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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과 논란(1)
-‘문학과 정치’의 씁쓸한, 불가분의 상관관계-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11월 25일(월) 18:01
↑↑ 정현걸 편집국장
ⓒ 경북연합일보
얼마 전, 한 지인이 경주문인협회의 사무국장을 맡았던 적이 있던 내게 “경주의 문인협회나 문인들은 어째서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걸지 않나요?”라고 다소 떨떠름함과 서운함이 섞인 질문을 던졌다. 그는 경주에서 환경문제와 관련된 활동을 주로 하는 진보적(또는 좌파적) 성향의 활동가다. 그의 질문은 경주에서 20% 안팎에 해당하는 진보적 색채 시민들의 궁금증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얼핏 들었다.
필자는 순간 어떻게 답변해야 하나 난처했다. 한강 작가가 우리나라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자, 전 국민의 신드롬에 가까운 축하와 환영 물결이 높게 일어났고, 그 후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반대하는 시위가 주한 스웨덴 대사관 앞에서 벌어지는 등 일부 단체의 비난에 이어 언론과 정치권, 그리고 국회에서 여러 논란이 터져 수상에 약간 흠집이 생기게 된 사정을 알고 있어서이다.
조금 망설이며 뜸을 들이다가 필자는 비교적 솔직하게 답변했다. “나도 소설가인 입장에서 개인적으론 정말 축하하지만, 지금은 내가 경주문협의 집행부가 아니어서 이래라저래라할 수 없는 일이고…… 사실 난 한강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작가는 존경하지만, 한강 작가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주변의 평가를 들어보니 한강 소설의 문학적 성취도는 높지만, 작품 경향에 대해서는 아쉽고 안타까운 점이 있더라고요……”
이러한 답변은 한강 작가에 대해 불만을 지닌, ‘이념소설’을 많이 쓰며 편향된 주제의식에 대해 비판하는 일부 문인이나 독자들의 입장을 대변했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문학과 정치, 정치와 문학’이라는 무거운 화두가, 잠재돼있던 그의 아킬레스건이, 아슬아슬한 뇌관이 터졌다고나 할까.
지난 10월 10일, 스웨덴 한림원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어서 “한강은 자신의 작품에서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며 인간의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면서 “그는 육체와 영혼, 산 자와 죽은 자 간의 연결에 대해 독특한 인식을 지니며, 시적인 표현으로 소설을 형상화하는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됐다.”라고 평가했다.
그런데 ‘한강의 기적’으로도 명명된 이 국가적 경사를 두고 예상치 못했던 목소리가 터져 나와 찬물을 끼얹었다. 한림원이 말하는 ‘역사적 트라우마’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불만이 나온 것이다. 한강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제주 4·3 사건으로 대표되는 한국 현대사의 아픈 장면들을 주된 소재로 삼는 작가인데, 그의 시각이 ‘편향됐다’는 주장이다. ‘현 체제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담은 작품’으로 볼 수 있음에도 좌파적 소설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논란은 고질적인 폐단인 ‘양극화된 정치논리와 진영논리 나아가 동·서 갈등의 산물’이나 다름없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고, 정치적 동물’이다. 당연히 문학은 인간의 삶을 다루는 것이다 보니 ‘문학과 정치, 정치와 문학’ 은 불가분의 상관관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본 칼럼에서는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첨예하게 드러난 ‘문학과 정치’의 씁쓸한 논란에 대해 다뤄보고자 한다.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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