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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좀 조용해지려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4월 27일(일) 19:47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어떤 사람이 아리스토텔레스를 찾아가 뜬금없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즉석에서 대답하기를 자기 자신을 아는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무엇이냐고 다시 물었다. 남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 했다.
소크라테스도 “너 자신을 알라”고 했지만, 자기 자신을 바로 알려고 하는 사람보다 남의 이야기를 쉽게 하는 사람이 많다는 말이다. 해야 할 자기 성찰을 잘 하지 않고, 하지 말아야 할 남의 말을 함부로 하는 인간 심리를 지적한 말,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일일삼성(一日三省) 혹은 삼성오신(三省吾身)이란 말이 있다. 하루에 세 가지 일을 살피고 반성한다는 뜻으로 공자의 제자인 증자의 말이다. 《논어(論語)》 〈학이편(學而篇)〉에서 증자는 “나는 매일 내 몸을 세 번 살핀다. 다른 사람을 위해 하는 일에 충실하였는가, 벗과 함께 사귀는데 신의를 제대로 지켰는가, 스승에게 배운 것을 익혀 실천에 옮겼는가[吾日三省吾身 爲人謀而不忠乎 與朋友交而不信乎 傳不習乎].”라 하였다.
일상에서의 수양이고, 개인의 수양론이라고도 할 수 있으나, 현대인이 이 정도의 자기 관리를 한다면 현대 사회의 많은 문제가 해결되고도 남을 것이다. 세상이 좀 조용해질 것이다.
살다 보면 어떤 때는 까닭없이 미운 사람이 생긴다. 그럴 때 마음이 노여움에 끌려가지 않도록 단속해야 한다. 마음 조절이 필요하다. 조식(調息)은 숨을 고르는 수행법이고, 조신(操身)은 몸을 바르게 하는 방편이고, 조심(操心)은 생각을 고르는 공부이다. 자기 조절을 통해 남을 미워하고 비방하거나, 함부로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 사람들은 남을 미워하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 더 많이 배웠다고, 더 많이 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알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것을. 다른 사람의 행동을 보고 이러쿵저러쿵 비난하거나 간섭하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보고 부족함을 알아가는 삶을 산다면, 세상이 좀 조용해질 것이다.
사람을 만나면 충고부터 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애정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습관처럼, 입버릇처럼 하는 경우가 많다. 남에게 하는 충고의 방향을 내 안으로 돌리면 자기 성찰이 되고, 나를 진화시키는 명상이 된다. 자신을 알아가는 것이, 쉬운 일이 되고, 남의 말을 하는 것이 어렵고 조심스러운 일이 된다. 처음에는 어렵게 느껴져도 자꾸 하면 점차 쉬워진다.
남의 이야기를 하려면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1주일은 걸어 다녀보아야 한다고 하는 인디언의 격언이 있다. 그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의 처지에 있어 보지 않고서는 그 사람을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은 힘들 때 포기하는 것이고, 가장 어려운 일은 힘들 때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세상에 딱 들어맞는 것은 열쇠와 자물쇠밖에 없다. 서로 조금씩 맞추며 사는 것이 가장 쉬운 일이다. 다른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무거운 짐이다. 악(惡)을 견딜 수 없는 사람은 결코 살아서 선(善)을 볼 수 없다. 성난 말에 성난 말로 대꾸하지 마라. 말다툼은 언제나 두 번째의 성난 말에서 비롯된다. 의인(義人)은 향나무처럼 자기를 해(害)하는 자에게도 향을 뿜어주는 사람이다. 우리는 다양한 많은 인연을 만난다. 어렵지만 어떤 인연이든 서로 소중하고 아름다운 인연으로 만들어 가면 세상이 좀 조용해질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자신을 성찰하는 일이고, 가장 어려운 일이 남의 말을 하거나 간섭하는 일이 될 때, 세상이 좀 조용해질 것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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