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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씨년스러운 변화와 혁신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6월 17일(화)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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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 ⓒ 경북연합일보 | | 을씨년스럽다. 남 보기에 매우 쓸쓸한 상황, 혹은 날씨나 마음이 쓸쓸하고 흐린 상태를 나타내는 말이다. ‘을씨년’은 1905년 을사년에서 나온 말이다. 을사늑약으로 우리나라의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상태. 이미 일본의 속국이나 다름없는 상태. 온 나라가 침통하고 비장한 분위기에서 나온 말이다. 그 이후로 몹시 쓸쓸하고 어수선한 날을 맞으면, 아슬아슬 몸살기가 도는 날을 맞으면, 분위기가 마치 을사년과 같다고 해서 ‘을사년(乙巳年)스럽다 – 을씨년스럽다’라는 표현을 쓰게 되었다. 거슬러 올라가 1545년에 을사사화가 있었다. 을사사화(乙巳士禍)는 명종 즉위 원년에 대윤(윤임)과 소윤(윤원형)이 충돌한 끝에 소윤이 승리하여 대윤 일파가 모조리 숙청된 사화(士禍)다. 잇따른 사화 속에서 죽거나 쫓겨난 사림(士林)이 향촌에서 학문을 가르치고, 서원을 중심으로 조직을 키웠다. 붕당 정치의 뿌리가 된다. 2025년 을사년. 이미 비행기 사고, 크게 난 산불, 지진 예고, 정치적으로 정권 이동, 국민이 놀랄 일이 충분히 있었다. 일찌감치 액운을 다 털고 새롭게 일어서고 있다. 2025 을사년은 변화와 혁신의 해다. ‘사(巳)’의 강한 불과 변화의 기운이 ‘을(乙)’의 유연성과 만나, 사회 전반에 걸쳐 빠르고 큰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는 해(年)다. 낡은 시스템을 벗어던지고 혁신적인 사고와 기술이 주목받는 시기가 되어야 한다. 어설픈 계엄이 변화의 계기를 만들어 주어 고맙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우연 같은 뜻밖의 만남에 놀라곤 하지만 사실 어떤 만남도 우연인 것은 없다. 인연설은 우리의 만남이 지난 과거의 삶을 통해 맺어진 인연에서 비롯됨을 말해준다.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 한다. 옷깃이라도 스쳤으니 오늘의 만남이 있다는 말이다. 오백 겁의 인연이 있어야 비로소 옷깃을 스칠 수 있다고 하니, 그 숨은 사연들을 어찌 다 헤아리랴. 중요한 것은 인연으로 오늘을 사는 태도요, 인연을 가꾸는 자세다. 우주의 질서 속에서 人生의 만남이다. ‘너’와 ‘나’의 만남, 부모 자식의 만남, 부부간의 만남, 형제간의 만남, 친구와의 만남, 애인과 만남, 직장 동료의 만남, 인터넷상에서의 만남. 만남이 삶이요, 삶이 만남이다. 사람은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만남이 시작된다. 산다는 것이 곧 만남이고 새로운 만남은 인생에 새로운 전기를 가져다주고,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간다. 사람의 행복과 불행이 모든 만남을 통해서 결정된다. 행복과 건강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 좋은 관계가 좋은 삶을 만들고, 좋은 관계가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고 했다. 인간의 행복과 불행은 만남을 통해 결정된다. 아름다운 만남이 행복의 바탕이 된다. 관계의 질이 삶의 질이 되는 것이다. 정치도 마찬가지다. 서로 길이 달라도 서로를 살려가면서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도 서로 정권을 주고받은 인연이다. 서로가 특별한 인연이다. 유방이 항우를 이기고 토사구팽은 했어도, 상대를 일망타진하지 않았다. 을사년 6월. 정치판이 을씨년스럽기도 하고, 변화와 혁신으로 어리둥절하기도 하다. ‘3대 특검법’(내란·김건희·채상병 특검법)이 의결됐다. 국무회의에서 3대 특검법 공포안이 심의·의결됐다. 公布와 恐怖가 헷갈린다. 법망(法網)을 촘촘하게 엮어 잔뿌리까지 뽑아 버릴 작정이라 했던가. 법망으로 정의를 위해 까마귀 떼를 다 잡아들이지 마라. 이제까지 나부댄 사람을 잡아 족치고, 앞으로 나부댈 사람의 기를 너무 죽이지 마라. 변화와 혁신에 동참시켜라. 을씨년스러운 변화와 혁신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천망(天網)은 성기어도 빠뜨리는 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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