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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급해진 보수 진영의 ‘빅텐트론’ 난립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4월 16일(수) 18:57
뚜렷한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조기 대선이 하루하루 다가오자, 국민의힘을 비롯한 보수진영은 속이 바짝바짝 타들어 가는지 온갖 설이 난무하고, 갖가지 ‘빅텐트론’이 난립하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선 차출론·무소속 출마론에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의 약진으로 제3지대가 주목받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대다수가 ‘반탄파’(탄핵 반대파)로 구성돼 본선 경쟁력을 잃었다는 판단 때문에 비롯된 일이다.
계속되는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과의 양자 대결에서 모두 압도적으로 앞선 것으로 나타나 대선 필패가 현실화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그마한 희망이라도 보이면 즉흥적인 발상도 묘책이랍시고 뱉어내 혼란을 부채질하고 있다.
가장 최근의 여론조사도 일관된 흐름을 보인다. 뉴스1에 따르면, 코리아리서치가 MBC 의뢰로 지난 11일과 12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이 전 대표는 보수 진영 선호도 1위인 김문수 전 장관과의 양자 대결에서 50% 대 32%로 18%포인트 차이로 압도했다. 다른 대선후보들과는 차이가 더 벌어졌다. ‘차기 대선 성격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내란세력 심판을 위한 대선’이란 응답이 51%, ‘거대야당 독주 심판을 위한 대선’이란 응답이 35%로 나타났다. 또한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위해 야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51%, ‘정권재창출을 위해 여권 후보가 당선되어야 한다’는 응답이 36%였다.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정권교체는 기정사실이 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국민의힘 지도부의 초조감과 다급함이 극에 달해 있다. 그래서 일부 의원들이 이른바 ‘한덕수 카드’를 보수 진영의 마지막 승부수로 거론하는 양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한덕수 권한대행의 추대론에 불만을 품고 서울시장직을 잃지 않기 위해 대선 출마 포기를 선언하고, 유승민 전 의원이 경선 포기를 발표해 중도 확장에 비상이 걸린 국민의힘의 일부 국회의원들은 아예 한 권한대행을 이재명 대표의 대항마로 여겨 노골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한 권한대행이 국정에 전력을 기울여도 현재 널려있는 국내외 현안을 타개하는 일이 버거운 상황에서 ‘한덕수 흔들기’를 해대는 꼴이다.
이른바 ‘한덕수 대망론, 한덕수 추대론, 한덕수 무소속 출마설’ 등이 회자하고 있다. 또 경선 불참을 선언한 유승민 전 의원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론, 여기에다 이준석 의원과의 보수 연대론, 범보수 빅텐트론, 反明(반이재명) 빅텐트론이 불거지더니 어저께부터 ‘제3지대 빅텐트론’이 주목받고 있다. 이런 빅텐트론은 국민의힘 대선 주자 중 탄핵 반대에 앞장섰던 홍준표 전 시장과 김문수 전 장관 등이 직접 주장하면서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 홍 전 시장은 “이번에는 우리 경선에서 승리한 사람이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는 빅텐트를 만들어야지 이재명 정권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나경원 의원도 민주당 내 비명(비이재명)계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정치는 여러 가지를 상상할 수 있다. 변해가는 정치 상황에 따라 늘 상상하고 준비해야 된다”고 했다. 김 전 장관도 “텐트가 클수록 비도 피하기 좋고 더 안전하다”며 “이 전 대표를 꺾을 사람이 있다면 이준석 의원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전혀 새로운 신인이라도 우리는 모두 그 텐트 안에 모셔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난무하고 난립하는 ‘설과 론’은 그 실체가 불분명할 뿐만 아니라 그저 ‘희망 사항’을 뱉고 있는 게 대부분이다. ‘반이재명 선거연대’를 이뤄 이재명 전 대표를 포위하는 선거 구도를 만들어야 중도층에서도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이지만, 현실성에서 의문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다.
한 권한대행까지 포괄하는 빅텐트론에 대해서는 당내 반발도 크다. 홍 전 시장은 “한 권한대행은 거기에 아마 포함을 시킬 필요가 없을 것”이라며 “탄핵당한 정권의 총리를 지낸 사람이 나온다는 것도 상식에 반한다”고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당내에서 제기되는 한 권한대행 차출론에 “해당 행위”라고 비판했다.
설령 한 권한대행의 대선 출마가 현실화해도 당내 경선에서 승리한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단일화 등에 응할지가 불투명하다. 비유하자면 ‘떡 줄 놈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이다.
한 권한대행 같은 경우는 정치권이 부추기는 꼴이다. 본인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하자, 국민의힘 박수영 의원은 14일 “의원 54명이 한덕수 권한대행의 출마를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의원도 국민의힘에서 나오는 ‘빅텐트 러브콜’에 일단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 의원은 “지금 많은 사람이 단일화니 뭐 연대니 이런 이야기를 하지만 그런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설익은 추대론, 범보수 진영 단일화, 제3지대론, 그랜드 텐트론 등은 보수 진영의 분열과 분란만 조장할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의 경선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다.
각 당의 경선이 끝나고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벌어지면, 다시 말해 때가 무르익으면 자연스레 어떤 형식으로든 단일화가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무분별한 ‘설과 론’으로 분열과 분란을 야기하는 자해행위는 지양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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