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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려는 한수원, 찢어지는 동경주
-수출본부 도심 이전 추진에 ‘民-民 갈등’ 확산 조짐
3개 읍면 주민들 찬반 의견 갈려…한수원 뒷짐진 채 구경만
축구훈련센터·파크골프장 제안…경주시 어설픈 중재 도마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30일(월)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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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한수원 본사 수출사업본부 이전 문제가 또다시 불거졌다. 사진은 동경주 지역에 내걸린 현수막. | | ⓒ 경북연합일보 | | 지난 2월과 3월에 한바탕 소용돌이를 몰고 왔던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 수출사업본부’의 경주대 부지 이전 문제가 또다시 대두해 한수원 본사 소재지인 문무대왕면을 격랑에 몰아넣고 있다. 이번에는 그동안 한목소리를 내던 지역 주민 간, 마을 간의 갈등 양상이라 경주시와 한수원의 처사에 분통을 터트리는 주민들이 많다. 선거 때만 되면 경주에 등장하는 단골 메뉴인 ‘한수원 본사의 도심권 이전’ 문제가 작년 총선에서도 재점화돼 결국 후보들 간에 이를 둘러싸고 고소·고발전을 벌이는 추태를 연출했다. 당시 무소속의 김일윤 후보는 한수원과 신경주대학교가 맺은 부동산매매가계약서 문건을 공개하며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때부터 가계약서 문건과 도심 이전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불붙기 시작했다. 난처해진 한수원이, “한수원 본사 경주 시내 이전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면서 경주 관내 대학의 통폐합에 따른 유휴부지를 지역과 상생협력 차원에서 요청받아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총선 이후 한동안 잠잠해지는가 싶더니 작년 가을에 또 한수원 본사 이전 문제가 뉴스를 탔다. 한수원은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성과를 올린 기세를 몰아 ‘원전 수출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수출사업본부(당시 직원 수 220명 정도)를 통째로 세종시로 옮긴다는 계획을 관련 부서에서 세웠다. 정부 부처와 소통을 늘리고, 서울로의 출장업무 편의를 위해 오송역 인근으로 옮겨 업무 효율을 높이겠다는 발상이었다. 이 계획이 유력 중앙지를 통해 밝혀지자, 곧바로 극심한 반대에 부딪혔다. 동경주권의 반발은 당연하고, 시내권도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자 한수원은 며칠도 안 돼 언론의 오보였다고 밝혀 결과적으로 해프닝으로 끝났다. 올해 2월에도 비슷한 일이 재연됐다. ‘한수원 본사 수출사업본부 등 일부 부서의 직원 일부 경주대 부지 이전’ 계획안이 한수원 경영부사장의 입을 통해 공식적으로 나왔다. 지역의 의향을 타진하고 의견을 수렴하고 반영해서 결정하겠다는 것이었다. 2월 28일, 문무대왕면 복지회관에서 전대욱 부사장은 ‘한수원 본사 직원 일부’가 경주대학 부지로 이전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성을 피력했지만, 발언에 나선 주민들 모두 이구동성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일부 이전 절대 안 됩니다. 한 명도 나가면 안 됩니다. 저희들은 ‘한 명이라도 경주로 이사 가는 것은 한수원 본사 이전하고 똑같다’고 받아들이겠습니다.” 그 후 한수원 측은 “본사의 상주 인력 증가에 따른 사무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 경주대학교 부지 매입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지역 주민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충분한 소통과 협의를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경주시장이 중재에 나섰다. 3월 26일, 주낙영 경주시장과 동경주 주민단체 대표들이 문무대왕면 복지회관에서 한수원 본사 일부 사무실의 경주 시내 이전 추진에 대해 간담회 형식으로 의견을 나누었다. 당초 험악한 분위기가 예상됐으나 이장들과 주민들 상당수가 이런저런 이유로 ‘보이콧’해 불참한 데다 주 시장이 서두부터 “한수원과의 중재 역할을 하겠다”고 발언하는 바람에 충돌을 피했다. 하지만 삼자 간에 확연한 입장 차만 확인한 채 간담회가 종료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경주시가 중재한답시고 ‘문무대왕면 발전협의회’에 반대급부를 제안함으로써 문무대왕면의 여론이 나뉘게 됐다. “200여 명 정도(추후 4∼500명 정도로 확대)의 직원이 근무하는 ‘수출사업본부’가 경주대 부지로 이전하는 것에 동의해주면 문무대왕면에 ‘한수원 축구장 훈련센터 건립과 파크골프장 등 부대 시설’을 유치하게 하겠다는 제안을 한 것이다. ‘총사업비 650억 원에 플러스알파’라는 반대급부를 제안함으로써 문무대왕면 주민들을 술렁이게 했다. 고용 창출과 유동 인구의 유입으로 인한 지역 상권의 활성화로 경제적 시너지가 창출될 거라는 기대감에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 ‘동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됐다. 급기야 5월 16일 ‘문무대왕면 발전협의회 제53차 임시총회’가 열렸고, 간담회 형식으로 위 제안에 대한 논의가 있었는데 갑론을박만 벌이다가 다시 임시총회를 개최해 정식 안건으로 채택하기로 결정이 됐다. 6월 30일에 문무대왕면 발전협의회 제54차 임시총회를 열기로 했다. ‘제2호 의안’이 ‘한수원 본사 수출사업본부 관련의 건’이었다. 총회가 열리기 며칠 전부터 문무대왕면의 민심이 찢어지기 시작했다. 일부 마을에서는 한수원 황주호 사장과 경주시장, 원석재단을 규탄하는 현수막 수십 개를 문무대왕면 곳곳에 내걸었다. ‘한수원 경주대 이전 반대추진위원회’가 내건 현수막에는 급기야 ‘매향노’라는 문구가 실려 주민 간의 갈등 양상을 실감케 했다. 6월 30일 10시 40분부터 문무대왕면 복지회관 3층에서 열린 발전협의회 임시총회는 1시간 30분 넘게 ‘한수원 본사 일부 이전’ 문제로 격론만 벌였다. 경주시의 제안이 실체가 없다는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분위기는 더 험악해졌다. 경주시나 한수원이 공식 문서를 통해 ‘650억원+α’를 제안한 게 아니라, 구두로 제안했다는 게 밝혀져 논란이 더 격화됐다. 이전 논의 자체를 반대하는 측과 조건부로 동의하자는 측의 주장이 팽팽히 갈리면서 총회 자리는 마을 간, 선후배 간의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무조건 반대, 조건부 동의 둘 다 과반이 안 된 데다 기권이 절반을 훨씬 넘는 결과를 초래해 논의는 유야무야됐고, 추후 논의 재개 여부도 불투명해 졌다. 문무대왕면은 과거에도 ‘최양식 경주시장의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 추진’ 당시 주민 간의 의견이 갈린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한수원 본사 사수’가 대세여서 갈등이 일시적이었지만, 이번에는 찬반으로 인한 앙금이 오래 가고 충돌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는 상황이다. 자칫 ‘한수원 본사 일부 이전’을 둘러싼 논란으로 문무대왕면 마을 간, 동경주 3개 읍면 간, 나아가 동경주와 시내권 간의 갈등과 대립으로 비화할 수도 있어 경주시의 어설픈 중재나 제안, 한수원의 어정쩡한 태도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수도 있으므로 경주시와 한수원의 신중하면서도 확실한 처사가 요구된다. 정현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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