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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을 낳는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2월 09일(일) 19:32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이 골 저 골 물을 건너고 또 건너니, 발밑에 우는 폭포 백이요 천이러니, 박연(朴淵)을 이르고 보니 하나밖에 없어라.//봉머리 이는 구름 바람에 다 날리고, 바위에 새긴 글발 메이고 이지러지고, 다만 그 흐르는 물이 긏지 아니하도다.”
폭포의 웅장함과 물의 영원성을 노래한 가람 선생의 시조 ‘박연폭포’다.
박연을 보지 못했다. 나이아가라는 보았다. 천둥소리를 내는 물기둥. 폭포 앞에 서 있으면 정말로 천둥이 치는 것 같다. 수 세기 동안 폭포 주변에 살고 있던 이로쿼이 부족들은 18세기 중엽까지 이 소리를 신이 노여워하는 소리라 생각. 매년 정해진 보름밤 폭포의 신에게 꽃과 과일로 장식한 카누에 처녀를 실어 제물로 바쳤을 정도로 무지무지 큰 폭포.
어느 해 폭포의 신에게 바칠 처녀를 제비뽑기로 선정했는데 추장의 딸이 뽑혔다. 추장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었다. 추장의 권위와 공정성을 위해 딸을 꽃으로 장식된 노 없는 카누에 태워 폭포 쪽으로 떠밀어 보낸다. 무서워하는 딸의 절규, 아버지를 찾는 외침이 안개 속에 묻힐 즈음, 아버지 추장이 보트를 타고 나타나 딸과 함께 폭포 속으로 사라졌다. 그 후로 처녀 제물의 행사가 사라졌다고 한다.
전설 속 성녀의 희생을 따서 ‘Maid of Mist(안개 속의 숙녀)’라는 유람선이 생긴 것이다. 한 부족을 이끌어야 하는 지도자로서 추장의 모습과 딸을 홀로 보내지 못하여 딸과 운명을 같이 한 아버지의 이야기.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을 낳는다.
유람선 ‘Maid of Mist’ 호는 1846년부터 운행되어, 북미에서 가장 오래된 관광 코스 중 하나다. 한 번에 약 600명을 태워, 미국 쪽에서 시작하여 캐나다 쪽의 말발굽형 폭포 바로 밑까지 갔다 오는 코스다.
폭포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나이아가라 공원이 있다. 흔히 ‘가위 손 천국’이라 일컫는다. 이 아름다운 공원은 나이아가라 원예학교의 야외 교실이다. 나이아가라 원예학교는 캐나다에서뿐만 아니라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이곳은 정원, 조류 사육장, 진달래, 허브, 2,400송이가 넘는 장미 등으로 아름답게 꾸며져 있다. 영화 ‘가위 손’에 나오는 원예 작품들을 이곳 학생들이 만들었다. 그래서 ‘가위 손 천국’이다. 나이아가라 폭포가 자연의 위대함이라면 ‘가위 손 천국’은 사람의 손으로 다듬은 아름다움이다.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을 낳는다.
나이아가라 주변의 또 다른 볼거리는 꽃시계(Floral Clock)다. 세계에서 가장 큰 시계다. 약 3만 송이의 꽃으로 이루어졌으며 1년에 두 번 얼굴을 바꾼다. 봄에는 보라색의 바이올렛, 6월부터는 양탄자꽃밭으로 변한다. 시계의 바늘은 장애인의 목발 모양이다. 나이아가라 수력발전소 민간 이양 과정에서 장애인들을 위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꽃시계를 만들어 달라는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만들어진 꽃시계다. 그 시곗바늘을 목발 모양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인간애다.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을 낳는다.
나이아가라라는 거대한 자연의 신비다. 웅장함에 영원함. ‘Maid of Mist’에 얽힌, 지도자 추장의 모습과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의 모습. 가까이에 가위 손으로 다듬은 인공의 아름다움, 꽃시계에서 인간애와 장애인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의식이 아름답다.
우리 지도자들의 가족 사랑 모습은 어떤가?
역대 지도자의 가족이 지겹도록 구설수에 올랐고, 자식을 사랑하는 방법이 틀려 감옥으로 간 지도자도 있다. 아름다움이 아름다움을 낳는다.
사랑하고, 가꾸고, 배려하는 아름다움이 끊임없이 이어지도록 새해 을사년의 아침을 아름답고 환하게 열자.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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