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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보수 빅텐트’ 허상(虛想)이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5월 11일(일) 19:44
적전(敵前) 분열로 ‘범보수 단일화’는 끝내 파국을 맞았다. ‘아름다운 단일화’를 통한 ‘범보수 빅텐트’는 허상(虛想)이었다.
한덕수 총리와의 범보수 단일화를 명분으로 국민의힘 대선후보를 거머쥔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 거부나 마찬가지인 시간 끌기를 하다 국민의힘 지도부에 의해 대선후보 자격상실까지 이르게 됐다가 기사회생해 최종적으로 대선후보가 됐다. 김 후보는 법정 공방까지 가는 사투를 벌이며 천국과 지옥을 오가는 롤러코스터를 타다가 국민의힘 당원들의 파국 상황에 대한 거부감으로 다시 후보가 되는 ‘상처뿐인 영광’을 안았다.
보수진영의 며칠 간의 정치 행태를 보면 한마디로 ‘막장 드라마를 뛰어넘는 파격적인 막장 정치’였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대승적 차원의 대선 승리보다는 권력 유지에 집착해 자신들과 껄끄러운 관계인 한동훈 경선 후보를 비토(veto)하고 김문수 후보를 내세워놓고, 한덕수 총리를 최종 후보로 낙점하려고 비열한 꼼수를 부리다가 국민의힘 당원들의 반발로 실패했다. 국민의힘의 친윤 쌍두마차인 쌍권(권영세 비대위원장·권성동 원내대표)의 무리한 단일화 밀어붙이기로 범보수 진영은 이제 갈가리 찢어져 결집력이 약해졌다.
정치인이 아니었던 한덕수 전 총리는 주변의 부추김으로 어쭙잖게 대권을 꿈꾸며 우왕좌왕하다 망신살만 뻗쳤다. 어정쩡한 스탠스, 어설픈 대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8일 만에 낙마하는 수모를 당했다. 결국 범보수 빅텐트의 기대주로 각광받던 한 총리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조종에 따라 꼭두각시놀음하다가 뻘쭘하게 퇴장하게 됐다.
뭐니 뭐니 해도 이번 ‘범보수 빅텐트’가 파국을 맞기까지 가장 큰 원인 제공자는 김문수 후보다. 단일화를 회피했다는 당원들의 의구심을 씻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는 11일 후보 등록을 마친 뒤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접견하고 선거대책위원장직을 공식 제안했다. 회동은 화기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지만 한 전 총리는 즉답을 피하며 “실무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정말 죄송스럽게도 당원들의 뜻에 의해서 제가 선택됐지만, 저는 한덕수 선배님에 비하면 모든 부분에서 부족하다”며 “국정을 운영하고, 국민을 통합하고, 훌륭하게 이끌어나가시는 데는 저보다 모든 면에서 많은 경험과 역량과 또 능력을 발휘해 주시는 우리 한 선배님을 모시고 제가 여러 가지 배우고 열심히 해서 빠른 시간 내에 우리 경제가 대도약을 할 수 있도록 해내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 전 총리는 “김 후보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면서도 “제가 할 수 있는 걸 하겠지만, 조금은 실무적으로 적절한지는 논의를 한 뒤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사실상의 선거대책위원장 거부 의사인 셈이다. 김 후보를 도울 수도 있겠지만, 뼈 아픈 상처와 앙금이 남아있는 이상 전폭적인 지원은 힘들게 됐다.
이래저래 범보수층의 분열은 심화할 수밖에 없다. 구심력도 결집력도 약해져 보수진영은 대위기에 직면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김 후보는 대선 후에라도 이에 대한 책임을 마땅히 져야 한다.
결과적으로 ‘범보수 빅텐트’는 허상이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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