원하진 않을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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