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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본사 도심권 이전’을 둘러싼 동상이몽 (2)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01일(월) 20:05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선거 때만 되면 경주에 등장하는 단골 메뉴인 ‘한국수력원자력(주) 본사의 도심권 이전’ 문제가 재점화됐다. ‘한수원 본사의 도심 이전’은 ‘뜨거운 감자’이면서 현실성은 없어도 공약으로 내세우기 좋은, 경주시민들이 솔깃해할 수도 있는 만만한 공약이다. 그러다 보니 10여 년간 소모적인 논쟁에다 동서(東西) 지역갈등과 동경주끼리의 사분오열을 초래했다.
두어 달 전 김석기 국회의원이 이 문제를 끄집어냈다가 서둘러 덮어 버린 사안을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일윤 후보가 ‘한수원 본사 경주대 부지 이전’ 공약을 내놓으면서부터 더 이슈가 되고 있다. 야당 국회의원 후보도 한수원 본사의 도심 이전을 공약했다.
그러나 필자가 보기엔 후보자 모두 가시적인 성과가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실행 계획도 없이 막연하게 ‘한수원을 도심으로 이전해 협력기업도 유치해 경주를 발전시키겠다.’라는 뜬구름 잡는 얘기만 하고 있다. 그간의 경과를 살펴보자.
2005년 방폐장 유치 때 정부와 한수원이 이전을 약속한 공공기관과 한수원 연관기업이 20년이 다 돼가는 지금 제대로 온 게 하나도 없다. 당시 이전을 약속한 공공기관은 원자력교육원(지금의 인재개발원), 방사선보건연구원 분원, 방사선 활용 실증단지 3개였고, 한수원 본사와 동반 이전하기로 한 6개 협력업체는 두산중공업(현재 명칭: 두산에너빌리티)의 ‘원자력분야 본사’(당시 직원 수 650여 명), 한국정수(주), 한전기공, 코센, 한전KDN, 한전전력기술 등이다.
그런데 3개 공공기관 이전은 아직 한 곳도 이뤄지지 않았고, 한수원 본사와 동반 이전하기로 6개 협력업체의 본사는 하나도 오지 않았고, 그중 ‘한전KDN’만 지역사업처(원전 분야)를 경주에 개설했을 뿐이다.
더구나 임직원 사택도 건립되지 않아 경제적인 시너지 효과가 거의 없다 보니 경주시민들의 불만이 누적돼 왔다. 그래서 항간에서는 한수원 본사를 ‘한수사(寺)’<산속에 있는 절같이 달랑 한수원만 쓸쓸히 있다는 자조적인 표현>라고 비아냥거리고 있다.
경주시민들의 불만이 쌓이자, 한수원은 신사옥에서 본사 이전 기념식을 갖고 본격 경주시대를 열면서 ‘2017년 말까지 단기적으로 30개, 중장기적으로 100개의 협력기업을 유치하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경주시와 함께 원자력 협력기업 경주 유치를 위한 합동추진단을 구성하고, ‘기업이전지원센터’도 개소하여 운영해 왔다. 또한 협력기업 경주 유치 설명회 개최, 경주로 이전하는 협력기업과 투자 및 지원에 관한 협약 체결 등 나름대로 노력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그 성과는 미미했다. 800여 개의 원전 협력업체 가운데 경주로 이전한 협력업체 본사는 단 한 곳도 없다. 지금까지 60여 개의 업체를 유치했는데 직원이 10명 이하인 소규모 업체가 전체의 70% 이상 차지하고 있고, 이전한 협력사의 직원 수를 모두 합쳐도 5백여 명에 불과하다. 숫자 채우기에 급급했고, 협력업체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지사를 설치해 흉내만 냈다.
그런데 이마저도 제대로 유지되고 있지 않다. 전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코로나사태로 경기가 침체되고 특히 원자력산업계가 고사 위기에 처하면서 지사나 사무실을 운영하던 협력업체들이 상당수 이탈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한수원 본사의 관계자도 협력업체 유치 노력보다는 현상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굳이 소기의 성과를 들라면 이러하다. 한전KDN의 원전사업처에 140여 명, 한전KPS 정비기술센터에 209명, (주)수산인더스터리 정비기술센터에 44명, 인재개발원 관련해서 4명이 근무하고 있는 게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계속)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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