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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수출사업본부, 세종시 이전설’ 늑장 해명에 담긴 저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09월 10일(화) 17:53
2주 정도 경주 지역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왔던 ‘한수원 수출사업본부, 세종시 이전 계획’은 해프닝으로 끝나며 무산됐다.
경과는 이렇다. 한수원이 약 24조 원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룬 지 한 달 만에 ‘원전 수출 업무 효율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수출사업본부(직원 수 220여 명)를 통째로 정부 부처가 밀집된 세종시 인근(충북 청주 오송역 근처)으로 옮긴다는 계획을 세우고 유력 중앙지인 ㅈ일보에 슬쩍 흘렸다.
‘한수원 수출사업본부 이전설’이 언론에 처음 보도된 직후 해당 기사의 보도 경위를 해명하려고 경주시를 방문한 한수원 관계자에 의해 내용이 더 구체화했고, 경주시의 대응도 본격화됐다. 이때부터 경주시와 경주 시민사회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8월 30일, 경주시장은 관계 부서에 경위 파악과 대응을 지시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경주시원전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원전범대위) 전체 회의의 기타 토의 시간에 이 문제가 다뤄졌는데 위원들 대부분이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이때부터 반발 여론이 불붙기 시작했다.
‘중·저준위방폐장 건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한수원 본사의 경주 이전이 이뤄졌음에도 본사 인력의 13%에 육박하는 인원을 빼내 세종시로 가겠다는 계획을 곧 실행에 옮긴다는 소문이 경주 시민사회에 알려지자, 한수원 본사 소재지인 문무대왕면을 비롯해 월성원전과 중·저준위방폐장이 있는 동경주 지역은 물론이고 경주 시민사회는 발끈했다. “결사반대다. 정 옮기겠다면 월성원전도 방폐장도 모두 세종시로 가져가라!”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9월 2일, 주낙영 시장은 재차 대응지시를 내렸고, 3일 경주시 부시장이 한수원 경영부사장을 만나 이전에 반대한다는 경주시 입장을 전달했다.
경주 지역사회의 반발이 커지고 상황이 한수원에 불리하게 돌아가자, 한수원은 3일 “한수원이 수출사업본부의 근무지 이전을 추진한다는 기사는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라는 공식 설명자료를 냈다.
4일에는 국민의힘 김승수 의원이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산업자원부 장관에게 “한수원의 해외수출사업본부를 다른 지역으로 옮긴다면 법률 위반 사항일 뿐만 아니라, 경주와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이 뒤집어서 정부의 신뢰를 실추시키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렇게 법률 위반 논란까지 일자, 4일 산업자원부도 “한수원 본사의 일부를 여타 지역으로 이전한다는 보도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해명자료를 냈다.
결국, ‘한수원 수출사업본부 충북 오송 이전설’은 일단 일단락됐다. 하지만 그 후폭풍은 오래 지속될 것이고, 후유증도 꽤 클 것이다.
본보가 파악한 바로는 ‘한수원 실무진에서 세종시 인근인 충북 충주시 오송역으로 이전을 검토했던 것’은 사실이다. 담당 처장이 경주시 관계자와 원전범대위 위원들에게 설명한 바에 따르면, 실무진에서 검토하는 과정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언론에 새 나갔다는 것이다. 한수원의 이런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을 경주시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한수원이 정부 부처와 소통을 늘리고, 서울로의 출장업무 편의를 위해 오송역 인근으로 수출사업본부를 옮기겠다는 발상은 현실성이 없다. 차라리 경주역 인근으로 옮긴다면 명분도 있고 설득력이 있다.
정정보도나 반론보도가 없다가 한수원의 첫 공식 해명은 첫 언론 보도 이후 14일이 지난 뒤에야 나왔고, 산업자원부의 해명은 15일이 지난 뒤에 나왔다. 한수원의 이러한 소극적인 대처와 늑장 해명을 보면 저의는 분명히 드러난다. 경주지역의 여론과 산업자원부의 반응을 떠보려는 꼼수임이 분명하다. 세종시 인근으로 옮길 수 있으면 최상의 시나리오고, 그게 안 되더라도 비좁은 한수원 본사에서 핵심 본부 한두 개쯤 경주역 인근으로 옮길 수 있는 명분을 얻으려는 노림수다.
하지만 이 문제는 경주시와의 협의에 앞서 경주 시민사회 특히 월성원전과 중·저준위방폐장이 있는 동경주지역의 동의를 받아야 가능하다. 거듭 말하지만, 한수원 본사는 산업자원부의 해명처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17조 및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경주로 이전한 것이어서 한수원이 일부라도 독단적으로 다른 데 옮길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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