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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마디로 ‘겸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9월 02일(화) 19:31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채근담(菜根譚)에, 많은 일을 하여 큰 공적을 쌓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허물이 없으면 공적이고, 원망이 없으면 인덕이라는 말이 있다.
처세, 불필요공 무과편시공(處世, 不必邀功 無過便是功). 여인 불구감덕 무원편시덕(與人 不求感德 無怨便是德) : 세상을 살면서 공만 세우려 하지 마라. 허물이 없는 것 자체가 공이다. 남에게 베풀 때 상대방이 감지덕지(感之德之) 고마워할 것을 바라지 마라, 원망이 없는 자체가 덕이다.
사람들과 사귀며 살아가는 것을 처세(處世)라 한다. 세력에 올라타는 처세(處世)와는 구분해야 한다. 요공(邀功)의 요(邀)는 맞이하거나 구한다는 뜻이다.
편시(便是)는 ‘곧’을 뜻하는 즉(則)의 구어적 표현이다. 감덕(感德)은 분에 넘치는 듯싶어 매우 고맙게 여기는 모습으로 감지덕지와 같은 뜻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공을 세우는가 하면, 정반대로 많은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별다른 공을 세우지 못하고 때로는, 큰 실패를 자초할 때도 있다. 그 어떤 공일지라도 결코 혼자 세우는 게 아니다. 보이지 않는 많은 사람의 도움 덕분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필요가 있다. 이를 알면 스스로 겸허할 수 있다.
사람은 대다수 자신이 잘나서 공을 세운 것으로 ‘착각’한다. 스스로 남들 앞에서 공을 자랑하는 이유다. 이를 공치사(功致辭)라고 한다.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수고한 것을 생색내며 자랑하는 것을 말한다. 자신이 나서지 않았으면 안 될 일을 자신의 힘으로 이뤘다는 자랑이다.
이런 공치사를 하면 아무리 홀로 세운 대공(大功)일지라도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독력(獨力)으로 큰 공을 세울수록 더 겸손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그 의미가 더욱 커진다. 무리하게 공을 세우려 들면 오히려 허물을 크게 만들 소지가 크다. 남에게 무엇을 베풀 때는 남들이 감지덕지하는 모습을 바라지 말라고 하는 이유다.
여기서 말하는 ‘공치사(功致辭)’는 외교술의 일환으로 사용되는 ‘립서비스(LIP SERVICE)’의 공치사(空致辭)와 구분해야 한다. 립서비스는 실제 행동 없이 말(空) 로만 지지하거나 칭찬하는 것을 말하기 때문이다.
논어에는 공자의 절사(絶四)가 있다. 네 가지를 끊어라. 네 가지를 하지 말라는 말이다. 첫째는 무의(毋意). 함부로 억측하지 마라. 상식과 편견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어떤 일을 예단하기 전에 그것이 진실과 다름 없는지, 편견에 의존한 것은 아닌지 살펴라. 둘째는 무필(毋必). 자신만 옳다고 믿지 마라. 옳고 그름에 너무 집착하지 마라. 특별히 중요한 일이 아니라면 이견 충돌은 ‘다름’으로 풀어나가라. 셋째는 무고(毋固). 끝까지 고집부리지 마라. 사소한 것 하나하나 자기 뜻대로 해야 하는 사람은 정작 중요한 일을 놓친다. 중요한 것만 취할 줄 아는 요령이 필요하다. 넷째는 무아(毋我). 자신을 내세우지 마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 우리 사회는 나서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관대하지 않다. “잘났으면 얼마나 잘났니” 식이다.
이 네 가지를 한 단어로 정리하면 겸손(謙遜)이다. 겸손한 태도는 시대를 불문하고 중요한 처세다. 더욱 중요한 일은 남 앞에서 큰 소리로 떠들어 놓고, 행동은 전혀 다른 사람이 더러 있다. 말하자면 개차반 같은 인간이다.
무과무원(無過無怨). 많은 일을 하여 큰 공적을 쌓아야 하는 것이 아니라, 허물이 없으면 공적이고, 원망이 없으면 인덕이다. 세상을 살면서 공만 세우려 하지 마라. 허물이 없는 것 자체가 공이다. 남에게 베풀 때 상대방이 감지덕지(感之德之) 고마워할 것을 바라지 마라, 원망이 없는 자체가 덕이다.
공치사와 흠집 내기가 판을 치는 세상인 것 같아 채근담과 논어의 자절사(子絶四)를 풀어 보았다. 한 마디로 ‘겸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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