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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방폐물특별법’ 제정에 부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3월 04일(화)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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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특별법)이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작년 2월 28일에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해 자동 폐기된 지 1년 만에, 2016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 지 9년 만이다. 박근혜 정부 때 광범위한 의견수렴을 거쳐 ’고준위방폐물 관리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문재인 정부 때도 비슷한 절차를 거쳐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특별법안을 3개나 발의해 놓고도 당리당략에 따른 수싸움만 일삼다가 끝내 대승적 합의에 이르지 못해 표류하던 법안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고준위방폐장 건설이 순조롭게 진행될 거라며 낙관할 계제는 아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첩첩산중이기 때문이다. 고준위방폐장 건설은 최대의 국책과제이면서 난제 중의 난제이다. 무려 19년 동안 9차례에 걸쳐 방폐장 부지 선정을 시도했지만,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결국 10번째 시도 끝에 2005년 경주에 중·저준위방폐장 부지를 확보했다. 그로부터 다시 20년이 흘렀지만 관련 법 제정이 공론화가 시작된 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다가 가까스로 특별법이 제정됐다. 우리나라는 원전을 가동한 지 40년이 지났지만, 아직 원전에서 발생한 사용후핵연료인 고준위방폐물의 처분 부지를 확보하지 못했고, 최근까지 약 1만9,000톤의 고준위방폐물을 원전 내에 임시 저장시설에 보관 중이다. 원전지역 주민들은 사용후핵연료의 임시저장이 중간저장이나 영구저장화 될까, 가장 우려한다. 주민들의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장 건설에 매진해야 함에도 원전정책을 둘러싼 여야의 감정싸움으로 법 제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원자력의 혜택을 누린 우리 세대가 미래세대를 위하여 반드시 결자해지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번의 특별법 제정으로 정부는 2050년까지 고준위방폐물 중간저장시설을, 2060년까지 영구처분장을 건설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문제는 쟁점이던 ‘저장용량’에서 정부·여당 안이 아닌 야당 안이 관철됐다는 점이다. 앞서 국회에 발의된 고준위특별법은 ‘여건 변화가 있을 경우 고준위방폐물 관리위원회 심의 의결로 저장용량을 달리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지만, 결국 이 조항이 삭제됐다. 게다가 특별법이 영구처분장 부지 선정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못해 고준위방폐장 건설 과정에서 주민 반대와 지자체 협의 등 해결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 특별법은 사용후핵연료의 임시 저장시설(건식저장)을 만들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당장 2030년부터 국내 원전들의 사용후핵연료 저장률이 줄줄이 포화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원전의 사용후핵연료 저장 문제에 한시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지만, 부지 내 핵폐기물을 임시 저장할 수 있는 기한이 정해져 있으므로 사용후핵연료를 원전 부지 밖에서 영구 처분하는 시설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현재 가동 중인 원전들을 멈춰 세울 수밖에 없다. 그래서 원자력 업계에서는 사용후핵연료 건식저장시설의 용량을 두고 ‘설계수명 중 발생 예측량’을 기준으로 삼은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원전 비중 확대에 반대하는 야당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어서 건식저장시설의 용량이 차면 계속운전을 못하게 되기 때문에 원전 측의 경제적 손실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이런 아쉬운 점에도 불구하고, 이번 고준위특별법의 국회 통과는 고준위방폐장 건설사(史)에 한 획을 긋는 의의를 지닌다. 고준위방폐장 부지 확보 과정에서도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지자체와의 협의, 주민 반대에 따른 설득 등 ‘산 넘어 산’이다. 하지만 고준위방폐장 건설은 미래세대의 안전과 지속적인 원전 활용을 위한 일인 만큼 정부와 국회, 국민, 고준위방폐장 예정 부지의 주민. 시민단체 모두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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