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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의 법칙과 부질 있는 삶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2월 20일(목) 18:24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삼 천리 강산에 새봄이 왔구나. 농부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린다.” 농사를 짓는 농부는 씨앗의 법칙을 알고 있어야 한다. 인생도 마찬가지다. 씨앗의 법칙 따라 담금질해야 한다. 씨앗의 법칙이 삶을 부질 있는 삶으로, 의미 있는 삶으로 바꾸어준다.
씨앗의 법칙. 먼저 뿌리고 나중에 거둔다. 거두려면 씨를 뿌려라.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먼저 주어라. 원인을 지어야 결과가 생기는 것.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어야 끝이 있는 법이다. 하지만 씨 뿌리기 전에 밭을 갈아라. 씨를 뿌리고 그 씨앗이 뿌리를 내리려면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인생살이도 마찬가지. 밭을 갈지 않고 심으면 싹이 나도 뿌리내리기 힘들고, 싹이 난 뒤에 밭을 갈면 뿌리를 다치게 된다. 인생살이도 뿌리를 내릴 바탕을 마련해야 한다.
시간이 지나야 거둘 수 있다. 어떤 씨앗도 뿌린 후 바로 거둘 수는 없다. 인생살이도 그렇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고 즉각 결과가 있기를 기대하지 마라. 우물에서 숭늉을 찾지 마라. 장사도 한 자리에서 1년은 열심히 해 보아야 성패를 알 수 있고, 글씨 쓰고 그림 그리는 일도 3년은 열심히 배워보아야 소질 여부를 알 수 있다.
뿌린 씨 전부가 싹이 나고 열매를 맺을 수는 없다. 뿌린 씨앗이 100% 발아하는 것도 아니다. 마늘 한 쪽으로 6쪽을 수확할 수 있지만 자라면서 병충해로 온전한 수확이 안 될 수도 있다. 모든 일에 성공만 있기를 기대하지 마라. 가지고 있는 주식 세 종목 중 두 종목만 올라도 성공이란다. 세상에 나를 좋다고 하는 사람이 열 중 일곱만 되어도 인생을 성공적으로 산 셈이다.
뿌린 것보다는 많이 거둔다. 뿌린 씨앗 전부에서 수확할 수 없다 해도 뿌린 것보다는 많이 거둔다. 벼 한 알이 맺는 이삭에는 200알이 넘는다. 이해타산에 급급하지 마라. 인생은 길게, 크게 보아야 한다. 길가의 옥수수밭. 행인이 옥수수에 손을 대는 일이 있어도 “그래도 주인이 더 많이 가져간다”라고 웃으며 말하는 농부가 있었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만고의 진리다. 선을 행하면 상(賞), 악을 행하면 벌(罰). 악을 행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낫다. 유익하지 않은 것은 아예 심지 말자. 선의 씨를 뿌려라.
종자(種子)는 남겨라. 앞사람으로부터 받은 것을 뒷사람을 위해 남겨라. 사과 속 씨앗의 개수는 셀 수 있어도 수확할 사과의 개수는 셀 수 없다. 하지만 수확에 대한 희망을 지닐 수 있다. 종자는 바로 희망이다. 선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마라.
‘부질없다’라는 말이 있다. 불로 달구는 부질, 담금질이 없다. 대장간에서 쇠(鐵)를 반복하여 불에 달구고 물에 담그고, 담금질하여 단단한 쇠를 만든다. 부질(담금질)을 하지 않은 쇠는 부스러져 쓸모가 없다. 부질을 해야 한다.
부질에는 목적이 있어야 한다. 목표에 따른 방향이 있어야 한다. 호미를 만들까, 칼을 만들까? 목표가 있어야 한다. 목표에 맞는 방향이 설정되어야 한다. 목표나 방향이 설정되지 않는 노력은 도로(徒勞)다.
무한불성(無汗不成). 땀 없이는 이루어지는 것이 없다. 흔들리지 않는 인생이 어디 있는가? 아름다운 꽃들도 흔들리면서 피어난다. 비바람에 쓰러졌다가 다시 일어서는 아픔이 시련(부질)이다. 씨앗의 법칙을 따라 달구고 식히고 부질을 하여야 좋은 결과를 얻는다.
바람은 바람이 갈 길을 가고, 꽃은 꽃대로 제 모습을 지키는 일이 부질없는 삶을 부질 있게 만드는 일이다.
봄이다. 새봄을 맞이하면서 씨앗과 농기구를 챙기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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