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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함산 등 ‘땅밀림 현상’ 선제적인 대책 필요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07월 21일(일) 18:10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지난 16일, 경주 토함산 3곳에서 산사태보다 수십 배 더 위험한 ‘땅밀림’ 현상이 진행 중이라고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경주 대형 산사태 대책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지난 5월 녹색연합이 토함산 여러 곳에 산사태가 발생해 국보 석굴암도 위험에 처했다고 지적한 뒤 녹색연합과 경주국립공원사무소·국립산림과학원이 산림청과 경주시 협조 아래 조사를 벌였고, 이번에 보고서가 나왔다.
녹색연합은 이날 공개한 보고서에서 “토함산·무장산·함월산 73곳에 산사태가 발생했으며 경주시 황용동 2곳과 문무대왕면 1곳에 ‘땅밀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밝혔다. 땅밀림은 폭우가 내려 지하 암반층 위로 한 번에 많은 빗물이 쌓이면, 점토층이 서서히 미끄러져 산이 통째로 이동하는 현상이다. 산 표면이 떨어져 나가는 일반 산사태보다 100배 이상의 위력을 지니고 있어 대형 재난을 유발할 수 있다. 산림청은 산사태보다 큰 피해를 유발할 수 있어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일로 본다고 한다. 그렇다면 집중 강우 시 일어날지 모를 대형사고 방지를 위한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보고서가 나오기 훨씬 전에 토함산 자락의 도로가 땅밀림으로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적이 있었다. 2018년 10월 7일 오전 4시쯤, 한수원 본사로 진입하는 장항교차로 인근에서 산사태가 일어나 도로가 붕괴되었다. 사실상 한수원 본사와 월성원전, 방폐장 세 곳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유사시 주민들의 효과적인 대피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도로인 ‘불국동-감포읍 연결 국도 4호선’이 태풍 ‘콩레이’로 옹벽이 무너지고 비탈면이 붕괴돼 왕복 4차선 도로 250m 정도가 20m 높이로 치솟으면서 이 일대 도로 통행이 전면 통제됐다. 이 사고로 수개월 동안 한수원 본사 앞 장항교차로에서 2.5㎞ 떨어진 안동교차로로 모든 차량이 우회해야 했다.
다행스럽게도 부산지방국토관리청에서 비상근무로 사고 현장을 순찰하던 중 이날 새벽 1시께부터 도로가 치솟는 조짐이 보이자, 도로를 통제해 차량이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 당시 전문가의 의견에 따르면, 이날 사고는 5일부터 태풍으로 많은 비가 내리면서 옹벽 배면에 있는 토사에 함수량 증가로 땅밀림 현상이 발생했고, 급기야 약 30m 높이의 도로 사면이 밀려 내려오면서 비틀림이 일어나 도로가 융기됐다고 한다.
이번 ‘경주 대형 산사태 대책 보고서’에 의하면, 황용동에 발생한 땅밀림 현상은 규모가 각각 12,231㎡(약 3,700평)와 2,701㎡(약 820평)로 지방도 제945호선을 위협하고 있다. 문무대왕면 땅밀림 현상은 4,561㎡(약 1,380평) 규모로 범곡리 마을이 영향권에 든 상황이다.
토함산·무장산·함월산은 지질이 불안정한 데다가 2019년 9월과 2017년 11월 경주와 포항에서 강진이 발생했던 터라 땅밀림에 취약하다고 녹색연합은 설명한다. 녹색연합은 “기후위기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수시로 내리고 있다.”면서 “산사태를 비롯한 수해 대응에 정부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과 기술을 집중시켜야 피해를 줄일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주시와 경북도는 땅밀림 대응을 긴급히 진행해야 한다.”면서 “과한 대응만이 산사태로 인한 인명 피해를 막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경주시와 경북도는 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지난 2018년의 토함산 자락 국도 4호선의 ‘도로 융기’ 사고를 반면교사로 삼아 ‘땅밀림 현상’을 최소화할 선제 대응에 즉각 나서야 한다. 그래야 대형 산사태, 도로 융기 또는 붕괴, 지반 침하 등의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사방댐 건립을 빨리 추진하고, ‘주민 신속 대피 경보시스템’도 강화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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