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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원전 수출 위기’ 그래도 총력전 펼쳐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2월 20일(목) 18:24
윤석열 정부의 탈(脫)탈원전 정책과 전 세계적인 복(復)원전 추세가 맞물리면서 ‘폴란드 퐁트누프원전 개발 계획 협력의향서와 양해각서’ 체결, 체코 신규원전 2기 건설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불가리아 코즐로두이원전 2기(7·8호기) 추가 건설의 설계 계약 체결 등으로 유럽 원전시장에 연이어 진출해 원전 수출의 청신호를 울리던 ‘K-원전’이 국내외의 악재를 만나 위기에 봉착했다. 하지만 이럴수록 똘똘 뭉쳐 총력전을 펼쳐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정부 및 원전업계에 따르면, 신규원전 수요가 높은 유럽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이 미국, 프랑스 업체에 밀려 발을 빼는 상황이다. 최근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은 스웨덴, 슬로베니아 원전 수주 입찰을 포기하는 결정을 내렸다. 한수원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이 와중에 2022년에 협력의향서(LOI)를 체결한 20조 원 규모의 폴란드 원전 수주도 무산 위기에 놓였다. LOI 체결 이후 교체된 폴란드 정권이 최근 원전 건설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정부가 원전 사업의 당위성을 적극적으로 설파하며 총력 대응해야 하지만 폴란드는 물론 국내 역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사태로 국정이 불안정해 외교력을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렇게 스웨덴, 슬로베니아에 이어 폴란드의 원전 수주 프로젝트까지 무산될 위기에 처하면서 국내 원전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게다가 원전 수출의 핵심인 ‘팀 코리아’의 일원인 한국전력공사와 한수원이 아랍에미리트 바라카원전 건설에서의 비용 정산 문제로 갈등을 빚어 내홍까지 겪는 상황이라 K-원전은 안팎으로 난관에 봉착했다.
또한 K-원전의 성과를 폄훼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원전 업계에선 최근 한수원과 미국 원전업체 웨스팅하우스가 ‘지식재산권’ 분쟁을 벌이다가 맺은 협상에서 유럽은 웨스팅하우스가, 나머지 지역은 한수원이 담당하는 조건으로 합의가 이뤄져 결국 우리가 협상력에서 밀렸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한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유럽 시장을 웨스팅하우스 등에 스스로 내준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다시 말해, 웨스팅하우스와의 비밀 협약으로 인해 한국 원전기업이 유럽 시장에서 주도권을 잃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그런데 이런 평가는 단편적인 시각이다. 설령 웨스팅하우스와의 협상에서 지역 분할이 이뤄졌다고 해도 한국은 크게 손해 볼 게 없고 장기적으로 보면 되레 득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맡을 지역은 단독 진출이라 원전의 설계·시공(건설)·운영 전반에서 우리의 기술과 역량이 투입되므로 온전히 우리 수익이 되는 것이고, 웨스팅하우스가 맡을 지역은 양국 공동진출이 거의 확실하다. 다시 말해, 웨스팅하우스는 오랫동안 원전 건설을 실제로 수행한 적이 없기 때문에 K원전이 건설에 참여하게 된다.
더구나 지난 1월, 한국과 미국이 원자력 수출 및 협력 원칙에 관한 기관 간 약정(MOU) 체결로 ‘팀 코러스(Team Korea+US)’를 이루게 된 것이 호재이다. 이 MOU는 크게 양국 간 원자력 평화적 이용 촉진을 위한 원전 협력 원칙을 재확인하고, 제3국으로 민간 원자력 기술 이전 시 정보 공유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양국 간 수출통제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그래서 ‘팀 코러스’의 협력에 드라이브가 걸릴 것으로 양국은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이 세계 원전시장 80%를 장악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국이 원전 강국인 러시아, 중국, 프랑스와의 수주 경쟁에서 이기려면 미국과의 협력이 절실할 수밖에 없다. 외교는 물론 군사적 측면에서도 모든 국가에 영향력이 막강한, 초강대국 미국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팀 코러스가 절대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니다. 야권에서 하청기업이 되는 것이라고 깎아내리지만, 한·미 양국이 서로를 필요로 하는 상황이므로 ‘팀 코러스’로 가야 서로가 ‘윈-윈’할 수 있다.
또, 일부 언론이 체코 언론의 보도를 빌미로 24조 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원전 2기에 대한 최종 계약 시점도 기존에 계획했던 3월에서 더 미뤄질 수 있다고 전망하였지만, 이 또한 기우다. 어저께 한국을 방문한 루카쉬 블첵 체코 산업부 장관이 인터뷰에서 “한수원과의 두코바니 원전 최종 계약 예정대로 진행 중이다. 원전 프로젝트가 복잡하다 보니 협상은 쉽지 않지만 두코바니 원전 발주사(EDU II)와 한국수력원자력이 계약을 마무리 짓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체코·한국 정부가 돕고 있다”며 낙관적으로 말했다.
아무튼, K-원전이 이래저래 난관에 봉착한 건 사실이지만, 이럴 때일수록 헐뜯기보단 모두가 합심하여 총력을 기울여야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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