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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없지, 우야노?”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5월 18일(일) 19:38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이 일을 “우야꼬”와 이 일을 “우야노”가 있다. 경상도 방언이다. “우야꼬”와 “우야노”.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몰라 특정 대상이 없이 묻는 말이다. 손쓸 수 없도록 일이 한꺼번에 무너져 탄식하는 말이다. 어떻게 하란 말인지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하는 말. “우야꼬”와 “우야노”는 별로 다를 것이 없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모르겠다는 뜻이다.
그런데 “우야꼬”에 대한 답(答)도 “우야노”다. 낭패를 보아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할지 방법이 없어서 하는 말이 “아이고, 우야꼬”다. 절박한 순간 땅을 치며 울부짖는다. 그냥 탄식일 뿐이다. 이 말에 대한 대답이 “우야노”다. 이미 저질러진 일. 수습할 방법이 없으니, 새로 시작할 수밖에 도리가 없다. 가슴 아파도 참자. 그냥 낭패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새로 시작하자는 말이다. 어려움이나 아픔을 참고 견딜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면서 서로 위로하고 다시 시작할 것을 권하는 말이면서, 체념을 딛고 일어서는 재도전의 의지이다.
사랑하는 아들이 교통사고로 죽었다. 멀쩡한 청년이 죽었다. 중년의 아버지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우야꼬”를 연발하는 모습을 보았다. 온종일 내내 “우야꼬-, 우야꼬-”다. 주위에 모여든 친척들과 지인들이 위로해 줄 말이 없다. 처음에는 아무 말도 없다가 겨우 위로한다는 말이 “이 사람아, 우야노”다. “우야노, 산 사람은 살아야지”이다. “우야꼬”에 “우야노”이다. “이렇게 된 것 어쩔 수 없지 않으냐,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으냐”이다. 마음 추스르기를 권하며 달래는 말이다.
낭패의 일을 당한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우야꼬”, 이 일을 ‘어쩔꼬’다. 위로하려는 사람은 위로할 만한 말이 전혀 없으니 “우야노 이 사람아”다. 절박하고도 난처한 상황이라서 묻는 말에 같은 묻는 말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우야꼬”와 “우야노”의 관계다.
영남 지방의 대형 산불 현장. 피해 주민들이 망연자실 “우야꼬”에서 이제 “우야노”로 방향을 틀어 매뉴얼대로 수습에 들어갔다. 주민들이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시민들이 봉사활동으로 힘을 보태고 있다. 지자체를 비롯해 정부에서도 매뉴얼대로 수습해 가고 있어 차츰 질서가 잡혀진다. “우야노”의 힘이다.
자녀 혼사나 집안의 큰 행사를 준비 중인 집에 친척들이 찾아가 인사를 할 때도 “큰일 정해 놓고 어떻게 다 감당하노, 우야노?”라 한다. 이때는 “우야꼬”가 없는 “우야노?”다. “힘에 버거워서 어떻게 하느냐. 힘들지?”의 의미다. 따뜻한 정이 담긴 위로, 격려다.
11년 전 세월호 사건 때도 그랬다. 할로윈 참사 때도 그랬다. 많은 부모가 사랑하는 자식의 주검을 앞에 놓고 땅을 치며 부르짖은 통곡이 “이 일을 우야꼬”였다. 나중에는 눈물도 없이 쉰 목소리로 “우야꼬”의 연발이었다. 세월이 흘러도 그 심정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뭐라고 위로할 수 있었겠는가. 같이 “우야노”를 연발할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 탄핵 파면으로 “이 일을 우야노” 했더니, “뭐, 우야노 새로 뽑아야지”로 바뀌면서 완전 선거 국면에 돌입했다. 세간에는 걱정의 소리도 많지만, 상처는 아물고 새살은 돋는다.
사람살이에 “우야꼬”와 “우야노”의 상황이 자주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지만, 일어나고 난 뒤에 수습이 되는 말이기도 하고, 서로의 정이 오고 가는 말이기도 하다. 세상에 어려운 일도 끊임없이 일어나지만, “우야꼬”에 이어 “우야노, 참고 다시 시작해 보자”가 있어 살만한 세상이 되는 것도 같다.
“뭐, 우야노? 정신 차려 연일 발생하는 사고 수습도 하고, 트럼프 발 관세 협상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6·3 조기 대선(早期大選)에도 바르게 투표하여, 흠이 적고 일 잘할 사람 뽑아 손발 맞춰 살아야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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