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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김칫국” 못 들은 척…일찌감치 몸푸는 잠룡들
與, 조기 대선 선긋지만…저마다 물밑 세력화 움직임 감지
野, 비명계 뭉치며 긴장 고조…李는 친문 껴안고 통합행보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2월 10일(월) 19:17
여야 모두 공식적으론 조기 대선에 대해서 선 긋기를 하면서도 차기 대권주자들의 대선 행보에 대해서는 애써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힘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구속돼 있는 상황에서 겉으로는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조기 대선 국면이 올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잠룡들인 오세훈 서울시장, 홍준표 대구시장, 김문수 전 장관, 한동훈 전 대표 등이 대권을 향한 시동을 걸고 있는 모양새다.
여당에 비해 더불어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조기 대선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명 대표는 ‘성장과 경제, 민생’을 거론하며 중도층을 붙들기 위해 우클릭행보를 보이고 있고, 통합을 외치며 비명(이재명)계의 견제에 대응하고 있다. 비명계인 김경수·김동연·김부겸·정세균·임종석 등은 ‘이재명 일극체제’를 비난하며 이 대표가 대권 후보 자격을 잃을 것에 대비한 세력화를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오세훈 시장은 오는 12일 국회에서 지방분권을 주제로 개헌 토론회를 연다고 한다. 오 시장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회를 찾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 시장은 특히 이번 토론회를 앞두고 당내 의원들에게 초청장을 보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여권 내에선 이를 두고 오 시장이 사실상 대선후보 경선을 염두에 두고 세력화에 시동을 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홍준표 시장은 일찌감치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상태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와 언론 인터뷰 등으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헌법재판소의 편향성 논란 등을 공격하면서 보수성향 지지자 결집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홍 시장은 시사저널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이 대표를 잡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자신이 여권의 유일한 ‘이재명 대항마’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설 연휴를 전후로 당내 친한(친한동훈)계 의원들은 물론, 여야 정치 원로들과 잇따라 만나고 있다. 이달 중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친한계 인사들은 최근 ‘언더73’(1973년생 이하 정치인) 모임을 결성하고 공식적인 활동에 나서면서 한 전 대표를 지원 사격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달 22일 “나는 늘 대선에 도전할 꿈을 갖고 있던 사람이고 버리지 않았던 사람”이라며 대선 출마를 시사한 상태다. 윤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유 전 의원은 ‘쇄신 이미지’와 ‘중도 확장성’을 앞세우고 있다.
마찬가지로 탄핵에 찬성했던 안철수 의원은 중도 확장성과 함께 IT 기업가 출신의 전문성을 앞세워 보폭을 넓히고 있다. 당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특위’ 위원장을 맡아 중국 AI ‘딥시크 쇼크’ 국면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등 신산업 관련 미래 비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여론조사에서 여권 주자 중 선두로 나선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경우 대권 도전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이다. 현직 국무위원인 데다, 김 장관에 대한 지지층이 주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에 기반하고 있다는 점이 신중한 태도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다만, 지난 3일 서울 서초구 청계재단을 찾아 이명박 전 대통령을 예방하는 등 물밑에서는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준비 중인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회동은 새해 인사 차원에서 김 장관이 먼저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바빠진 움직임에도 당은 공식적으로 조기 대선에 거리를 두고 있다. 조기 대선이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 인용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6일 기자간담회에서 “조기 대선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여권 주자들 역시 지지층의 정서를 의식해 당분간 대권 행보를 드러내놓고 하기보다는 정책 어젠다를 제시하거나 물밑에서 세력화를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여당 입장에서 당장 운동장을 그려주지는 못해도 선수들이 뛰어보겠다는 걸 막아설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정책소통플랫폼 ‘모두의질문Q’ 출범식에 참석하며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비명계가 목소리를 점차 키우고 세력화를 도모하면서 당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9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이재명) 대표 옆에서 아첨하는 사람들이 한 표도 더 벌어오지 못한다”며 친명(친이재명)계를 비판했다. 그는 “김경수·김동연·김부겸 모두 나서달라고 설득해도 모자랄 판에 인격적 공격을 해선 안 된다”며 “갈라치고 비아냥대며 왜 애써 좁은 길을 가려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는 민주당에 복당한 지난 7일 부산을 찾아 정권 교체를 위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통합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이 상태로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까”라고 이재명 대표에 견제구를 날렸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같은 날 광주에서 “민주당의 전통적인 힘은 다양성과 포용성”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총리는 9일까지 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호남을 돌며 청년과 지역 경제인 등을 만난다.
김동연 경기지사는 이 대표의 중도층 공략을 위한 ‘우클릭’ 행보를 정면으로 겨냥해 최근 “우리(민주당)가 추구하는 가치와 철학은 정체성을 분명히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처럼 비명계 ‘잠룡’으로 꼽히는 인사들이 연일 ‘이재명 일극체제’ 비판을 이어가는 가운데, 비명계의 세력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비명계 총선 낙선·낙천자들을 중심으로 하는 모임 ‘초일회’의 간사인 양기대 전 의원은 비명계 주자들 간 연대의 틀을 만들기 위해 오는 18일 ‘희망과 대안 포럼’을 출범시킨다.
이렇게 비명계의 목소리와 움직임이 점차 거세지고 뚜렷해지자 이 대표는 ‘통합과 포용’을 강조하며 비명계를 끌어안으려는 모습이다.
이 대표는 지난달 말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 “통합 행보를 하겠다”고 말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 시절 인사들을 기용하며 계파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
이 대표의 행보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가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여권 후보를 상대로 쉽지 않은 싸움을 펼쳐야 한다는 인식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더구나 ‘단일대오’가 흐트러지면 야권표 결집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윤 대통령의 탄핵이 인용될지도, 이재명 대표가 대권 후보가 될지도, 조기 대선이 이뤄질지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더구나 조기 대선이 실현된다손 치더라도 이제 야당이 정권을 뺏는다는 보장도 안갯속이다.
정권 교체 여론이 압도적 우위였던 작년 12월과는 달리 작금의 여론은 모든 게 백중세다. 제법 공신력 있는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서 ‘정권 교체와 정권 연장’은 3주 연속 오차범위 내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당 지지율은 오차 범위 내에서 여당이 앞선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조사기관의 조사에서는 여론의 급반전이 일어났다. 탄핵사태 초기에 10%대 중반이던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어느덧 51%로 나타난 것이다.
이제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해 어떤 심판을 내릴지 오리무중(五里霧中)인 형국이다.
정치부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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