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윤석열 대통령 측의 구속취소 청구를 받아들이고 검찰이 즉각 항고를 포기함으로써 윤 대통령이 52일 만에 석방되는 돌발 변수가 작용하자, 여야는 유불리를 계산하며 수싸움과 신경전이 치열하다. 헌법재판소도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 절차를 마친 이후 선고기일을 지정하지 않고 재판관 숙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돌출 변수 등을 고려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정치권도 국민도 헌재의 동향이 초미의 관심사다. 헌재의 선고 시기에 관심을 집중하고 있다. 헌재는 지난달 25일 탄핵심판 변론 절차를 종결한 이후 재판관들은 사실상 매일 비공개 재판관 평의를 열고 숙의를 이어가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은 변론 절차가 종결된 지 13일째지만 아직 선고 날짜가 잡히지 않았다. 앞서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은 마지막 변론을 마친 뒤 각각 14일, 11일 뒤 선고기일이 잡혔다. 이에 따라 헌재가 다음 주에는 선고기일을 지정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한덕수 총리의 탄핵심판 선고가 먼저 이뤄질 수도 있는 데다 윤 대통령 석방이란 돌발변수까지 겹쳐 선고가 훨씬 더 늦춰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검찰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을 직무 정지시켜 조직 전체를 마비시키겠다는 분풀이 보복을 가하겠다는 것은 이재명표 국정 파괴라는 질병이 또다시 도지는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또 “헌재와 검찰에게 촉구한다. 민주당의 겁박에 휘둘리지 마라. 법과 원칙을 준수하라. 민주당 눈치를 보면서 이재명 대표에게 줄을 서봤자 돌아오는 것은 토사구팽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총리 탄핵심판을 조속히 선고해야 한다. 尹 대통령과 동시선고는 국정 파탄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자 야당은 심우정 검찰총장 탄핵 카드를 꺼내며’ 비상행동에 돌입했다. 지지층의 불안감이 확산되는 낌새를 느끼자 “尹 탄핵 선고 영향 없을 것이다. 빨리 파면해야 한다“며 헌재를 독촉하고 있는 모양새다. 그러면서 검찰을 정조준해 ”심우정 검찰총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탄핵할 수도 있다“며 엄포를 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일부 지도부는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과 심 검찰총장 둘 다 탄핵해야 한다며 날을 세우고 있다. 급기야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 5당은 10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 석방과 관련해 심우정 검찰총장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심 총장이 내란공범임을 스스로 자백했다”며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석방 지휘를 지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윤 대통령 석방의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게 불고 있다. 뉴스1에 의하면, 법원이 윤석열 대통령이 체포된 지 52일 만에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선고를 앞둔 탄핵 심판에 막판 변수로 작용할지가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형사재판과 탄핵 심판은 별개의 영역인 만큼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구속 취소 결정으로 ‘절차적 공정성’ 문제가 불거진 만큼 헌법재판소의 고심이 깊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지난 7일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했다. 재판부는 설명 자료에서 “절차의 명확성을 기하고,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구속 취소 결정을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이 탄핵 심판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거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내란죄 성립 여부를 따지는 형사재판과 달리, 탄핵 심판은 12·3 비상계엄 과정에서의 위헌·위법성을 판단하는 것이어서 서로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탄핵 심판의 주요 쟁점은 △비상계엄 선포 배경·절차 △국회 활동 방해 의혹 △선관위 장악 시도 등이다. 이 같은 행위가 헌법이나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 파면될 만큼 중대한 법 위반인지 가려내는 절차가 탄핵 심판이다.
구속 취소를 결정한 법원은 윤 대통령 측이 주장한 수사의 적법성 문제에 대한 ‘의문 해소’를 위해 청구를 수용한 것일 뿐, 탄핵 심판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임지봉 서강대 로스쿨 교수는 “구속 취소는 불구속 상태에서 형사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것이지, 탄핵 심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게다가 윤 대통령이 구속 상태에서도 탄핵 심판에 모두 출석했기 때문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전망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기록이 탄핵 심판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번 구속 취소 결정이 탄핵 심판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헌재는 검찰과 경찰로부터는 기록인증증본 송부촉탁을 통해 수사 자료를 넘겨받았지만, 공수처에는 이같은 자료를 요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도 그럴 것이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공수처의 수사는 불법”이라고 주장해 온 윤 대통령이 끝까지 공수처 수사에 불응한 탓에 공수처가 확보한 유의미한 진술도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1월15일 체포된 당일 10시간 40분간 공수처의 조사를 받았지만, 조서에 날인을 하지 않았다. 이후엔 잇따른 공수처의 수사엔 불응했다. 다만,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하면서 윤 대통령 측이 지적한 공수처의 수사권 문제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하지 않았지만, 포괄적으로 수사 과정의 적법성에 관한 “의문의 여지를 해소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그간 윤 대통령 측은 “공수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관련 범죄여서 내란죄에 대한 수사권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수사처가 직권남용 수사 과정에서 내란죄를 인지했다고 볼 만한 증거나 자료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로 인해 일각에서는 탄핵 심판 과정에서 공수처의 수사 기록이 위법수집 증거 등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이처럼 법원에서 윤 대통령 수사 과정을 둘러싼 절차적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진 만큼 탄핵 심판에 간접적으로나마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구속 취소 결정으로 절차적 정당성의 중요성이 환기된 만큼 헌재의 ‘졸속 심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거세질 수 있어서다. 이 경우 헌법재판관들에게도 심리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간 헌재는 신속 심리에만 방점을 둔 채 윤 대통령의 방어권 보장을 소홀히 했다는 논란이 일었다. 비상계엄 관련자들의 검찰 피의자 신문조서(피신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게 대표적이다. 반면 구속 취소를 결정한 법원은 여러 논란을 덮어두고 재판을 진행한다면 김재규 사건처럼 ‘재심 사유’가 될 수 있다고까지 강조했다. 법원이 공정한 재판을 강조한 만큼 헌재 입장에서는 인용·기각 여부를 가리는 데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헌재가 피의자 신문조서 등을 어디까지 증거로 쓸 것인지 고심이 깊어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 측이 검경 수사 기록의 증거 채택에 반발하는 상황에서 법원도 절차적 정당성을 강조하며 구속 취소 결정까지 내렸기 때문이다. 절차를 중시하는 재판부가 향후 일부 수사 기록을 증거에서 배제할 경우 탄핵 심판과 형사재판의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장영수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헌법재판소와 법원에서 사용하는 증거가 서로 다르거나, 판단이 달라질 경우 파장이 클 수 있다”라며 “헌법재판소가 변론 재개 등의 방법을 통해 절차적 문제를 짚고 넘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헌재 관계자는 “재판부에서 판단할 것이고 현재로서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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