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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미덕은 관용과 자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3월 11일(화) 18:34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남들이 나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도 남에게 해주어라. 기소불욕으로 물시어인(己所不欲 勿施於人) 하라.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것으로 남에게 시키지 말아라. 내가 남에게 관대하지 않으면, 남도 나에게 관대할 것을 기대하지 말아라. 조선 세종대에 대제학을 지낸 변계량은 ‘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가 아니면 좇지 마라. 우리는 천성을 지키어 생긴 대로 하리라.’라 노래했다. 타고난 대로 욕심부리지 말고 살자 했다.
남에 대한 호의적인 평가는 자기 자신을 좋은 사람이 되게 한다. 자신에 대한 평가는 엄정하게 하고 남에 대한 평가는 너그럽게 하는 것이 좋은 사람이 되는 기본이다. 불평해야 할 정당한 이유가 있다 해도 그 까닭으로 받은 불쾌감이 생각한 만큼 심각한 경우는 적다. 상처를 받은 어떤 것에 대하여 분노하는 일은 상처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복수를 다짐하는 것은 상처받은 일보다 더 자신을 망가뜨린다. 앙갚음이란 말뚝에 자신을 꽁꽁 묶어놓고 옴짝달싹하지 못한다.
인생이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라면 군말 없이 물 따라 흐르고 싶다. 흐르다가 바위에 부딪히면 비켜서 흐르고, 만만한 조약돌은 타고넘고, 버거운 언덕을 만나면 그 품에 안기고, 애태울 것 하나 없다. 산 그리매, 떠도는 구름, 꽃들의 미소, 새들의 노래까지 공짜로 즐기며 흘러온 물 아닌가, 고비마다 부서지는 아픔으로 흘린 눈물 있었다 해도 아까울 것 하나 없다. 여기서 끝이면 어떠냐. 가는 세월, 가는 인생 울다가 웃다가 가지는 대로 가야지. 그냥 가는 거지 뭐.
봄 다음에 여름이 오고, 여름을 거쳐야 가을에 열매를 거둘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만물은 물 흐르듯 태어나고 자라고 사라진다. 순서가 있다. 기다림은 낭비가 아니라 과정임을 알아야 한다.
사람은 흔히 땀보다 먼저 돈을 가지려 하고, 희열을 먼저 맛보려 하고, 오르기도 전에 정상을 정복하려 한다. 노력보다 결과를 먼저 기대하기에 무모해지고 탐욕스러워지고, 조바심을 내고, 빨리 좌절한다. 넉넉한 마음으로 너그럽게 살아야 하는데.
아침 일찍 일어나 휴대폰을 열면 카톡에 숫자가 벌겋다. 아름다운 말, 꼭 알아야 할 소식이 있지만, 비방의 글과 사진이 쫙 깔린다. 대부분 읽지 않는다. 그냥 삭제해 버린다. 좋은 내용의 글도 보내는 사람의 마음이 담긴 글이나 그림이 아니라 어디서 퍼온 것들이다. 진정성이 없다. 아예 받지 않으려고 해도 학교 동문, 동네 친구, 일가친척 등 모두 지인들이다. 길거리에 플래카드도 마찬가지다. 상대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에 대한 비방 선동 일색이다. 좋지 않은 기분으로 아침을 맞게 만든다.
각 언론에서 연일 분답게 나오는 뉴스가 별로 다르지 않다. 각 정당의 이전투구(泥田鬪狗) 소식, 난무하는 막말 소식, 이별 선언으로 한 때의 연인을 무참히 살해한 소식, 몇 중 추돌의 교통사고, 대형 화재....... 슬그머니 신문을 접고 방송 채널을 연예 프로로 돌린다.
어쩌다 이렇게 어두워졌을까? 타고르가 말한 동방의 횃불이 어디로 갔나? 세상은 헐뜯기 경쟁이 한창이다. 비방 일색이다. ‘개딸들’과 ‘극우 꼴통’들의 모습이 낯 뜨겁다. 서로가 상대를 파멸로 몰아붙이느라 야단이다. 어떻게 하면 상대를 거덜 낼 것인가 하는 행태만 있다.
대통령 탄핵의 결과를 보지도 않고 조기 대선의 밑자리를 까느라 부산한 움직임을 보이는 지도자 무리를 보라. 한심한 세상 인심이 한눈에 보인다.
그럴 수도 있었구나. 그럴 수밖에 없었구나. 내 편은 아니지만 너 참 괜찮은 사람이다. 최고의 미덕은 관용과 자비다.
“저들을 용서하소서” 예수의 사랑이 집약된 말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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