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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본사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진풍경 (1)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08월 19일(월) 18:09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대략 열흘 전부터 한수원 본사 정문 옆의 담벼락과 후문 앞의 도로변 등에 ‘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을 주장하는 단체로 알려진 ‘경주시 의정포럼회’를 비난하는 현수막 열대여섯 개가 문무대왕면 각종 단체 명의로 늘비하게 걸려있다.
‘경주시 의정포럼회는 누구를 위한 단체인가? / 동경주 주민 기만하는 경주시 의정포럼회는 즉각 해산하라! / 더 이상 한수원 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 한수원 본사는 동경주 주민들의 자존심이다! / 시민 갈등 조장하는 경주시 의정포럼회는 즉각 해산하라! / 문무대왕면민도 경주시민이다! / 민·민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경주시 의정포럼회는 즉각 해산하라! … …’
이러한 내용의 현수막이 한수원 본사 소재지인 문무대왕면의 중심가 곳곳에 걸리고 나서 지난주 13일 오전 10시 무렵, 한수원 본사 정문 앞에서 기어코 진풍경이 벌어졌다. 노년층이 대부분인 의정포럼회 회원 열 명 정도가 중형 버스에서 내려 펼침막과 서명지 상자를 들고 한수원 본사로 들어가려 하자, 미리 와있던 문무대왕면 단체장들이 이내 막아섰다. 이때부터 양측은 감정 섞인 대거리를 해대며 옥신각신 말싸움을 벌였다. 정보계 경찰들은 충돌이나 불상사를 대비해 싸움을 말리느라 진땀을 흘렸다.
중구난방으로 험한 말들이 오갔다. “당신이 뭔데 반말을 찍찍 해대고 난리야? / 한수원 본사를 왜 가져가려고 하는데? / 민의지, 민의! / 김일윤 의원이 경주를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이건 아니지. / 시민 논리지. … …” 급기야 김일윤 전 국회의원의 이름이 거명됐다. 의정포럼회 회원들은 ‘한수원 본사 도심 이전이 민의(경주시민의 뜻)’라며 3만 명이 서명한 서명지를 한수원 본사에 전달해야겠으니 비켜달라고 요구했지만, 문무대왕면 단체장들과 주민들은 완강하게 저지했다.
끝내 서명지 전달은 이뤄지지 못했다. 한수원 본사가 서명지 수령을 거부했다기보다는 전달 과정 자체가 없었다. 언쟁과 가벼운 몸싸움으로만 일관해 큰 물리적인 충돌이 없어서 다행이었다. 의정포럼회 회원들은 ‘쪽수의 힘’에 밀려 어쩔 수 없이 발길을 되돌려 버스를 타고 돌아갔다. 상황은 일단락됐지만 언제든 또 불거질 수 있는 사안이 됐다.
이 사안의 발단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잊을 만하면 ‘한수원 본사의 도심권 이전’ 문제가 망령처럼 되살아나더니 지난 총선에서도 재점화돼 경주지역 총선 판을 뜨겁게 달궜다.
당시 현역 국회의원이던 김석기 후보는 “동경주지역 주민들께서 반대한다면 무리하게 추진하지 않겠다.”라면서 “한수원 본사의 시내권 이전이 필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라고 밝혔고, 무소속 김일윤 후보는 “경주대학교 자리에 한수원 본사와 기업들을 유치해서 경주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총선 결과, 김석기 후보가 쾌승을 거두면서 ‘한수원 도심 이전’ 논란은 용두사미로 끝났다.
아무튼 이번 해프닝이 신경주대학교 총장이기도 한 김일윤 전 의원의 사리사욕 때문인지, 경주 발전을 위하는 충정 때문인지 잘 모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감정싸움에 치우친 이러한 소모적인 논쟁이 백해무익하다는 점이다.
문무대왕면의 자생 단체장들이 십여 명에 불과한 의정포럼회 회원들의 한수원 본사 방문 시도에 발끈해 물리적인 충돌까지 불사하며 저지에 나선 이유는, 이 단체가 조례에 의해 전·현직 시의원으로 구성·설립된 ‘경주시 의정회’와 동일한 단체라고 오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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