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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번에도 ‘원자력산업의 희생양’ 되나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4년 03월 05일(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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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민들은 수십 년간 국가에너지 안보를 위해 원자력산업에 적극 협력해 왔음에도 정부는 경주를 실컷 이용만 하고 홀대해왔다. ‘원자력산업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반대급부를 요구하면 떡고물만 던져주고 선거에서의 표를 의식해 인구수에 따라 차별하며 정작 알짜배기는 덩치 큰 도시에 안겨줬다. 방폐장을 유치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공공기관 이전에 있어 경주가 방폐장 유치지역으로서 혁신도시보다 우선임에도 홀대받았다.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시설의 유치지역 지원에 관한 특별법’은 2005년 3월에 제정·시행됐고, ‘혁신도시 개발 및 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시행은 2007년 2월이다. 특별법 시행의 우선순위에서도 경주가 마땅히 먼저인데도 정부는 끗발 센 혁신도시에 공공기관, 공기업들을 대거 이전하도록 조처했다. 이웃 도시 울산에 가면 경주가 얼마나 무시당해 왔는지 알 수 있다. 혁신도시로 지정된 울산 중구에는 한국동서발전, 한국에너지공단, 에너지경제연구원, 한국석유공사, 근로복지공단, 한국산업인력공단,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도로교통공단 운전면허본부 등의 빌딩들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경주에 와야 할 에너지 관련 기업과 기관들이 울산 중구에 가 있는 게 작금의 현실이다. 이제 제2차 공공기관 이전에서는 반드시 경주의 요구사항을 관철해야 한다. 경주시는 그동안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맞춰 유치에 주력해야 할 대상 공공기관 9개 중에서 4개로 압축해 유치 활동에 집중해 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 한국원자력안전재단, 한국문화재단, 국립박물관 문화재단 이렇게 4개 기관이다. 그런데 4월 총선을 앞두고 공공기관 지방 이전 로드맵이 연기된 상태이다. 만약 경주에 당연하게 이전돼야 할 공공기관, 공기업 유치가 100% 성사가 안 된다면, 경주시는 최소한 원안위와 한국원자력안전재단의 이전을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SMR 클러스터’ 조성도 반드시 경주 일원에 하도록 관철해야 한다. 자칫하면 ‘닭 쫓던 개 지방 쳐다보는 신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해 창원시 경남도청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정부는 우리나라의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을 넘어 원전 최강국으로 도약시키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여기까지는 경주시민들이 공감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산업자원부 장관이 경주로서는 놀랄 만한 발언을 쏟아냈다. 창원·경남을 ‘글로벌 SMR 클러스터’로 육성한다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다. 산업자원부 안덕근 장관은 창원과 경남이 지역 내 우수 원전 기자재 업체들의 역량을 살려 반도체의 삼성전자·하이닉스와 같은 파운드리가 집적한 글로벌 ‘SMR 클러스터’로 도약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며, 이미 창원·경남의 원전기업들이 해외 SMR 설계기업 원자로 생산에 참여하는 등 관련 공급망에 진출해 있는 만큼 이를 더욱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앞으로도 관련 R&D와 투자혜택, 글로벌 기업과의 파트너링 등을 지원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SMR 클러스터’ 조성은 경북도와 경주시가 추진하는 사업이다.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문무대왕과학연구소의 SMR 연구개발과 연계해 SMR 수출 모델 공급망 구축과 SMR 혁신제조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SMR의 제조,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을 육성하고, 관련 기업의 집적화를 통해 국가 차세대 원자력산업의 핵심 거점이 되겠다는 게 경주시의 구상인데 이에 상충하는 발언이 산업자원부 장관의 입에서 튀어나온 것이다. 더 이상 경주가 ‘원자력산업의 희생양’이 돼서도 안 되고,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돼서도 안 된다. 경주시와 경주시민들이 합심하여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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