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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알고 자신을 이겨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4월 14일(월) 19:26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법구경에는 전쟁에서 수천의 적과 싸워 이기기보다 하나뿐인 자신을 이기는 사람이 참으로 으뜸가는 용사라 했다. 톨스토이는 진정한 힘은 남을 정복하는 자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이겨 동물적 본능에 지배당하지 않는 자에게 있다고 하였다. 노자는 남을 아는 사람은 지혜롭고 자신을 아는 사람은 밝고, 남을 이기는 사람은 힘이 세고, 자신을 이기는 사람은 강하다 했다.
한 아라비아 왕이 강한 군대를 만들기 위해 세계에서 유명한 말(馬) 100필을 사들였다. 조련사들은 이 명마들에게 할 수 있는 모든 조련을 다 했다. 조련사들이 조련을 끝내고 왕에게 보고하자, 왕이 직접 테스트하였다.
강 근처에 넓게 울타리를 만들어 그 안에 말을 넣고, 말들에게 물은 한 모금도 주지 않고 먹이는 충분히 주어 훈련을 시켰다. 그렇게 3일째 되던 날, 울타리를 열었다. 목마른 말들이 강으로 뛰어가고 있을 때 멈춤 나팔을 불었다. 잘 조련되었다는 말 100필 가운데 딱 네 마리만 멈추어 섰다. 왕은 그 네 마리를 종마로 삼아 우수한 말을 길러내었다.
가장 필요한 것 앞에 멈춘다는 것은 참 어렵다. 목마른 데 물을 앞에 놓고 멈추는 말(馬), 그런 유혹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이 진정 강한 사람이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자기 자신이다. 자신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세상 무엇이든 이겨낼 수 있다.
성인(聖人)과 속인(俗人)은 무엇이 다른가? 성인은 하라는 것은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안 하는 사람, 해야 할 것은 하고, 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지 않는 사람이다. 속인은 하라는 것은 하지 않고, 하지 말라는 것은 하는 사람이다. 하라는 것은 자신과 세상에 유익한 일이다. 그러나 수고와 희생이 따른다. 하지 말라는 것은 자신과 세상에 무익하고 퇴보적인 것으로 쉽고, 편리하고, 쾌락이 따른다. 자신과 인류의 행복을 위해서는 마땅히 전자를 좇아야 옳겠지만, 속인들은 청개구리처럼 거꾸로 행동한다. 본능에 의존해 살기 때문이다.
누구를 빗댈 것도 없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육체는 마음이 하라는 것은 안 하고, 하지 말라는 것은 기를 쓰고 하려 한다. 마음과 늘 반대로 나간다. 고집을 부리며 자기 좋은 곳으로만 내달린다. 그 순간 나 자신의 의지는 힘을 잃고 육체가 하자는 대로 하고 만다. 마치 선생이 학생에게 끌려다니는 꼴이다. 자주성은커녕 자존성(自存性)도 없다. 자신에게 지는 사람이다.
사람은 누구나 욕심과 욕망을 지니고 산다. 욕심은 자기 것이 아니거나 자기가 하지도 않은 것을 탐하는 것이고, 욕망은 성장을 위한 마음 상태나 결핍을 해결하기 위한 마음 상태다. 욕심은 자신이 할 수 없는 것을 탐하는 일이고, 욕망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해서 결핍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 능력 밖의 일을 기를 쓰고 좇으면 욕심이다. 자신의 욕심을 이겨내는 것이 극기(克己)다.
널리 알려진 우화 한 토막. 어느 농부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기르고 있었다. 농부는 더 빨리 부자가 되고 싶어 거위를 잡아 배를 갈랐다. 결국 황금알도 얻지 못하고 거위도 잃고 말았다. 지나친 욕심과 성급함이 망치고 말았다.
비슷한 이야기. 경주 석굴암 언덕 아래 감로수(甘露水). 처음에는 쌀이 나오는 것을 욕심 많은 스님이 막대기로 쑤시는 바람에 쌀이 물로 바뀌었다고 전한다. ‘욕심과 성급함’을 경계한 말이다.
헌정사상 두 번째로 탄핵 파면된 대통령에게 하고 싶었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탄핵으로 만들어진 대선(大選)에 욕심을 내어 눈에 불을 켜고 덤비는 모자라는 사람들에게도 해 주고 싶은 이야기다.
자신을 알고 자신을 이겨라.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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