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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고 마시는 ‘플라스틱병 생수’의 역습(2)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10월 28일(월) 17:55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우리나라도 이제 생수 마시는 문화가 대세로 굳어져 어디 가도 생수병이 지천으로 놓여 있다. 하지만 믿고 마시는 ‘플라스틱병 생수’의 역습이랄까, 반란이랄까, 아니면 경고랄까. 아무튼 생수병의 물을 매일 마시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먼저, 매일 플라스틱병에 담긴 물을 마시는 습관이 고혈압의 원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돼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고 있다. 최근 국제학술지 ‘마이크로플라스틱(Microplastics)’에 오스트리아 다뉴브 사립대학교 의학과 연구팀의 실험 결과가 실렸다.
연구팀은 미세 플라스틱이 인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미세 플라스틱은 보통 자외선에 노출되거나 물리적 마찰 때문에 플라스틱이 분해되면서 생긴다. 여러 경로를 거치며 언제든 심장, 간, 혈관 등 우리 인체에 들어올 수 있다. 이때 남아 있는 미세 플라스틱이 고혈압을 유발하고, 심장질환의 발병 위험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플라스틱병에 담긴 물을 마시는 것이 건강을 해친다는 우려에 덧붙여 인간과 지구의 건강에 ‘생수가 수돗물보다 더 위험하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뉴욕의과대 소속 앨버트 B. 로웬펠스 명예교수와 카타르 웨일코넬의대 아미트 아브라함 교수팀은 지난달 25일 영국의학저널 ‘세계 보건’ 논평에서 “인간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생수 사용을 시급히 재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식수 확보가 어려운 전 세계 20억 명이 생수에 의존하고 있지만, 나머지는 대체로 편의성이나 ‘생수가 수돗물보다 더 안전하다’는 마케팅 때문에 생수를 마신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생수는 수돗물처럼 엄격한 품질과 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는 경우가 많고, 생수가 햇빛, 고온 등에 노출되면 플라스틱병에서 유해한 화학 물질이 나올 위험이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지금까지 분석해 본 생수 표본의 10∼78%에는 호르몬 교란 물질로 분류되는 미세 플라스틱, 프탈레이트, 비스페놀 A(BPA) 등 다양한 오염 물질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미세 플라스틱은 스트레스, 면역 체계 조절 장애, 혈중 지방 수치 등과 관련이 있고, 고혈압이나 심혈관 질환, 당뇨, 비만 등 노년기 건강 문제와도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생수 사용은 지구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생수병은 전체 플라스틱 쓰레기의 12%를 차지하며, 해양 오염 물질 중 2위를 기록한 물질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재활용되는 플라스틱병은 단 9%다.
연구팀은 “생수에 의존하는 건 상당한 건강, 재정, 환경 비용을 초래한다”며 “생수 사용에 대한 재평가가 시급하며, 수돗물의 환경 보호 및 건강상 이점을 알리고 지속 가능한 소비 관행으로 자리 잡게 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생수에 수십만 개의 ‘나노 플라스틱 조각’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플라스틱 오염이 예상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다.
미 컬럼비아대 연구팀은 생수 1리터에서 약 24만 개의 나노 플라스틱 조각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과거 추정치보다 많게는 100배 더 많이 검출된 것이다. 나노 플라스틱은 10억분의 1미터 크기로 100만분의 1미터 크기의 미세 플라스틱과 달리 장과 폐를 거쳐 혈액으로 직접 들어가 심장과 뇌를 포함한 장기로 이동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개별 세포에 영향을 줘 태반을 통해 태아에게도 전달될 수 있다. 나노 플라스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밝혀지지 않아 이에 관한 연구가 시급하다.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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