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明心에 막힌 개헌론…권력구조 개편 사실상 무산
禹, 대선·개헌 동시투표 제안 사흘만에 철회 “대선 후 논의”
국힘 “민주, 이재명 대권가도에 지장될까 개헌 반대” 비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4월 10일(목) 18:55
우원식 국회의장이 지난 6일 “이번 대통령 선거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시행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히면서 급물살을 타는 듯하던 개헌을 통한 ‘제왕적 대통령제에 대한 권력구조 개편’이 사흘 만에 사실상 무산됐다.
우 의장은 지난 6일 각 정당에 ‘국민투표법 개정’과 ‘국회 헌법개정특위 구성’을 제안했다. ‘개헌 제안 대국민 담화’ 기자회견을 열고 “개헌 방향성이 가장 명료해진 지금이 개헌을 성사할 적기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개헌이 무산된 가장 큰 이유는) 권력구조 개편 문제 때문”이라며 “여야의 자리에 따라, 정치 지형에 따라 셈법이 달라져 대통령 임기 초에는 개헌이 국정의 블랙홀이 될까 주저하고 임기 후반에는 레임덕으로 추진 동력이 사라진다”고 꼬집었다.
우 의장은 “이 악순환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새 대통령의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물꼬를 터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한 내에 합의할 수 있는 만큼 하되 가장 어려운 권력구조 개편은 이번 기회에 꼭 하자는 것”이라며 “부족한 내용은 내년 지방선거와 함께 2차 개헌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찌감치 개헌 필요성을 주장한 국민의힘은 우 의장의 제안에 동조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개헌에 동참하겠다”며 “(국회) 개헌특위를 구성하는 데 원내대표가 우리 당 인원을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동안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개헌을 압박해 왔던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은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이번 대선에서 여야가 합의 가능한 범위의 개헌부터 먼저 하자”고 촉구했다. 김두관 전 의원도 개헌 제안을 “두 손 들어 환영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최근 조속한 개헌에 긍정적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선과 개헌 동시투표가 가능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그런데 6일 오후부터 민주당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급기야 7일, 이 대표는 “개헌보다는 내란 종식이 먼저”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이런 상황에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의 여론조사에서 국민 10명 중 5명 이상이 개헌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갤럽이 뉴스1 의뢰로 6~7일 전국 성인 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현행 5년 단임 대통령제를 바꾸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51%로 절반을 넘겼다. 선호하는 권력 구조로는 ‘4년 중임 대통령중심제’(45%)가 가장 높았다. 다른 여론조사에서도 개헌 필요성에 54%가 공감했다.
이러한 여론의 호응에도 불구하고 이 대표가 대선일에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 실시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 제안에 “지금은 내란 극복이 훨씬 중요하다”고 선을 그으며 국회 개헌특위 논의가 쑥 들어갔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4년 중임제’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어 유력 주자가 되면서 말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고 있다.
아무튼 대통령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은 거야인 민주당의 친명계와 조기 대선의 압도적 선두주자인 이재명 대표의 반대로 속절없이 미뤄지게 됐다.
뉴스1에 따르면, 우원식 국회의장은 9일 6·3 조기 대선 시 개헌에 대해 함께 투표하는 것은 “현 상황에서 사실상 어려워졌다고 판단한다”며 “대선 이후 본격 논의를 이어가자”고 했다. 우 의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위헌·불법 비상계엄 단죄에 당력을 모아온 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이 당장은 개헌 논의보다 정국 수습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밝혔고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개헌이 국회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이라면 사실상 합의가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자신의 권한을 벗어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함으로써 국회를 무시하고 정국을 혼란에 빠뜨렸다”며 “안정적 개헌 논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이어 “국회의장의 (대선·개헌 동시 투표) 제안에 선행됐던 국회 원내 각 정당 지도부와의 공감대에 변수가 발생했다”며 “현재로서는 제기된 우려를 충분히 수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한다. 향후 다시 한번 각 정당의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개헌 제안 당일(6일)에 이미 밝힌 것처럼 비상계엄은 헌법의 잘못이 아니다”며 “위헌·불법 비상계엄이 초래한 막대한 피해, 대한민국을 추락시킬 뻔한 권력의 일탈은 반드시 책임을 묻고 단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12·3 비상계엄이 파괴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며 “이 합의의 내용, 개헌의 골자를 각 정당 대선주자들이 공약으로 제시해 주기를 기대하고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끝으로 “이를 바탕으로 향후 국민이 참여하는 공론의 장이 열리고 개헌 추진 동력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10일 “개헌은 국민의 시대적 요구”라며 개헌론에 사실상 반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권력 독점적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우원식 국회의장이 민주당 내 반발로 대선-개헌 국민투표 제안을 철회한 점을 문제 삼았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87체제 모순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상황에서 국민 60% 이상이 개헌 찬성하고 있는데 이 전 대표는 대권가도에 지장 있을까 봐 개헌에 반대하고 있다”며 “그야말로 얼마나 반국민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인물인지 입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 위원장은 “이 전 대표는 3년 전 대선 때 임기단축 개헌 공약을 내걸었지만, 지금은 개헌으로 내란이 덮이면 안 된다는 해괴한 논리로 개헌을 반대하고 나섰다”며 “이 전 대표의 거짓말과 말 뒤집기가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만 더 큰 문제는 이재명 일당독재 민주당”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우원식 국회의장이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 동시 실시를 제안하자 민주당 친명계의 거칠고 조직적인 반발이 이어졌다”며 “’입닥치라’ ‘국회의장 놀이 그만하라’는 몰상식한 비난이 쏟아졌고 결국 어제 우 의장은 개헌 국민투표 제안을 스스로 철회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전 대표의 말 한마디에 민주당 의원들과 개딸들이 총동원돼 국가 서열 2위 국회의장마저 무자비하게 짓밟은 것”이라며 “이러니 국민 사이에서 북한 최고 존엄은 김정은, 남한 최고 존엄은 이재명이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권 위원장은 “많은 국민들은 지금도 이 정도인데 혹시라도 대통령이 되면 얼마나 마구잡이로 권력을 휘두를까 심각하게 걱정하고 있다”면서 “국민들께서는 국정을 안정시키려는 이가 누구이며, 혼란을 틈타 권력만 탐하는 자가 누구인지 너무나도 명확히 잘 알고 계신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국민의힘은 국민과 나라를 위한 개헌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우원식 의장의 대선 개헌 동시투표 제안 철회를 두고 “결국 개헌에 반대한다는 이 전 대표의 한마디에 우 의장이 초라하게 굴복한 것”이라며 “이 전 대표가 개헌에 반대한 이유 역시 87체제 맹점을 파고들어 본인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이 전 대표가) 이제 국가권력을 완전히 손에 쥔다면 독성과 보복의 칼을 잔인하게 휘두르며 대한민국을 분열과 내전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반드시 막아내겠다. 이번 대선은 극한대결과 국정혼란으로 나아가는 이재명 세력이냐 아니면 민생안정과 국민통합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국민의힘이냐 선택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민의힘 회의실 백드롭(뒤걸개)도 이날 변경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내걸었던 ‘국민께 죄송합니다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습니다’는 문구는 ‘다시 국민을 향해 대한민국을 위해’를 거쳐 이날 ‘대한민국 이제는 바로 잡을 시간’으로 교체됐다. 이 전 대표를 겨냥한 메시지로 해석된다. 정치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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