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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의 일방통행식 무리수가 불러온 역풍 (3)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10월 07일(월) 17:13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약 24조 원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에서 내년 3월의 최종 계약을 앞두고 ‘원전 수출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경주시와 아무런 협의도 없이 수출사업본부(직원 수 220여 명)를 통째로 정부 부처가 밀집된 세종시 인근(충북 청주 오송역 부근)으로 옮기려는 계획을 세우고는 경주지역의 여론을 떠보기 위해 유력 중앙지인 ㅈ일보에 이전 계획을 슬쩍 흘리는 꼼수를 부렸다.
그러나 이 계획 유출의 파장이 경주는 물론이고 정부와 국회로까지 번지자 이내 해프닝으로 끝났다. 다방면에서의 강력한 반발이 이어지자, 한수원은 부랴부랴 지난달 3일 “한수원이 수출사업본부의 근무지 이전을 추진한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식 설명자료를 냈고, “실무진이 검토하는 단계에서 언론에 이 계획이 흘러 들어갔다.”는 변명을 늘어놓았다.
산업자원부도 지난달 4일 설명자료를 통해 “한수원 본사는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7조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2016년 경주시로 이전했으며, 정부는 이러한 방침을 재검토하거나 변경한 바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수원 본사의 일부를 여타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정부까지 나서서 ‘한수원 수출사업본부 이전설’을 진화함으로써 이 사태는 일단락됐지만, 후폭풍이 아직도 불고 있고 후유증도 꽤 크다. 거센 역풍이 여러 방향에서 휘몰아치고 있다.
경주시는 한수원 경영부사장을 불러 ‘수출사업본부 이전 절대 불가’라는 공식 반대 입장을 전달했고, 경주시의회는 “이번 한수원의 수출사업본부 이전이란 밀실 계획은 신뢰를 무참히 파괴했고 깊은 배신감을 안겨줬다. 정부와 한수원 행태에 깊은 탄식과 유감을 표명한다”는 성명서를 냈다.
여러 방향에서 불어닥친 역풍 중에 한수원 입장에서의 악재라면, ‘한수원 본사 도심권 재이전’이란 말이 쑥 들어갔다는 것이다. 우리끼리 다투다가는 엉뚱한 데 뺏길지도 모른다는 우려로 대립보다는 협력을 택했다. 다시 말해 한수원 본사 소재지 문제로 추령재를 경계로 동서 갈등 양상을 빚던 동경주권과 도심권이 오랜만에 한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다.
더 심한 악재는 ‘동경주권의 합심’이다. ‘한수원 본사 도심권 재이전’ 협상 문제에 있어서 십여 년 전부터 사분오열돼 있던 동경주권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똘똘 뭉쳤다는 것이다. 2005년 ‘중·저준위방폐장’ 유치 당시, 정부와 한수원이 방폐장 유치지역에 한 약속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데 대한 불만이 내재해 있다가 이번 일로 한꺼번에 표출됐고, 이러다간 ‘게도 구럭도 다 놓치고 만다’는 위기의식이 동경주 3개 읍면을 협력하게 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지난 칼럼에서 한수원의 일방통행식 무리수로 인해 자칫하면 중·저준위 경주방폐장 건설과 운영은 물론이고, 곧 설계수명이 만료되는 월성원전 2·3·4호기의 계속운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한 바 있다. 그런데 불행히도 필자의 우려와 예측이 맞아버렸다.
드디어 ‘한수원 본사 직원 일부의 타지역 이탈 문제와 방폐장 운영 문제를 연계’하는 현수막이 경주방폐장이 있는 동경주에 걸렸다. ‘지금 본사 위치에서 한 명이라도 이탈할 경우 방폐장부터 정지하는 것이 원칙이다’ ‘신뢰를 저버린 한수원, 말로만 외치는 상생. 위선적인 기업 한수원과는 어떠한 협상·합의도 없다’
위의 현수막 문구대로라면, 한수원의 자충수로 경주방폐장의 방폐물 인수와 처분, 3단계 방폐장 건설 그리고 월성원전 2·3·4호기의 계속운전 모두 제동이 걸리게 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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