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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전 대통령, ‘새 정치’ 펼치게 도와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4월 14일(월) 19:26
헌법재판소에 의해 파면된 윤 전 대통령은 11일 오후, 한남동 관저에서 퇴거를 해 서초동 사저로 복귀했다. 윤 전 대통령은 관저 퇴거 길부터 사저에 복귀하기까지 정치적 건재함을 과시했다. 관저 앞에서는 배웅하러 나온 청년 지지자들과 일일이 포옹했고, 사저 복귀 길에는 차 안에서 창문을 열고 거리에 나온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윤 전 대통령은 변호인단을 통해 발표한 메시지에서도 “이제 저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간다”면서도 “나라와 국민을 위한 새로운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로 보나, 메시지로 보나 막후정치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국민 특히 보수층에서 그의 훈수정치가 장미대선에 악영향을 미치는 게 아닐까, 우려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과 최근에 면담한 자들이 전한 발언들을 보면 단순한 덕담 차원을 넘어 대선을 염두에 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될 여지가 많다. 그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에게 “대통령이 되면 사람을 쓸 때 가장 중요시 볼 것은 충성심”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나경원 의원에게는 “나라를 위해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한남동 관저를 방문한 국민의힘 권영세 비대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에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당을 중심으로 대선 준비를 잘해서 꼭 승리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과 행보는 조기 대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맞붙는 국민의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국민의힘 당원 간의 분열은 물론이고, 국민의 분열도 조장할 게 분명하다.
탄핵 찬성파로 꼽히는 한 의원은 본보와의 통화에서 “파면당하고 내란 수괴 혐의로 수사받는 사람의 메시지를 자꾸 전달하면 중도층뿐 아니라 합리적 보수도 떠나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또 경북의 한 의원은 “보수 본산인 경북과 달리 파면된 대통령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다. 윤 전 대통령이 차기 대선에 대해 자꾸 코멘트하게 되면 대선 국면에서 불리해진다. 정치적 메시지가 밖으로 알려지는 것 자체가 당에 부담만 준다.”라고 강조했다.
국민 다수 여론도 ‘자제와 자숙’이다. 이제 윤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칩거해 정국에 관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윤 대통령 개인에 대한 지지가 아직도 적게는 20%대에서 많게는 30%대 후반에까지 이르고 있지만, 윤 대통령이 탄핵당한 후의 각종 조사를 보면 국민의 ‘탄핵 수용’ 여론이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리얼미터의 조사에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가운데 헌재의 탄핵심판 선고 결과를 수용하겠다는 여론이 국민 4명 중 3명 이상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516명을 대상으로 윤 전 대통령 탄핵 수용 여부를 물어본 결과 탄핵 수용은 76.9%, 미수용은 17.4%로 집계됐으며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5.1%로 나타났다.
한국갤럽의 조사에서는 국민 10명 가운데 8명이 윤 전 대통평 파면 결정을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한국갤럽이 서울경제신문 의뢰로 4~5일 전국 만 18살 이상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를 보면, 헌재 결정을 ‘받아들이겠다’는 응답이 81%로 ‘받아들일 수 없다’(17%)를 크게 앞섰다. 특히 보수층에서 헌재 결정을 수용하겠다(66%)는 응답이 수용하지 않겠다(33%)는 응답의 2배에 달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 결정에 대해선 ‘잘된 판결’이라는 응답이 64%로, ‘잘못된 판결’이라는 응답(2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헌재의 탄핵 심판 과정에 대한 신뢰도는 ‘신뢰한다’는 긍정 인식이 69%로 나타났다. ‘신뢰하지 않는다’는 부정 인식은 28%에 그쳤다. 이전 조사에 비해 헌재 신뢰도가 23%포인트(P) 상승한 결과다. 헌재의 탄핵 심판 결과를 ‘수용한다’는 응답은 74%로, ‘수용하지 않는다’는 응답(23%)보다 3배 이상 높았다. 보수층에선 ‘수용한다’ 48%, ‘수용하지 않는다’ 50%로 양분됐다.
위의 여론조사에서 보듯 보수층에서도 헌재 결정에 대해 수용하는 분위기로 바뀌었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리서치뷰’가 지난 4일 하루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 전 대통령이 “국가적 위기를 초래한 당사자로서 자숙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68.6%에 달했으며, “파면의 억울함을 호소하며 대선에 개입해야 한다”고 밝힌 이들은 20.6%에 불과했다.
이런 일련의 여론 흐름을 종합하면, 윤 전 대통령이 ‘헌재의 파면 결정을 겸허히 수용하고 자중자애해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라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이 윤 대통령은 “헌재의 탄핵심판 결과를 수용하고 새 정치가 될 수 있도록 묵묵하게 돕는 것이 대통령의 도리다. 그렇지 않고 탄핵의 상처를 긁어낸다면 당에 부담만 준다.”라고 했는데 이는 타당한 지적이다.
거듭 강조하건대, 윤 전 대통령은 이제 건재함의 과시와 훈수를 자제하고 자숙하면서 공정한 경선을 거친 여야의 대선후보들이 새 정치를 펼치게 묵묵히 도와주는 것이 ‘국민의힘 1호 당원으로서의 도리이자, 20대 대통령으로서의 마지막 사명’임을 알아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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