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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위특별법’ 국회 산자위 소위 통과에 부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2월 18일(화) 19:22
고준위방폐장 건설은 최대의 국책과제이면서 난제 중의 난제이다. 무려 19년 동안 9차례에 걸쳐 방폐장 부지 선정을 시도했지만 쓰라린 실패를 경험했다.
결국 10번째 시도 끝에 2005년 경주에 중·저준위방폐장 부지를 확보했다. 그로부터 다시 20년이 흘렀지만 관련 법 제정이 공론화가 시작된 지 10년 넘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원전지역 주민들은 사용후핵연료의 임시저장이 중간저장이나 영구저장화 될까, 가장 우려한다.
주민들의 걱정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관련 법을 조속히 제정하여 중간저장시설과 영구처분장 건설에 매진해야 함에도 원전정책을 둘러싼 여야의 감정싸움으로 법 제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그런데 드디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이하 고준위특별법)이 17일 국회 산업자원위원회 산업자원소위에서 통과됐다. 21대 국회에서 여야가 경쟁적으로 고준위 관련 특별법안을 3개나 발의해 놓고도 당리당략에 따른 수싸움만 일삼다가 끝내 대승적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열린 작년 2월 28일에도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해 자동 폐기됐다.
자동 폐기된 잘못을 굳이 따지면 거대 야당이 어깃장을 놓아서이다. 윤석열 정부의 ‘탈(脫) 탈원전정책’에 동조하는 모양새로 비칠까 봐 심통을 부린 것이다.
허송세월했던 이 법안은 22대 국회 개원일인 작년 5월 30일에 다시 발의됐다. 국민의힘 이인선 의원은 이날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해당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다음날인 31일에는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이 ‘고준위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이인선 의원의 법안과 대동소이하지만, 처분시설 확보를 추진할 행정위원회 신설과 유치지역 주민 지원에 대한 근거 규정이 추가로 담겼다. 김석기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안이 사실상 정부·여당의 안이다.
다시 발의된 법안이 또다시 1년 가까이 방치되다가 이번에 가까스로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 국회 산자위는 소위원회를 열고 고준위방폐물처분시설 건립의 근거를 담은 ‘고준위특별법 제정안’ 대안을 통과시켰다.
‘에너지 3법’ 중 하나인 고준위특별법은 원전 가동으로 발생하는 사용후핵연료(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영구처분시설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현재는 법안 미비로 위험도가 높은 사용후핵연료가 원전 부지 내의 임시저장시설에 보관되고 있다.
이 법안이 국회 산자위 전체회의를 거쳐 본회의에서 통과되면 정부는 2060년까지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을, 2050년까지 중간저장시설을 지을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쟁점이던 ‘저장용량’에서 정부·여당 안이 아닌 야당 안이 관철됐다는 점이다. 앞서 국회에 발의된 고준위특별법은 ‘여건 변화가 있을 경우 고준위방폐물 관리위원회 심의 의결로 저장 용량을 달리할 수 있다’는 조항이 포함됐지만, 이번 소위 심사에서 여야는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데 합의했다.
산자위 야당 간사는 “추후에 저장 용량을 변경시키지 않기로 했다”며 “주민들의 우려를 해소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여야는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부지확보와 관련해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조항을 추가했다.
하지만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전 정부에서 탈원전정책을 폈던 민주당은 ‘주민들의 우려’를 핑계로 탈핵단체의 주장을 수용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원전 진흥 정책에 반발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고준위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된다면 고준위방폐장 건설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의의를 지닌다.
관련 법의 미비로 아직 고준위방폐장 부지조차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제 이 법이 제정되면 2050년 중간저장시설, 2060년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장 건설을 목표로 부지확보에 나설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고준위방폐장 부지 확보 과정에서도 엄청난 갈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고준위방폐장 건설은 미래 세대의 안전과 지속적인 원전 활용을 위한 일인 만큼 국민과 여야, 시민단체 모두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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