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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 정치
스스로 신뢰 무너뜨리는 ‘오락가락 헌재’
증인 채택 3일 만에 뒤집고
선고 일정도 입맛대로 바꿔
국민 40% “헌재 신뢰 안 해”

尹측 “헌재가 법 어겨 재판”
대리인단 ‘중대 결심’ 촉각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2월 16일(일) 19:22
헌법재판소는 대한민국의 헌법 수호와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위해 설립된 특별 사법기관이다. 특히 헌재의 위헌법률 심판과 헌법소원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능이다. 헌재의 결정은 법적 구속력을 가지며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은 즉시 효력을 상실하게 되어, 헌재의 결정이 국가 운영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이처럼 명실상부 최고 권위의 사법기관인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 과정에서 ‘불공정한 진행’ 논란에 휩싸이며 국민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진행을 둘러싸고 윤 대통령 측과 헌법재판소가 치열한 수싸움을 벌이는 모양새다. 헌재는 거대 야당의 압박 탓인지 증인 심문 등 변론을 서둘러 종결하고 선고 수순으로 들어가려 하는 반면에,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법을 어겨가며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런 식이면 대리인단이 중대 결심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여당은 재판을 빠르게 진행한다며 불만이고, 야당은 20일에 변론 종결해야 한다며 헌재를 압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며칠 동안 헌재가 윤 대통령 탄핵심판 등 국민적 관심이 큰 사건에서 주요 결정을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민의 신뢰도는 계속 떨어지고 있다.
한덕수 국무총리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문제는 사흘 만에 결정을 번복했고, 윤 대통령 측이 홍정원 전 국정원 1차장에 대해 신문시간 3분만 더 달라는 요청을 기각했던 헌재가 20일에 재신문을 결정했다. 이보다 앞선 지난 3일,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 보류’ 관련 사건 선고는 선고 예정 2시간 전에 돌연 연기를 발표하는 촌극을 연출했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서 국민 10명 중 4명은 “헌재를 신뢰하지 못한다”고 답하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지난달보다 9%나 오른 수치이다.
아무튼 헌재가 거대 야당의 겁박에 탄핵심판을 속전속결로 진행하는 것 아니냐는 국민 여론을 의식해 ‘추가 변론이나 증인 추가 채택’ 문제에서 조금 유연해지는 모양새다. 그럼에도 여전히 다수 국민은 헌재가 공정성을 무시하고 편향되게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지 않고 재판을 서두르고 있다며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헌법재판소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의 추가 증인으로 한덕수 국무총리,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을 채택했다고 14일 밝혔다. 헌재는 20일 오후 2시에 10차 변론을 열고 한 총리를 먼저 증인으로 신문할 예정이다. 이후 4시에 홍 전 차장을, 5시 30분에 조 청장을 신문한다. 한 총리와 홍 전 차장은 윤 대통령 측, 조 청장은 국회 측과 윤 대통령 측 쌍방 증인이다.
헌재는 이날 오전 재판관 평의를 열고 탄핵소추 사유와의 관련성, 신문의 필요성 등을 검토해 이같이 결정했다.
헌재는 앞서 한 총리에 대한 윤 대통령 측의 증인신청을 “필요성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은 전날 8차 변론에서 “(한 총리가) 이번 비상계엄의 원인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다시 신청했고, 이번에는 헌재가 받아들였다.
홍 전 차장은 이미 국회 측 신청으로 한차례 증인으로 출석한 바 있다. 그는 지난 4일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조’라는 단어와 구금 계획을 직접 들었다고 증언했다. 윤 대통령 측은 그러나 “여인형은 증인신문 이후에 자신은 홍장원에게 그런 요청을 한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며 홍 전 차장을 다시 증인으로 신청했다. 헌재는 증인으로 채택하면서도 다음 증인과 시간 간격을 90분으로 설정해, 윤 대통령 측의 ‘시간제한 없는 증인 신문’ 요구는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조 청장은 앞서 국회 측 증인으로 채택됐으나 혈액암을 앓고 있어 두차례 불출석했다. 이번에도 출석하지 않으면 헌재는 강제 구인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구인까지 원한다”고 했다.
조 청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이 국회의원들의 국회의사당 출입을 막았는지, 의사당 내부 의원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는지, 정치인 등에 대한 체포를 지시했는지 아는 핵심 증인으로 꼽힌다.
윤 대통령 측은 이밖에 계엄 당시 국무회의와 관련해 강의구 대통령비서실 1부속실장을, 체포 지시 의혹과 관련해 박경선 전 서울동부구치소장, 신용해 법무부 교정본부장을 증인으로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헌재의 느닷없는 증인 채택과 일방적인 변론기일 지정에 대해 윤 대통령 측이 즉각 변론 기일 변경을 요청했다.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 10차 변론을 오는 20일 오후 2시로 지정한 데 대해 출석이 어렵다면서 기일을 변경해달라고 신청했다. 윤 대통령 측은 헌재가 14일 이처럼 변론기일을 지정한 직후 기일변경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 측은 “당일 오전 구속취소 심문 등 형사재판 일정과 중첩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만약 예정대로 기일이 진행되면 윤 대통령 대리인단(변호인단)은 20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했다가, 오후에는 2시까지 서울 종로구의 헌재로 이동해 탄핵심판에 임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은 첫 공판준비기일에 맞춰 윤 대통령의 구속취소 신청에 대해서도 심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의 형사재판 변호인과 헌법재판 대리인은 상당수 겹치는 상태다. 형사재판의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에게 출석 의무가 없지만, 윤 대통령은 불구속 재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 위해 구속취소 심문에 직접 출석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윤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의 재판 진행 방식에 항의하며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윤 대통령 대리인 윤갑근 변호사는 13일 오전 헌재에서 열린 윤 대통령 탄핵 심판 8차 변론에서 “지금 헌재는 헌법재판소법을 비롯한 명문의 법률 규정을 위반해 재판을 진행하고 있다”며 “위법·불공정한 심리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 변호사는 ‘중대한 결심’이 무엇인지에 관해 설명하지 않았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때 거론됐던 ‘대리인단 총사퇴’가 아니냐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어쨌든 이번 ‘중대 결심’ 표명은 그간의 주장처럼 헌재의 변론 진행에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면서 공정한 재판을 거듭 촉구하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향후 선고 결과에 대한 반응까지도 염두에 둔 포석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는 조심스레 제기된다. 정치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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