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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SMR 실증시설’이 실증로일까(2)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11월 18일(월) 17:25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2021년 7월, 경주시 감포읍 대본리 일원에 ‘차세대 원전으로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전(SMR) 연구개발, 방사성폐기물 관리 및 원전 해체 기술 고도화’ 등을 담당할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연구원) 분원 형태의 ‘문무대왕과학연구소’가 착공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해 3월, 경주가 SMR 국가산업단지 최종 후보지로 확정돼 2030년까지 문무대왕면 일원에 사업비 3,966억 원을 투자해 세계 원전시장을 공략할 150만㎡ 규모의 국가산단이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는 경주를 국가 차원의 차세대 원자력 연구개발과 수출을 위한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이런 상황에서 “경주 감포읍 일원에 ‘SMR 실증시설’ 구축 운운”하는 발언이 나와 동경주 주민들을 혼돈 속에 몰아넣고 있다. 필자가 몇 번이나 “경주 감포에 혁신형 SMR 개발이란 미명 하에 연구소를 만들어 놓고 언젠가는 핵연료가 동반되는 ‘실증로(개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만드는 시험용 원자로) 건설’을 추진할 게 명확하다.”고 예견했었는데 이제 현실화, 구체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한 언론이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원자력시설은 2027년 12월까지 완공되며, 지난 7월부터 시작된 SMR 실증시설은 2029년 12월에 완공돼 혁신 원자력 기술을 개발하는 전진기지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 이 연구소가 중요한 이유는 미래 선진 원자력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증하는 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혁신형SMR(i-SMR) 기술개발도 진행 중인 만큼 앞으로 첨단 원자로를 연구개발하고, 실증해 수출까지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우주·선박 등에 쓸 수 있는 소형원자로 실증도 해야 하는 시점에서 기반 시설로 활용된다. ……>라는 기사를 실었다.
위에서 논란이 되는 핵심 용어는 ‘SMR 실증시설, 첨단 원자로 연구개발, 실증해 수출까지 추진, 우주·선박 등에 쓸 수 있는 소형원자로 실증도 해야’ 등이다. 여기서 쟁점은 ‘SMR 실증시설이 실증단계로 가기 위한 연구개발이냐, 실증로 건설이냐?’하는 것이다. 문제는 상업용 소형원자로를 수출하려면 ‘실증로를 건설’해 실증 단계를 거쳐 상용로 단계로까지 가야 한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바닷물과 핵연료가 동반되는 ‘실증로 건설’을 하지 않고는 실증을 할 수 없고, 실증로 단계를 거쳐야만 상용로 단계에 진입할 수 있고 수출도 가능하다.
그동안 정부와 연구원은 공식적으로는 부인해 왔는데 서서히 마각을 드러낸다고나 할까. 재작년 10월에도, 연구원이 ‘국내 실증로 건설의 필요성을 인정’해 한동안 시끄러웠다.
한국일보가 <‘탈원전’ 기조 바뀌자… 경주에 소형원자로 건립 필요성 첫 인정>이라는 제목으로 단독 보도한 기사를 요약하면 이렇다. <원자력연구원이 이인영 국회의원에게 제출한 서면 답변서에 따르면, 그동안 기술 검증을 위한 실증로 개발 필요성을 줄곧 부인해왔던 연구원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국내 실증로 건설을 통한 제작, 건설, 운전 시현성과 경제성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그래서 문무대왕과학연구소 중장기 발전전략에 포함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향후 국회 포럼 등을 통한 국내 실증로 건설 논의 활성화가 요구된다”며 실증로의 필요성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이 보도로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하자 연구원은 오보라며 한발 물러섰고,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부는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국내에 실증로를 건설할 계획은 없으며, 따라서 후보 부지에 대해 논의된 바도 없음’이라고 한국일보의 기사 내용을 부인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눈 가리고 아웅 하기’이다. 원자로 개발 및 수출의 필수 단계인 ‘실증로 건설’을 위한 여론 떠보기, 사전 정지 작업의 일환이다.
정부와 연구원이 경주 감포읍 일원에 i-SMR을 개발하든, 초소형 원자로를 개발하든, 그도 아니면 20여 년간 7천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 ‘파이로프로세싱과 소듐냉각고속로’를 연구개발하든 이에 관한 연구가 성공해 상용화하고 수출까지 하려면 반드시 실증단계를 거쳐야 하고 그러려면 실증로는 필수불가결이다.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안 하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격인지 아니면 주민 여론을 떠보기 위한 전략인지 헷갈린다. 아무튼 치고 빠지는 쩨쩨한 전술을 펴지 말고 차라리 솔직하게 ‘실증로 구축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설명하고, 지역주민들을 설득해 동의를 요청하는 절차를 밟는 게 순리이다. 지금이라도 동경주 주민을 무시하는 행태를 당장 멈추고 정당하게 ‘주민 수용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파이로프로세싱: 사용후핵연료를 재처리하는 기술. *소듐냉각고속로: 액체 나트륨 즉 소듐을 원자로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로. 소형원자로의 일종>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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