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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복이냐, 불복이냐…겉 다르고 속 다른 여야
尹 탄핵심판, 겉으론 승복 운운하지만 집회선 헌재 압박
국힘 “이재명 수시로 말 바꿔” 민주당 “피노키오 거짓말”
‘승복’ 발언도 정쟁화…“정치권이 국민 분열에 기름 부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3월 17일(월)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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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고 일부 여야 의원들의 언행이 막장으로 치달으면서 정치권 등 각계에서 “승복 메시지를 발표하라”는 요구가 봇물이 터지듯 분출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과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원불교, 유교, 천도교, 천주교, 민족종교협의회로 구성된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는 지난 5일 성명을 내고 “국가적 위기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헌재의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밝혔다. 전직 국회의장과 국무총리, 여야 대표의 모임인 대한민국헌정회는 국회 및 여야 정치권에 “헌재의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에 따른다는 결의안을 채택하라”고 촉구했다. 16일 정치권에서도 승복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두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과 관련 “헌재 심판에 승복하는 여야 지도부 공동 기자회견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헌재 앞에서 폭력 사태로 4명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다. 폭력 사태는 막아야 한다”며 윤 대통령과, 여야 모두 승복 메시지를 발표할 것을 호소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국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승복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나라 정도 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 체제가 갖춰진 나라에서는 당연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자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헌법재판소 판단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것이 당 공식 입장”이라고 했다. 하지만 여야 모두 겉으론 승복 운운하지만, 속내는 여차하면 불복할 태세다. 신경전을 벌이며 상대방의 진정성을 의심하는 태도로 볼 때 과연 여야 지도부의 승복 발언들이 참말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왜냐하면 여야 의원들의 실제 행보를 보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시 불복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거리의 정치’가 극심해지고 있다. 단식·삭발·삼보일배 등 과거의 극한 투쟁 방식도 재연되고 있다. 여야의 강성 발언이 헌법재판소 탄핵 선고에 대한 불복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권영진·김정재·임종득·박준태·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서울 종로구 헌재 앞에서 윤 대통령 탄핵 각하를 주장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헌재 앞 릴레이 시위는 엿새째다. 김정재 의원은 “헌재가 민주당의 일방 목소리만 듣는다면 국민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나경원 의원은 헌법재판소에 윤 대통령의 탄핵 심판을 각하해달라는 탄원서를 여당 의원 82명을 대표해 제출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종로구 광화문 인근까지 이동하는 ‘윤석열 파면 촉구 민주당 국회의원 도보 행진’을 진행했다. 닷새째다. 광화문에선 의원들이 릴레이 발언도 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민형배·박수현 의원 등 5인은 각각 여드레째, 엿새째 단식을 이어갔다. 여야 강성 의원들의 발언도 막장 수준이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탄핵 심판이라는 불구덩이에 놓여 있는 윤석열 대통령을 구출해야 한다”고 말했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탄핵 기각은 대통령을 비판하면 누구든 체포해서 살해해도 괜찮다는 면허를 주는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고일이 가시권에 들면서 헌재를 둘러싼 온오프라인 탄핵 찬반 집회도 격화하는 양상이다. 보수와 진보 진영 측은 매일 광화문과 헌재 주변에서 탄핵 찬반 집회를 열며 세 대결을 벌이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갈라진 광장의 현 상황은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지난 11∼13일 조사에서 헌재에 대한 신뢰 의견이 53%, 불신 의견이 38%로 조사됐는데, 윤 대통령 탄핵 찬성자는 신뢰 76%·불신 17%로 신뢰 여론이 압도적으로 높았지만, 반대자는 신뢰 21%·불신 72%로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반면 검찰에 대해선 탄핵찬성파는 신뢰 13%, 불신 82%였고 탄핵반대파는 신뢰 46%, 불신 40%였다. 이 같은 수치는 헌재의 경우 얼마 전까지 야권의 요구에 편승해 탄핵심판 속도전에 치우친 측면이 반영됐고, 검찰의 경우는 탄핵 정국 초중반까지 야권에 우호적이었다가 저번 주에 검찰총장이 즉시항고를 하지 않고 윤 대통령 석방을 지휘함으로써 탄핵찬성파에 미운털이 박힌 결과로 풀이된다. 엄기홍 경북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가뜩이나 국민 분열이 심각한데 정치권이 기름을 붓고 있다”고 했고,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탄핵 심판은 사법부에 맡기고 국회는 민생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1에 의하면, 헌법재판소가 이번 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선고를 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분열된 국론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탄핵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2·3 비상계엄 사태로 시작된 탄핵 정국은 국론을 탄핵 찬성과 반대로 양분했다. 정치권은 광장의 여론에 편승해 오히려 집단 논리를 부추겼고,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린다고 해도 양쪽으로 찢긴 여론이 봉합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10∼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3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탄핵 결과를 승복하겠다’는 응답은 54%, ‘내 생각과 다를 경우 승복하지 않겠다’는 응답은 45%로 조사됐다. 헌재가 어떤 결론을 내려도 탄핵 정국 후유증이 지속될 수 있는 셈이다. 전직 국회의장·국무총리·당 대표 등으로 구성된 ‘나라를 걱정하는 원로모임’은 지난 10일 국회 및 여야 정치권이 헌재 탄핵 심판 결론에 승복해야 한다는 결의안 채택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탄핵 심판 승복 문제를 두고도 상대 진영을 불신하고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6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당론 탄핵 승복 입장을 밝히면서도 “이재명 대표의 말이 수시로 바뀐 것은 여러분 모두 너무 잘 알고 있지 않느냐”며 “이 대표가 명확하게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는 것은 헌재를 향한 겁박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권 원내대표의 이런 발언은 앞서 이 대표가 지난 12일 채널A 유튜브 ‘정치시그널 나이트’에 출연해 “(헌재 판결에) 당연히 승복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이후 민주당이 당론 탄핵 승복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비판한 것이다. 이에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피노키오도 울고 갈 거짓말”이라며 “헌재 판단 승복을 운운하기 전에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을 불러,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임명에 나서라”고 반박했다. 이런 가운데 윤 대통령은 탄핵 결과를 포함한 어떤 메시지도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이번 주에도 별도의 메시지 없이 관저에서 차분하게 헌재 결론을 기다릴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표도 당론 차원의 승복 메시지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탄핵 심판 인용, 각하, 기각 등 어떤 결론이 나와도 대규모 혼란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거대 야당 대표이자, 유력 대선 후보가 정국 혼란을 막기 위해서 결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통화에서 “국민의 대통령이라고 하면 국가의 안정을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며 “당연히 대통령도 어떤 결과가 나와도 승복해야 한다는 얘기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특정 진영의 대통령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각하가 된다고 하면 민주당에서는 다시 탄핵하겠다고 나올 수 있고, 인용이 된다고 해도 혼란을 피할 수 없다”며 “이재명 대표 등 정치권이 각자 이야기 하는 게 아니라 만나서 대국민 선언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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