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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과 사회의 아름다운 ‘씨’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5년 01월 13일(월) 18:58
↑↑ 서병진 전 경주여고 교장
ⓒ 경북연합일보
가정을 아름답게 살리는 것 중에 네 가지 ‘씨(시)’가 있다. 어찌 가정뿐이겠는가. 세상살이가 다 그렇다. 아름다운 인간관계 속에서 화목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 위하여 몇 가지 갖추어야 할 기본이 있다. 이 기본을 ‘씨’로 모아 보았다. 그것이 맵시, 솜씨, 말씨, 마음씨이다. 이 ‘씨’가 잘 이루어졌을 때 가정이나 세상이 아름답고 행복해질 수 있다.
첫째, ‘맵시(맵씨)’다. 유사한 말에 매무시와 매무새라는 말이 있다. 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매고 여미는 따위의 뒷단속으로 구겨진 곳을 펴거나 단추를 잠그는 등의 행동을 말한다. 매무새는 옷, 머리 따위를 수습하여 입거나 손질한 모양새를 말한다. 맵시는 보기 좋게 곱게 다듬은 모양새를 뜻한다.
맵씨 중에 가정을 살리는 맵씨는 단정한 자세를 말한다. 부부는 가장 가까운 존재, 편안한 존재지만 함부로 말하거나 행동해서는 아니 된다. 지켜야 할 예의(에티켓)가 분명히 있다. 이 예의를 지키면서 분수에 맞게 단란하게 살려는 모습이 가정의 행복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다. 살림살이의 단정한 맵시다. 맵씨 사회도 마찬가지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처신을 단정하게 하지 못하여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이 많아서 탈이다. 구설에 오르는 사람들은 맵시로 깔끔하게 처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솜씨’. 솜씨는 자신의 개성을 살리면서 부드럽고 상냥하게 가족의 원하는 바를 충족시켜 가는 지혜로운 태도를 말한다. 살림을 꾸려나가는 솜씨다. 가장이나 주부, 또는 가족의 일원이 일방적으로 희생하여서는 원만한 행복이라 할 수 없다. 경제적인 여유나 권력 등이 가정을 행복하게 꾸려나가는 필요충분조건이 아니다. 지혜로움이 필요하다. 예로부터 “국난(國亂)에 사(思) 양상(良相), 가빈(家貧)에 사 현처(賢妻)”라 했다. 집안 사정이 어려워도 현처의 솜씨로 가정을 꾸려나가면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다. 가정 안에서의 살림꾼의 역할을 강조한 말이다.
셋째는 ‘말씨’다. 가정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죽은 기(氣)를 신비하게 살려주는 충전의 장소이다. 기를 살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식구들이 격려해 주는 말이다. “여보, 사랑해요. 힘내세요. 엄마, 아빠 고마워요” 등의 말이 풀이 죽은 기를 되살리는 특효약이다. 국가사회도 마찬가지다. 말씨가 고와야 한다. 말은 사람 됨됨이의 표현이다. 그 사람이 쓰는 말을 보고 그 사람의 인품과 교양과 지식과 성격을 가늠할 수 있다. 그런데 정말 아쉬운 것은 우리의 대화에서 친절한 말, 남을 아끼고 배려하는 말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실례합니다.” 이런 말들은 모두 인간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소통의 말, 배려의 말이다. 예(禮)란 인간의 도리요, 올바른 질서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서로 예에 어긋나는 말을 하지 않아야 한다.
넷째가 ‘마음씨’이다. 사람은 마음씨가 고와야 한다. 착한 마음씨, 고운 마음씨를 갖는 것이 인간의 가장 중요한 일이다. 성실한 정신, 진실한 의지, 선량한 마음. 이것이 삶의 기본이다. 이 터전 위에서 가정이 이루어지고 사회가 형성되어야 한다. 마음씨가 내적인 아름다움이라면 말씨와 맵시, 솜씨는 외적인 아름다움이다. 내적인 아름다움인 마음씨부터 닦아야 한다.
지금 세상에는 지나치게 좋아하는 마음과 죽도록 미워하는 마음으로 가득한 것처럼 보인다. 불신 풍조와 증오의 마음이 번져 정서의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너무 나서지 말자. 네 가지 ‘씨’가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어 가정이나 사회에 진정한 평화가 올 수 있도록 마음을 닦고 조심할 일이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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