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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불아귀(法不阿貴) 승불요곡(繩不撓曲)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4월 07일(월) 19:38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언제나 그렇듯이 법의 공정성과 형평성이 논란이 되고 있다. 법불아귀(法不阿貴) 승불요곡(繩不撓曲)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법은 귀한 자(者)에게 아첨하지 않고, 목수의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 성어(成語)는 중국 전국시대 말기의 사상가 한비자의 저서 《한비자》의 〈유도(有度)〉편에 나오는, 법(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강조한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 법이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법은 귀한 자에게 아첨하지 않고, 먹줄은 굽은 것을 따라 휘지 않는다. 법의 공정성. 법이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지위나 권력에 따라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법치주의란 법이 사회 질서의 근간이며, 모든 사람이 법 앞에 평등하다는 원칙을 말하고 있다.
대의멸친(大義滅親)이란 말도 있다. 큰 뜻을 위해 사사로운 친함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다. 국가의 정의와 같은 대의를 위해 가족이나 친척이라도 엄격하게 처벌하고, 감싸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사자성어는 좌전(左傳)과 사기(史記)에 기록된 춘추시대 진(晉)나라 위강의 이야기다.
춘추시대(春秋時代), 강력한 패권국(覇權國)으로 성장하던 진(晉)나라에 부패와 비리가 만연해 있었다. 나라의 기강이 무너지고 관리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법을 어기기 일쑤였으며, 권력을 가진 자들은 친인척을 감싸며 공정한 법 집행을 방해했다. 이때, 진나라의 신하 중 청렴하고 강직한 인물로 널리 알려진 위강이 법과 질서를 세우는 데 앞장섰다.
어느 날, 위강은 친척이 나라의 법을 어기고 부정을 저질렀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들었다. 많은 사람이 그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고위 관리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처벌을 망설이고 있었다. 신하들은 위강을 찾아가 그의 친척이 법을 어긴 것은 사실이지만, 가족을 직접 처벌하지 않을 것을 조용히 설득했다. 위강이 친족 간의 정을 고려하여 처벌을 유예하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위강은 단호하게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나라의 법과 대의(大義)를 위해 친척이라도 예외 없이 처벌해야 하며, 사적인 정으로 공적인 일을 흐려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이었다. 위강은 직접 법을 집행할 것을 명령하며, 그의 친척을 법에 따라 엄정하게 처벌하였다. 그 과정에서 위강은 친척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위강의 결단으로 진(晉)나라에서는 법과 원칙이 엄격하게 적용되었고, 부정부패를 척결하게 되었다. 개인적인 정(情)보다 국가의 대의를 우선해야 한다는 원칙을 보여준 것이다.
이 일이 후대에 널리 전해져 “대의멸친(大義滅親)”이라는 사자성어를 남겼다. 위강의 행동은 공정한 법 집행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해주는 교훈이다.
우리의 현실을 보자. 법 앞에서 내 편 네 편으로 갈라져 아우성치며 싸운다. 말은 법대로라고 하면서 내 편을 들어 달라고 소리치고 있다. 특히, 굵직굵직한 정치인이나 권력자의 재판은 항상 시끄럽다. 법불아귀(法不阿貴) 승불요곡(繩不撓曲)이란 성어나 대의멸친(大義滅親)이란 말이 무색하다. 시민들은 법관의 심판을 기다리지 않는다. 내 편은 살리고 상대방은 죽이라는 피켓과 함성으로 몇 날 며칠 광장을 메운다. 법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믿지 못하겠다는 말이다. 법관의 판결이 공정하지 않았던 경우가 많았던 모양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4일 오전 11시 22분 재판관 8명 전원 일치로 윤석열 대통령 파면을 선고했다. 이제 좀 잠잠해지려나?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는 말을 남기고 4대 성인의 반열에 올랐다. 재판관은 어떤 성향을 지녀서는 안 된다. 오로지 공정해야 한다. 법불아귀, 승불요곡, 대의멸친의 재판이 이루어져야 한다. 시민들은 법원의 판결을 믿고 따라야 한다. 더 이상 나라를 둘로 나누지 말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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