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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대물림’을 위한 결혼 조건, 위화감 조장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4월 20일(일) 20:33
조선시대만 해도 사대부층에서는 괜찮은 집안끼리 즉 배경, 신분, 사회적 지위(벼슬)를 따져보고 혼인했다. 현대에 와서는 배우자 선택 조건이 천차만별, 각양각색이었다. 그러다 자본주의가 심화하면서 경제적 능력을 더 중시하다 보니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이도 많아졌다. 요즘 젊은 층은 여자도 당연히 경제력이 있어야 한다는 사고를 지녀 맞벌이를 선호한다.
2010년쯤부터 청년실업 등등 여러 문제에 시달리는 20·30대 한국 젊은이들이 처한 암울한 현실을 일컫는 단어인 ‘삼포세대’란 신조어가 유행했다. 연애, 결혼, 출산 세 가지를 포기한 세대란 뜻으로 회자하다가 취업·내 집 마련까지 포기, 다음으로 건강·외모 관리까지 포기, 나아가 인간관계·희망도 포기, 마지막으로 삶을 비관해 삶까지 포기한다고 해서 ‘N포세대(N抛世代)’란 말도 유행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부자층은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5 대한민국 웰스 리포트’에 따르면 부자들은 결혼과 출산에 대해 일반 대중의 생각과 매우 달랐다.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국내 부자들은, 결혼·출산에 더 적극적일 뿐만 아니라 결혼·출산에 대해 일반 대중보다 더 높은 가치를 부여하며 배우자 선택 시 성격과 가족 분위기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반인은 여전히 배우자의 집안보다는 경제력을 더 중시했다.
수치로 보면, “결혼은 꼭 해야 한다”고 답한 부자 비율은 36%로 대중 부유층(30.3%)과 일반대중(27.4%)보다 높았다. ‘결혼 후 자녀를 낳아야 한다’는 항목에도 부자의 47%가 동의했다. 자산규모가 클수록 결혼의 필요성에 더 강하게 동의했다. 부자층의 배우자 선택 기준을 보면, ‘성격’(60.9%)이 가장 높았고, 이어 ‘가족 분위기’(56.5%), ‘집안 경제력과 외모’(47.8%) 순이었다. 반면 일반대중은 성격 비중이 더 높지만(74%), 집안 경제력(19%) 등은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여겼다. 특히 부자들은 배우자의 개인 소득보다 ‘집안의 경제력’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컸다. 일반 대중은 예비 배우자의 집안보다 ‘개인 소득’을 더 우선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배우자와의 만남 방식에 있어 부자 10명 중 6명은 지인이나 부모의 소개로 인연을 맺었고, 일반대중은 사회생활 과정에서의 자연스러운 만남이 더 많았다. 결혼 후 만족도에 대한 응답에서도 부자들은 정서적 안정, 건강, 경제적 여건 등 대부분의 항목에서 ‘만족도가 높아졌다’고 응답한 비율이 일반대중보다 높았다.
다시 말해 금수저끼리 결혼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개인보다 ‘집안’ 즉 부모·고향·형제까지 따진다. 요컨대 부자들끼리 결혼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결혼제도로 ‘부의 대물림’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부자층은 배우자의 형제·자매 중 서열도 따지는 경향이 있었다. 부자의 13%는 ‘서열’을 고려한다고 답했지만, 일반 대중은 5.2%에 그쳤다. 하나금융연구소는 “부자들이 배우자를 선택할 때 집안 전체를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삼는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무리 사회가 다변화되고 다양화되는 추세지만, ‘부의 대물림’을 위해 위에 거론된 결혼 조건까지 유행하는 현상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 수도권은 길 하나 사이를 두고 빈부 격차가 하늘과 땅 차이어서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으로 계층 간 갈등과 대립이 끊이지 않고 이에 따라 심각한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결혼 조건의 유행도 계층 간의 위화감을 조장해 또 다른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게 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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