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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대비 ‘1회용품 규제’ 경주시가 선도해야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2월 12일(수) 18:42
며칠 전, 국내 첫 혈액 속 미세플라스틱 연구에서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미세플라스틱이 건강한 사람의 혈액에서도 검출되고 이것이 염증과 혈액응고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이 확인돼 충격을 안겼다. 성인 88.9%서 1ml당 평균 4.2조각이 나왔고, 플라스틱 용기 사용이 높을수록 많이 검출됐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또 권장해 물의를 빚었다.
일부 호사가들의 평가대로 ‘참으로 미치광이 같은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는 ‘반(反)환경 정책 기조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저는 종이 빨대(사용)에 대한 말도 안 되는 바이든의 압박을 끝내기 위해 다음 주에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임 바이든 정부의 종이 빨대 사용 권장에 대해 “작동하지 않고 있다”면서 “플라스틱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때도 종이 빨대 대신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권장한 바 있다. 트럼프 캠프는 2019년에는 빨간색 일반 빨대에 트럼프(TRUMP) 로고를 새긴 뒤 이를 10개에 15달러에 판매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당시 캠프는 일주일 만에 46만 달러를 모금하는 등의 성과도 거뒀다. 당시 아마존에서 판매됐던 플라스틱 빨대의 가격은 250개에 9.9달러였다.
10월 APEC(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경주는 어떨까. 경주시는 작년 4월, 17개 단체와 ‘K-SDGs(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협약’을 체결했고, ‘경주시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 선포식’을 개최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경주시는 조선일보가 주관하는 ‘2024 한국의 최고 ESG 경영부분 대상’까지 수상했지만, 환경단체가 지난해 3개월간 경주시청 공무원의 1회용컵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탄소중립 실천 선도도시’ 선포가 무색할 만큼 큰 실망을 안겨줬다.
경주환경연합이 지난해 7월(22∼24일), 8월(26일), 9월(30일) 3개월간 경주시청 및 시의회 본관에서 점심시간의 1회용컵 사용 실태를 조사한 바 있다.
7월 조사의 경우 외부에서 점심을 먹은 공무원의 24.3%가 1회용컵에 음료를 담아 청사에 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연인원 1,675명의 공무원이 407개의 1회용컵을 반입했다. 경주환경연합은 7월 30일 경주시에 ‘경주시청 일회용품 근절 계획 요청의 건’을 공문 접수했다.
그 후 8월과 9월 조사에서 개선되길 바랐지만, 전혀 개선이 없었다.
8월 26일 조사에서 공무원 20.6%가 1회용컵을 반입했고, 9월 30일은 공무원 23.6%가 반입했다.
특히, 음료 반입수 대비 1회용컵 사용을 나타낸 ‘1회용컵 사용률’을 8월에 96.6%, 9월에는 98.1%로 나타났다.
경주시청 공무원의 1회용컵 애용이 도를 넘어 심각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공무원 개개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경주시장의 1회용품 근절 의지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 문제다.
그 후 경주환경연합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도자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경주시의 1회용컵 사용 규제를 촉구했다. 또한 경주시에 1회용컵 사용 금지 선언 및 실효성 없는 조례의 개정을 요청했다.
환경단체의 이러한 노력의 산물로 마침내 경주시는 2024년 9월 24일 ‘경주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힘들게 조례를 제정했지만, 보완할 부분이 많다. 당진시의 조례는 공공기관 청사의 1회용품 사용을 ‘금지’하고 있지만, 경주시는 ‘권고’하고 있을 뿐이다.
당진시의 경우 작년 9월 조사에서 370명 공무원 중에 1회용컵 반입은 17명(4.6%)에 불과했고, 다회용컵 사용자는 71명에 달해 경주시와 극명한 대조를 보였다.
당진시의 사례가 가리키는 바는 명확하다. 경주시의 98.1%에 달하는 매우 심각한 1회용컵 사용률은 경주시의 ‘탄소중립 실천 의지’ 부족과 미비한 제도에 따른 결과이다.
경주시장은 관공서의 1회용컵 반입을 금지하고, 공무원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강력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이를 시작으로 올해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에 걸맞은 국제도시로서 ‘플라스틱 1회용품 사용 근절’에 가장 앞서가는 도시로 변모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경주시의 실천의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실효성 있는 1회용품 규제와 함께 경주시장의 강력한 실천력만이 ‘글로벌 도시 경주’ 위상을 정립할 수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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