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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알림 시스템’ 체계적·복합적으로 개선해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4월 01일(화) 18:54
최근 영남권에 걷잡을 수 없이 몰아친 ‘괴물 산불’로 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3월 22일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은 안동을 거쳐 청송, 영양, 영덕으로 번졌다. 민가와 마을이 통째로 불타버리는가 하면. 화마(火魔)가 어촌까지 덮여 어선과 양식장을 불태워버리는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부는 지난 3월 21일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초대형 산불의 ‘주불’ 진화를 3월 30일 오후 1시 기준 모두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정부가 관리하던 전국 11건의 산불은 9일 만에 모두 진화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은 “진화대원과 헬기를 투입해 잔불 처리와 뒷불 감시는 계속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번 산불은 인명과 재산 피해 모두에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 피해는 사망 30명을 포함해 총 75명이다. 산불 영향 면적은 서울 면적의 약 80%에 해당하는 4만 8239ha에 이른다. 주택 3,000여 동, 농업시설 2,000여 건이 전소됐고, 국가유산 피해도 30건에 달한다. 경남 산청·하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이 열흘간 지역을 휩쓸었지만, 다행히 하동에서는 인명, 민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산불이 진화됐으니 피해 복구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이참에 재난 알림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 이번의 역대급 산불로 긴급 대피해야 할 상황에서 재난 알림에 여러 문제점이 드러나 제때 대피를 못 해 인명 피해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귀가 어두워 재난문자 오는 소리를 못 들어요. 젊은 사람들이나 문자메시지 신경 써서 보는 거지. 연세 많으신 분들이 잘 보겠어요?”
경북 영덕 산불로 어머니를 잃은 김모 씨(65)가 재난방송에 나와 울먹이며 하소연했다.
취재에 의하면, 그날도 화재 지역에서는 재난문자가 계속 들어오고 있었지만, 고령층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산불을 피해 대피한 노인들은 “대부분 문자가 아닌 주변 친구나 가족, 이장의 도움으로 산불이 난 걸 알았다.”며 “사람들이 달려와 알려줘서 덕분에 대피했지, 문자 보고 대피한 노인들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산불이 대부분 진화되고 나서 재난 대피 상황을 파악해 보니 지자체의 재난 문자가 수십 통에서 수백 통 쏟아졌지만, 고령 노인들은 “온 줄도 몰랐다.”는 반응이고, 실제로 고령층에는 재난 문자의 실효성이 작았다.
문자메시지가 오지 않기도 했고, 문자메시지를 볼 줄 모르는 경우도 있고, 볼 수 있다고 하더라도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미확인 문자메시지가 수십 개씩 쌓였고, 어떤 노인들은 수신이 잘 안되는 구형 3G폰을 쓰다 보니 이웃의 말을 듣고 대피한 경우도 많았다.
고령층 대부분은 수십 년 익숙해진 마을방송을 더 선호한다. 그렇다고 마을방송이 만사형통은 아니다. 여전히 파급성과 효율성이 높지만, 요즘은 재난 등 긴급상황 발생 시에 마을방송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산속에는 방송 사각지대도 많은 데다 현대식 집은 방음이 잘 돼 있어 TV를 틀어놓으면 마을방송은 아예 들리지 않는다.
마을방송이 잘 안 들리는 집에는 수신이 잘되도록 보완기기를 공급하는 지자체도 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 수신기 자체의 성능이 안 좋거나 수신기 사용법을 몰라 그대로 놓아두기도 하고, 설령 사용법을 알더라도 시끄럽다고 꺼두는 경우도 많아서이다.
게다가 이제는 집에서 종일 거주하는 사람은 주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이다. 젊은 사람들은 대개 직장에 다니거나 마을 밖에 갔다 왔다 하므로 이런 경우는 마을방송보다는 비상연락망 체계가 낫다.
다시 말해 긴급상황 시의 비상 연락을 위해서는 시스템을 체계적·복합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지자체와 연계된 마을방송, 휴대폰 재난 알림, 집전화 알림, 마을 단위의 비상연락망 등을 재정비해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재난 알림이 될 수 있어야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다.
지자체 관계자와 고령자를 1대 1로 매칭해서 대피명령이 떨어졌을 때 직접 전화를 거는 방식도 필요하다.
요컨대, 과거의 비상연락망 체계를 복원해서 1:1 연락뿐만 아니라 다층적 연락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소외계층, 독거인, 고령층, 거동 불편자 등은 별도로 각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복합적인 재난 알림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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