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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공원 국기 게양대, 규모 대폭 축소 건립’ 환영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07월 09일(화) 19:05
작년 9월, 경주의 시의회 본회의에서 7억 원이라는 거액의 ‘태극기 게양대 설치’ 예산안이 제대로 된 찬반토론도 없이, 표결도 없이 가결되는 사태가 발생하고부터 ‘경주 황성공원에 높이 56미터의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사업’에 대한 찬반 논란이 해를 넘겨서까지 이어졌다.
반대 여론이 높아지고 7억 원의 혈세를 들여서까지 국기 게양대를 설치해야 하느냐는 서민들의 볼멘소리에 경주시는 슬그머니 방향을 바꿔 ‘지난해 11월에 착공해 올해 2월 말까지 완료’하겠다던 계획을 보류하고 예산도 4억 원으로 줄이고, 태극기 게양대 설치의 명분을 쌓기 위해 지난 1월에는 구글을 통해 시민들을 상대로 사업 시행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 설문조사도 찬성 여론 조작이라는 의혹에 휩싸였고, 설문 문항이 편향됐다는 지적이 나와 또 논란이 됐다.
그러다가 느닷없이 ‘경주시 태극기 게양대 건립 추진 범시민연대’라는 단체가 나타나 경주시청 본관 앞에서 황성공원 초대형 태극기 게양대 설치 지지 선언문을 발표해 논란이 더 확산됐다. 이 국기 게양대 설치 문제로 6개월이나 왈가왈부해 왔음에도 그동안 한 번도 어떤 입장도 표명한 적이 없는 단체가 갑자기 등장해 ‘게양대 설치 찬성’을 선언하고 나섰으니 시민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관변단체 동원이든 순순한 동기의 집회이든 간에 문제는, 자칫하면 거액의 예산을 들여 높이 56미터의 게양대에 가로 10미터, 세로 8미터 크기의 초대형 태극기를 설치하는 게 과연 옳으냐, 옳지 않으냐 하는 본질은 사라지고 태극기 게양 찬성은 애국이고, 게양 반대는 비애국이라는 소모적인 ‘애국심 논쟁’으로 번지게 된다.
진보적 시민단체들이 국기 게양대 설치 사업에 대해 주민설명회 및 공청회를 거쳐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에 최종 확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펴고, ‘4·10 국회의원선거’가 다가오자, 경주시는 관련 사업 추진을 차일피일 미뤘다.
그러다가 드디어 경주시가 김유신 장군 동상이 있는 황성공원 독산에 태극기 게양대 설치공사를 슬그머니 시작했다. 태극기 게양대는 동상의 우측 전면에 가로 2m, 세로 2m 크기의 부지에 건립된다. 공사 기간은 6월 10일부터 8월 8일까지로 알려졌다. 다행스러운 점은 논란의 중심이었던 게양대 높이, 태극기 크기, 편성 예산 등 사업 규모가 대폭 축소됐다는 것이다.
게양대 높이는 당초 56미터에서 30미터로, 태극기 크기는 10미터*8미터에서 7.5미터*5미터로, 사업비는 7억 원에서 2억 5천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소공원 신설계획도 백지화했다.
경주시가 ‘황성공원 국기 게양대 설치’ 사업 규모를 대폭 축소해 공사를 시작한 데 대해 환영한다. 경주시는 작년에 국기 게양대 설치 예산을 편성하면서 게양대 높이는 신라 56왕을 표방해 56미터로 하고 가로 10미터, 세로 8미터 크기의 태극기를 게양할 계획이라고 밝혔고, 태극기 게양대 설치 목적에 대해 ‘호국정신의 중심도시로서 대형태극기를 통해 시민들의 애국심을 함양하고, 공원 조성으로 국기 선양과 함께 관광자원을 발굴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하지만 경주 시민사회 일각에서는 지역 국회의원의 제안을 일부 시의원들이 공천에 대한 보은으로 급작스레 편성된 추경예산안을 일사천리로 통과시킨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졌다.
그런데 이번에 경주시가 찬반 갈등에서 절충점을 찾아 공사를 시행함으로써 더 이상의 소모적인 논쟁을 차단했다는 데 나름의 의의가 있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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