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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履)이 발에 맞아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25일(수) 19:44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하루에 만 보씩 걷기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다. 그런데도 왼쪽 무릎과 종아리 힘살이 당기고 아파 고생이 심하다. 이미 십여 년 전에 허리가 아프고, 엉덩이관절이 아파 척추 수술을 받은 적이 있다. 다시 병원을 찾았더니 걷는 자세가 나쁘고, 발바닥 관리와 신발 선택에 문제가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주요 원인이 발바닥 관리와 신발 선택이라 했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 제2부 권 6에 나오는 한 구절. “신발이란 발에 맞아야 하고, 사람의 짝도 푼수에 맞아야 하는 법인데,” 주인공 서희의 글 선생이며, 서희 일행을 따라 간도(용정)에 간 김 훈장이 서희와 길상의 혼인을 염려하며 한 말이다. 신발이 발에 맞아야 하듯, 사람의 짝도 푼수에 맞아야 하는 법인데…….
발은 우리의 몸을 지탱하고 움직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신체 부위 중 하나다. 특히 발바닥의 아치 구조(용천)는 체중 분산, 충격 흡수, 안정성 제공 등 건강한 움직임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발 아치가 평발이 되거나 잘못된 신발을 착용하면 통증, 피로, 심지어 발과 관절의 구조적 손상까지 초래한다.
발 아치는 발바닥의 곡선 형태를 말하며,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한다. 안쪽, 바깥쪽, 가로 부분이다. 이 구조가 몸의 균형을 유지하고 발목, 무릎, 척추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아치가 지나치게 낮거나 높으면 통증을 유발하고, 발의 기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발 아치를 적절히 지지하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발 아치를 제대로 지지하지 않는 신발은 건강한 움직임을 방해하고 다양한 통증과 질환을 유발한다. 반대로 발 아치를 적절히 지지하는 신발은 발의 피로를 줄이고, 균형 잡힌 몸 상태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대하소설 〔토지〕에서, 혼인 후 길상의 성을 최 씨로 고친다. 태어날 아이들에게 서희의 최씨 성을 물려주기 위해서다. 두 사람 사이에 최환국, 최윤국 두 아들이 태어난다. 신에 발을 맞추었다.
용정에서 서희는 평사리로 돌아가는데 길상은 간도에 남는다. 표면적인 이유는 독립운동이고, 다른 이유는 길상이 평사리로 함께 갈 경우 서희가 머슴 길상의 아내가 되고, 두 아들도 머슴 길상의 자식이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길상이 간도에 남아야 서희는 독립운동가의 아내가 되고, 두 아들도 독립운동가의 자식이 되기 때문이다. 사람의 짝이 푼수에 맞지 않아 생긴 일이다.
신발은 발에 맞아야 하고, 사람의 짝도 푼수에 맞아야 하고. 동업하여 사업하는 사람도 서로 맞아야 하고, 정치하는 사람도 서로 궁합이 맞아야 한다. 여당이든 야당이든 당과 당원 사이 궁합이 맞아야 한다. 자신이 정계에 진출하여 빠르게 성장하려고 선택한 당과 당원 관계라면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이다.
거대 양당이라는 정치적 신발이 발에 맞지 않는다고 제3지대라는 신(履)을 새로 맞춘 정치인도 있다. 그들도 발에 신발이 맞지 않아 걸리적거리는 것 같다. 권력 투쟁에서 밀려난 이들의 정치공학적 이합집산만으론 국민 기대를 얻을 수 없다. 신이 발에 맞을 리 없다.
위세 등등 좌지우지하는 정당이나, 끌려다니는 정당이나, 제3지대를 표방한 정당이나 모두 신과 발을 점검해 볼 때다. 정치가 더 나아지고, 국민의 삶이 더 좋아지려면, 발을 깎든지, 신을 바꾸든지 하여 신과 발이 맞아야 한다.
새로 대통령을 뽑았다. 국민도 우리 대통령이 정치를 잘하도록 밀어주고, 대통령도 국민의 수준에 맞추어야 한다. 신과 발이 맞아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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