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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의 일방통행식 무리수가 불러온 역풍 (최종)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10월 14일(월) 18:26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월성원전 2·3·4호기의 설계수명은 각각 2026년 11월, 2027년 12월, 2029년 2월까지이다. 원전의 설계수명 만료가 임박해오면 한수원은 안전성 평가와 경제성 평가를 진행해 그 결과에 따라 계속운전의 여부를 결정한다. 당초 한수원은 월성 2·3·4호기의 안전성 평가와 경제성 평가를 지난해 말까지 완료한 후, 주기적 안전성 평가보고서(PSR)를 준비해 올해 상반기까지 원안위에 제출할 예정이었다.
게다가 올해 초, 월성원전 인근지역인 감포읍, 문무대왕면, 양남면 거리 곳곳에는 감포이장단협의회, 나아상가번영회, 동경주미래발전대책위원회, 동경주원전사업자협의회 등의 명의로 한수원과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를 대상으로 ‘월성원전 2·3·4호기의 계속운전’ 추진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많이 걸렸었다. 그러자 월성원자력본부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런 분위기라면 아무리 환경단체의 반대가 심하더라도 동경주권의 동의 하에 적절한 보상금을 주면 ‘월성 2·3·4호기의 수명연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선 것이다.
설비개선 비용을 수천억 원이나 들여서 짧은 기간 원전을 가동해봤자 별 실익이 없다면, 굳이 엄청난 보상금을 주면서까지 힘들게 수명연장을 할 필요가 있느냐는 문제로 좌고우면하던 한수원과 월성원자력본부는 ‘월성 2·3·4호기 계속운전’ 강행으로 입장을 정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 5월 14일, 월성원자력본부는 양남면주민자치위원회가 주관하는 양남면주민자치위원회 프로그램 발표회 및 주민화합 한마당 행사에 참여해 김한성 본부장이 월성원전이 존재하는 한 20∼30년 지원을 약속하는 자리에서 월성 2∼4호기 수명연장을 위한 주민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5월 16일에는 황주호 한수원 사장이 원전의 계속운전 허가에 대해 “속도를 엄청 내야 하고, 현재 내고 있다.”며 “월성 2·3·4호기 PSR은 (지난달 원안위에) 제출했고 그다음 단계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더구나 한 언론이 ‘월성 2·3·4호기 20∼30년 수명연장 공식화’라는 기사를 낼 정도로 계속운전 추진이 순항할 것으로 여겨졌다. 5월 14일의 행사에 참여한 시의원과 지역 지도자들이 ‘20년 30년 계속운전’ 이란 문구가 담긴 피켓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봐도 이미 계속운전에 대한 ‘주민 수용성이 확보’되었다는 평가였다. 더더구나 이 자리에 참석한 동경주권의 오상도 시의원은 하반기 원전특위 위원장으로 선출돼 현재 활동하고 있어 금상첨화란 평가도 나왔다.
이처럼 순항하던 ‘월성 2∼4호기 수명연장’ 행보에 돌연 최대 악재가 발생해 다시 안갯속으로 빠지는 형국이다. 한수원의 일방통행식 무리수가 불러온 역풍 때문이다. 한수원이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에서 내년 3월의 최종 계약을 앞두고 ‘원전 수출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경주시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수출사업본부(직원 수 220여 명)를 통째로 정부 부처가 밀집된 세종시 인근(충북 청주 오송역 부근)으로 옮기려는 계획을 세웠다가 경주시와 경주시의회, 동경주권을 비롯한 경주지역사회가 강력하게 반발하자 ‘오보’라며 해명했고, 자연스레 이 사태는 해프닝으로 끝났다.
아무튼 그동안 여러 가지 현안마다 사분오열돼 있던 동경주권이 이번 사태로 똘똘 뭉치게 된 것은 한수원으로서는 악재다. 최근 몇 주 동안 동경주권에 한수원을 비난하는 현수막들이 수십 개나 걸렸는데 그중에서 가장 치명적일 수 있는 문구는 다음 2가지다.
‘지금 본사 위치에서 한 명이라도 이탈할 경우 방폐장부터 정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신뢰를 저버린 한수원, 말로만 외치는 상생. 위선적인 기업 한수원과는 어떠한 협상·합의도 없다’
위의 현수막 문구대로라면, 한수원의 자충수로 경주방폐장의 방폐물 인수와 처분, 3단계 방폐장 건설 그리고 월성원전 2·3·4호기의 계속운전 모두 제동이 걸리게 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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