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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논란(2)
-‘문학과 정치’의 씁쓸한, 불가분의 상관관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12월 02일(월) 17:27
↑↑ 정현걸 편집국장
ⓒ 경북연합일보
지난 10월 10일, 작가 한강이 우리나라 최초로, 아시아 여성 작가로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한강의 기적’으로도 명명될 만큼의 국가적 경사여서 전 국민의 신드롬에 가까운 축하와 환영 물결이 높게 일어났다. 그런데 느닷없이 논란이 불거지더니 잡음(?)까지 들리면서 흠집이 생겼다.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발표하면서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평가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 한림원의 선정 이유가 수상 논란으로 번지게 된 것은 정말 아이러니하다. 국내 일각에서 한림원이 말하는 ‘역사적 트라우마’가 정치적으로 편향돼 있다는 불만이 나온 것이다. 한강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으로 대표되는 한국 현대사의 아픈 장면들을 주된 소재로 삼는 작가인데, 그의 시각이 ‘편향됐다’는 주장이다. ‘현 체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담은 작품’이라기 보다는 ‘좌파적 소설’이라는 논리다.
이러한 논란은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폐단인 ‘양극화된 정치논리와 진영논리 나아가 동·서 지역 갈등’과 연계된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다. 그래서 당연하게 문학은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문학과 정치, 정치와 문학’은 불가분의 상관관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한강 소설의 문학적 성취도는 높게 보면서도 ‘이념소설’을 많이 쓰며 편향된 주제의식을 지녔다고 일부 문인이나 독자들이 불만을 터트린 것이다. 아무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잠재돼 있던 그의 아킬레스건이 터지면서 ‘문학과 정치’라는 무거운 화두가 밖으로 던져졌다.
수상 이후 불거진 여러 논란과 잡음을 정리하면 이렇다.
일부 보수 세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소년이 온다’, 제주 4·3을 배경으로 한 ‘작별하지 않는다’ 등 한강의 작품들이 역사를 왜곡했다며 수상의 의미를 축소·폄훼하고 나섰다. 며칠 뒤, 일부 보수 단체들이 “픽션과 논픽션을 가리지 못하는 미래 세대들에게 잘못된 사상이 새겨질 것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 편파·편향된 역사 왜곡의 손을 들어주며 노벨상의 권위를 실추시킨 스웨덴 한림원을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문을 발표하며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항의 시위를 벌였다.
10월 1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전체회의에서는 한강 작가의 작품들이 10년 전 정부 지원사업 대상에 오르지 못한 것을 놓고 여야가 정치 공방을 벌였다.
10월 22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경기도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기도 내 한 학교에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유해도서로 지정해 폐기한 사실과 관련해 공방이 벌어졌다. 앞서 채식주의자는 성 묘사가 문제되면서 지난해 한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됐다.
같은 날, 보수 성향 학부모 단체인 전국학부모단체연합(전학연)이 ‘채식주의자’를 청소년 유해 매체물이라 칭하며 전국 초·중·고교 도서관 비치를 반대하고 나섰다. 또 전학연은 채식주의자를 초·중·고교 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아동 및 청소년 서가에 비치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1만여 명의 동의 서명도 받았다고 했다.
그 후에도 몇몇 작가와 평론가가 공개적으로 자신에게 쏟아질 비판과 모욕을 감수하겠다며 “한강의 수상은 문학적 성과라기보다는 정치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역사적 트라우마를 직시한 게 아니라 실상은 대한민국의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라며 비판 대열에 동참했다.
11월 18일에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한강 소설이 역사 왜곡이 아니라’는 취지의 MBC 팩트체크 보도를 놓고 군인·경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확산시킬 우려가 있다며 관계자 의견진술을 의결했다.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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