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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똥과 바른 삶의 자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7월 02일(수) 19:20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새는 방광이 없어서 직접 혈류에서 바로 요산 형태로 배설한다. 요산은 하얀색을 띤다. 그래서 새 똥은 하얀색으로 보인다. 세차(洗車)하고 다음 날 새똥 맞아서 기분이 언짢을 때가 있다. 고압수 뿌려서 세차해도 새똥 자리가 남아 있다. 왁스로 닦아도 제대로 지워지지 않는다. 이 귀찮은 새똥, 새똥 자리가 부(富)를 가져다주고, 그 부가 전쟁을 가져다주고, 그 부 때문에 삶의 자세를 망치기도 한, 재미있는 역사가 있다.
페루 남부 해안의 바예스타스섬은 ‘남미의 갈라파고스’로 불릴 만큼 풍부한 야생동물과 자연경관으로 유명한 관광 명소다. 빠른 보트로 약 30분 정도의 거리다. 물살을 가르고 달리는 보트에 물새들이 날아들고, 물개, 펠리컨, 가마우지, 훔볼트 펭귄까지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이 섬의 새들의 배설물인 구아노가 유럽의 식량 위기를 해결한 천연비료였다. 질소와 인이 풍부한 이 구아노가 단순한 배설물이 아니라, 제국을 움직이게 한 자원인 동시에 남미에 갈등과 전쟁을 불러왔다. 구아노의 생산량이 줄어들자, 아타카마 사막의 구아노가 원료가 된, 화약의 원료 초석이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볼리비아의 영토였지만, 채굴권은 칠레와 영국 자본이 지배하고 있었다. 볼리비아 정부가 세금을 부과하자, 칠레는 군대를 동원했다. 이것이 바로 ‘새똥 전쟁’, ‘태평양 전쟁(1879–1883)’이다.
국경 분쟁이 아니다. 자원을 둘러싼 탐욕의 충돌이다. 칠레는 볼리비아의 해안과 페루의 자원을 차지했고, 볼리비아는 바다를 잃고 내륙국으로 전락했다. 페루는 국토의 일부를 잃었다. ‘새똥 전쟁’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다.
남태평양 호주 부근에 섬나라 나우루공화국이 있다. 인구는 만 명이 조금 넘는다. 일반 국민이 자가용 비행기 타고 해외로 나가 쇼핑을 하고, 도로 위에는 최고급 승용차가 즐비한 나라다. 전 국민에게 매년 1억 원의 생활비를 준다. 주거, 교육, 의료비가 모두 공짜다.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다. 희귀자원 희토류 인광석(새똥이 산호초와 반응하여 형성됨)이 지천으로 깔린 섬이라서 그 자원만으로도 벌써 1980년대에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선 부자 나라였다.
원인은 새똥이다. 철새들의 중간 기착지였던 이 섬에 수만 년 동안 쌓인 새똥은 산호 층과 섞이면서 인광석이 되었다. 나우루공화국은 이 희귀광석 인광석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였고, 그 돈을 국민에게 분배하여, 국민은 아무 일도 안 하고 그저 소비생활만 즐겼다.
인광석을 채굴하는 일도 외국인 노동자, 모든 가정의 가정부도 외국인, 심지어 공무원까지도 외국인을 고용했다. 정부나 국민이 완전, 놀고먹고 살았다. 30년이 지나니, 사람들은 요리도 할 줄 모르고, 청소도 할 줄 모르고, 섬나라에 고기 잡는 어선이 사라지고, 그저 먹고 놀고 여행하는 습관만 남았을 뿐이다. 국민 80%가 비만이었고, 당뇨병 사망률 1위 국가가 되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인광석 채굴량이 줄어들자, 국고가 고갈되었다. 국민은 청소하는 법, 요리하는 법을 새로 배워야 했고, 고기잡이를 다시 시작해야 했다. 쉽지 않았다. 더 심각한 것은, 인광석 채굴로 섬의 고도가 낮아졌고, 수면은 높아져 통째로 물에 잠길 위기를 맞았다.
‘새똥 자리’가 한때 부(富)도 주었지만, 전쟁을 가져왔고, 일하는 방법이나 즐거움을 잊게 했다. 유대인은 고기보다 고기 잡는 방법. 명심보감에는 자식에게 물려줄 것은 책보다 책을 읽는 습관, 재물보다 검소한 습관, 노력하는 습관이라 했다. 적게 일하고 많이 노는 것이 결국 불행을 가져온다.
자동차 보닛 위의 새똥 자리를 닦으면서 트럼프의 관세 폭탄, 노동자의 근무 시간과 임금, 우리의 삶의 자세를 생각해 보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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