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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한수원 내홍 심화’ 지금 감정싸움 할 때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2월 25일(화) 18:32
원전 수출 ‘팀 코리아’의 주축인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수력원자력(주) 간의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원전 공사비 정산과 관련한 내홍이 감정싸움으로 치닫더니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공전하고 있다.
한수원은 추가 공사 대금 정산을 요구하고 있지만 한전은 ‘UAE 측에 추가 비용을 정산받는 것이 먼저’라는 입장이어서 자칫 국제 분쟁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다.
만약 이렇게 되면 모기업과 자회사 간 다툼이 해외중재법원의 판결로 가려지는 전례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어 가뜩이나 대통령 탄핵사태로 국제사회에서 빈축을 사고 있는데 볼썽사나운 꼴을 또 보이게 된다.
‘K-원전’ 수출의 마지막 걸림돌로 남아있던 한수원과 미국 웨스팅하우스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양측의 합의로 극적으로 마무리돼 글로벌 원전 수출에 날개를 달게 됐는데 악재가 터진 것이다.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간 협상 타결을 계기로 한국과 미국이 ‘팀 코러스(Team Korea+US)’를 이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 글로벌 원전 수출 시장을 공략할 수 있게 된 데다가 올 3월의 체코 신규 원전 최종 계약 성사는 물론이고, 추가 건설에서도 우선권을 얻을 게 분명해진 상황에서 한국의 첫 원전 수출이었던 바라카원전 공사비 정산을 두고 한전과 한수원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해 법적 분쟁 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지난 1월 말에 나와 탄핵정국과 맞물려 국민을 크게 실망시킨 바 있다.
여론의 시선이 따가웠는지 2월 초만 해도 양측 최고 경영진이 만나 담판을 지어 좋게 해결하겠다고 했었다.
그 당시 한전 측은 한수원과의 계약상에 클레임을 해결하는 절차가 있고, 이에 따라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 국제 분쟁 절차까지 확전하는 상황을 피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한전 관계자는 통화에서 “한수원과의 논의가 다음 달 초까지는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국익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사태 해결은커녕 갈수록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 19일,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한수원이 바라카 원전 공사비 정산 과정에서 한전에 이의를 제기한 데 대해 “매우 유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 사장은 이날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사비를 추가로 받을 것이 있으면 팀코리아가 협력해 증빙과 논리를 갖추고 UAE 발주처에 요청하고, 협상이나 중재로 받아내 정산해야 하는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전력 업계에 따르면, 며칠 전 김동철 한전 사장과 황주호 한수원 사장은 비공개로 만나 바라카 원전 추가 비용 처리 문제를 논의했지만, 해결 방안을 도출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양 사는 실무진 간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총 4기로 구성된 바라카원전의 수주 금액은 약 20조 원이었다.
지난해 마지막 4호기까지 상업 운전에 들어가고 나서 프로젝트가 마무리돼 주계약자인 한전과 시운전에 해당하는 운영지원용역(OSS)을 맡은 한수원 등 여러 협력사 간 최종 정산 작업이 진행 중이다.
한전은 ‘팀 코리아’ 차원에서 UAE에 먼저 추가로 더 들어간 공사비를 받아내고 나서 이를 나눠 갖는 논의를 하자는 입장인 반면에 한수원은 자사가 한전의 100% 지분 자회사이지만 양 사가 독립 법인으로서 체결한 OSS 계약을 근거로 서비스를 제공한 만큼 한전이 발주처인 UAE와 정산을 하는 것과 별도로 객관적 지분에 따라 자사 서비스 정산을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실무진 간의 협의도 공전이 되풀이된다면 결국 해외중재법원의 판결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된다.
한전과 한수원이 체결한 OSS 계약에는 양 사 간 이견이 클레임 단계에서 조정되지 못하면 런던국재중재법원(LCIA)에서 법적 해결을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한전과 한수원은 이미 각각 국제 분쟁에 대비해 로펌을 선임해 둔 상태여서 자칫 국제 분쟁으로 치달을 수 있다.
사태 해결이 어려운 것은, 감정싸움이 개입돼 있기 때문이다. 한수원은 원전 수출 체계를 다시 통일해야 한다며 이를 공론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는데 한전은 자회사인 한수원 주도의 일원화에 반대하고 있어 감정의 골이 깊어진 양상이다.
양 사는 지금 제정신인가. 정국이 불안하고, 국론이 양분돼 있는 이 혼돈의 시기에 국영기업 간에 감정싸움으로 분쟁하는 꼴불견을 연출해서 될 일인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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