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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지재권 분쟁’ 윈윈해야 원전 수출 순조롭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08월 27일(화) 17:16
지난 7월 17일,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가 약 24조 원에 달하는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에서 세계적인 원전 강국인 프랑스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게다가 체코 정부가 향후 테멜린 지역 2기 원전을 추가 건설할 경우 한국은 사실상 ‘2+α’기 수주에 성공하므로 금액으로 총 40조 원이 넘는 원전 사업을 따내게 돼 2009년 아랍에미리트에 원전 건설을 수주한 ‘바라카 신화’와 맞먹는 쾌거를 이루게 된다.
이번 체코 원전 성과로 유럽에 교두보를 확보함에 따라 향후 폴란드, 터키, 영국, 네덜란드 등에 한국형 원전을 수출할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최종 계약 성공’을 경축하는 현수막도 더러 걸렸고, 언론에서도 ‘잭팟’ ‘쾌거’ ‘대박’이라는 말이 쏟아졌다.
하지만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렸다. 내년 3월의 본계약에 이르기까지 최대 난관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여권 일각에선 마치 최종 계약이 성사된 것처럼 설레발쳤지만, 본보는 사설을 통해 최대 걸림돌인 미국 웨스팅하우스와의 ‘지식재산권 분쟁’이 원만히 해결되지 않으면 원전 수출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고 우려하면서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누차 강조한 바 있다.
체코 원전 건설 경합 과정에서 프랑스는 한국 측이 미국의 지재권을 침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한다. 이처럼 지재권 문제는 원전 수출의 아킬레스건이다. 우리 정부와 한수원도 이를 잘 알고 있다. 한수원이 내년 3월까지 체코 원전 수주 최종 계약을 맺기 위해서는 미국 정부에 체코 원전 수출을 신고하는 게 바람직한데 그러려면 웨스팅하우스와 지재권 분쟁을 원만하게 해결할 필요가 있다.
웨스팅하우스가 한국형 원전이 자사의 원천기술을 침해했다며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이 회사는 2022년 10월 미국 법원에 한수원이 자사의 기술을 침해했다면서 “한수원이 원전을 수출하려면 미국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9월,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원전 수출 통제권은 전적으로 미국 정부에 있기 때문에 웨스팅하우스는 소송 자격이 없다”며 각하했지만, 다음 달 항소했고 현재 항소법원에서 소송이 진행 중이다.
양국 정부 차원의 협상도 답보 상태이다. 1978년 결성된 원자력공급국그룹(NSG) 지침에 따라 우리나라는 원전을 해외에 수출할 때 원천기술을 가진 미국 웨스팅하우스의 동의를 받게 돼 있다. 그런데 이번 체코 원전을 두고선 웨스팅하우스 측이 지재권 문제를 거론하며 동의를 거부하고 있고, 미국 에너지부도 “한수원과 웨스팅하우스 사이의 문제”라며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지난 7∼8일 산업자원부 장관. 한수원 사장, 한전 사장이 나란히 미국에 출장을 갔다. 미국 에너지부 및 웨스팅하우스 고위관계자와 접촉했지만, 별 성과 없이 귀국했다. 이번 방문에서 향후 한전과 한수원의 원전 수출 과정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제안하며 웨스팅하우스 달래기에 나섰지만, 웨스팅하우스 측이 과도한 요구 조건을 내걸어 접점을 찾지 못했다고 한다.
이 와중에 웨스팅하우스가 기어코 몽니를 부렸다. 웨스팅하우스는 26일(현지시간) 체코전력공사가 한수원을 두코바니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결정에 항의하기 위해 체코반독점사무소에 진정을 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한수원이 APR1000과 APR1400 원자로의 원천기술을 소유하고 있지 않으며 웨스팅하우스의 허락 없이 그 기술을 제삼자가 사용하게 할 권리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렇게 웨스팅하우스가 체코 정부에 문제를 제기한 데에는 한수원을 최대한 압박해 분쟁을 유리하게 끌고 가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추가 설비 계약과 향후 원전 수주전에서 협력과 같은 과실을 얻기 위해 물밑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심산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건 미국 국무부는 에너지부와 달리 70년 동맹인 한미동맹에 더 가치를 두는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파국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원천기술만 가진 웨스팅하우스 처지에서는 한국과 관계를 건설적으로 풀어 세계 원전 시장에서 공생하는 게 더 유리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아무튼 ‘한·미 지재권 분쟁’은 최대한 빨리 해결해야 한다. 그래야 원전 수출이 순조롭게 진행돼 ‘2030년까지 원전 10기를 수출하겠다’는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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