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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관세협상 ‘쌀·소고기+대미 투자’ 막판 줄다리기
8월 1일 이전 합의 목표 총력
31일엔 재무·외교 수장 회담
‘K-조선’ 협력안 변수 떠올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7월 27일(일)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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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 부과 시점인 8월 1일(현지시간)이 5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한국, 유럽연합(EU) 등 주요 교역국과 막판 협상을 타결할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외교·안보·통상 라인을 총동원해 총력 대응하면서 미국이 관세 인하 조건으로 제시한 요구사항에 대해 확실한 해법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한미 관세협상이 무산돼 내달 1일 미국의 상호관세가 발효되면, 제조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전체 수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대미 관세 부담이 곧바로 수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7.6%로 OECD 회원국 평균(15.8%)을 크게 웃돌았다. 제조업이 국내 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OECD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관세협상이 큰 출혈 없이 타결되는 게 최고의 방책임이 통계 수치가 말해준다. 산업계가 올 2분기 성적표를 받았는데 자동차와 가전 등 한국 수출을 견인해 왔던 주력 제조업은 미국발 ‘관세 쇼크’로 참담한 성적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 라이엔 EU 집행위원회 의장과 만난다. 이번 회동은 미국과 27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EU 간 무역 협상 타결 여부를 결정지을 중대한 담판이다. EU는 미국의 최대 교역 상대국으로, 미국은 지난해 EU와의 상품 교역에서 중국(2954억 달러) 다음으로 많은 2356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스코틀랜드 방문길에 오르면서 EU와의 무역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50대 50”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8월 1일부터 EU에 기존보다 10%포인트(p) 높인 30%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9일에야 워싱턴DC로 복귀한다. 그의 스케줄을 감안하면 EU와의 협상을 매듭지은 뒤, 30∼31일 이틀간 한국 등과의 협상 타결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 정부는 8월 1일 이전까지 미국과의 통상협상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입장이다. 방미 중인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24일 워싱턴DC 상무부 청사에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만난 데 이어, 25일에는 러트닉 장관의 뉴욕 사저에 초대받아 늦은 밤까지 2차 협상을 진행했다. 현지 협상단은 김 장관과 여 본부장을 양 축으로 제조업·에너지(러트닉 담당)와 농산물·디지털(그리어 담당)을 분리 대응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상호관세 발효를 하루 앞둔 7월 31일에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워싱턴DC에서 만난다. 양국 재무 수장 간 회담에서는 통상 당국 간 실무협상을 토대로 양국 경제 협력 전반에 관한 협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또 조현 외교부 장관도 같은 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외교장관 간 회담은 이번 관세 협상의 직접적 범주는 아니지만, 조선·방산 등의 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은 외교·안보와도 밀접한 만큼 상황 공유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미국과의 상호관세 발효 시한(8월 1일)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 조선업이 이번 관세 협상의 향방을 가를 결정적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조선업은 미국이 추진하는 제조업 부흥과 중국 견제 전략의 핵심 산업으로 한국 정부는 ‘세계 2위 조선 강국’의 위상을 기반으로 기술 이전과 인력 양성, 공동 건조 등 실질적 협력안을 마련 중이다. 27일 정부 당국에 따르면 전날(26일) 대통령실은 통상현안 긴급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미국 측의 조선 분야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했고, 양국 간 조선 협력을 포함한 상호 합의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일본과는 차별화된 방식의 조선 협력안을 제시하고 있다. 일본은 자국 조선업의 역량이 쇠퇴한 상황에서 미국 현지 조선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을 택했지만, 한국은 상대적으로 강력한 건조능력과 기술력을 앞세워 기술 이전, 인력 양성, 공동 생산 등 ‘현지화 기반 협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부는 국내 조선 ‘빅3’(HD현대·한화오션·삼성중공업)와 협의를 거쳐 관련 내용을 구체적으로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 HD현대는 미국 현지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상선 및 해양방산 분야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최근 해양 지원 선박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미 에디슨 슈에스트 오프쇼어(ECO) 사와 중형 컨테이너선을 공동 건조하기로 하고 추후 협력 선종 확대도 논의 중이다. 또 미국 내 최대 방산 조선사인 헌팅턴 잉걸스와도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협력 기반을 구축한 상태다. 한화오션은 지분 매입을 통해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미국 시장에 진입했다. 자회사인 미 필리조선소와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공동 건조 체제를 구축 중이며, 미국 내 조선소를 보유한 호주 방산업체 오스탈에 대해서도 지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조선업을 제조업 재건과 해양 패권 대응의 전략 산업으로 규정하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적극 모색해왔다. 미 의회도 지난해 말 ‘SHIPS for America Act’(미국 번영과 안보를 위한 조선업 및 항만시설법) 등 관련 법안을 초당적으로 발의해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해당 법안은 미국 내 선박 건조 비중 확대, 중국산 선박 의존도 축소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한국은 미국이 가장 필요로 하는 파트너로 부상하고 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 따르면 한국은 지난해 전 세계 선박의 28%를 건조하며, 중국(51%)에 이어 글로벌 2위의 조선 강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산업부는 지난 2월 말 첫 고위급 관세 협의에서부터 조선 협력을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전략을 펼쳐왔다. 당시 안덕근 당시 산업장관은 “미국이 군함, 유조선, 쇄빙선 등을 장기 발주할 경우 한국이 우선 제작해 납품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제안했고, 미국도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안 장관은 미국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안은 유연한 협의를 통해 조율하자는 의견도 함께 전달했다. 최근 협상 국면에서는 김정관 산업장관이 이같은 전략을 다시 테이블에 올려 협상력 제고를 꾀하고 있다. 조선 분야는 관세 직접 대상은 아니지만, 미국이 한국과의 전략 협력을 강하게 원하고 있기 때문에 연계 효과가 큰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기술이전과 인력 협력 등이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도 연결되는 만큼 미측의 수용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논의는 조선협력을 포함한 ‘패키지딜’ 구조로 정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반도체·배터리 등 전략산업 분야의 대미 투자와 함께 조선 협력안을 일괄 제시해, 상호 관세 폐지 또는 인하를 유도할 방침이다. 한국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농축산물·디지털 분야 협상에 집중하고 있고, 김정관 장관은 제조업·에너지 분야 총괄 조율을 맡는 투트랙 전략을 유지 중이다.
정현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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