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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수로해체기술원’ 착공에 부쳐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12월 27일(수)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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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가까이 경주시민들을 애타게 했던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의 분원에 해당하는 ‘중수로해체기술원’이 경주에서 첫 삽을 떴다. 경주시는 19일 양남면 나산리에서 ‘중수로해체기술원’(이하 기술원) 착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원전 해체 기술 고도화‧상용화 종합 컨트롤타워이자, 원전 해체 기술개발의 전초 기지가 될 이 시설은 경주시를 비롯해 경북도, 한국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원전해체연구소의 새 이름), 산업자원부 등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착공식을 시작으로 2026년 말까지 2만 9,487㎡ 부지에 방사화학분석동, Mock-up 시험동, 사무연구동 총 3개의 시설이 들어선다. 완공까지 총사업비 723억 원이 투입된다. 위에서처럼 경주시의 보도자료만 보면 기술원 설립이 엄청나게 대단한 사업처럼 느껴지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부산 기장군과 울산 울주군 경계에 지어지는 ‘원전해체연구소’(경수로 담당)가 본원이고, 기술원은 소규모의 분원일 뿐이다. 외화내빈(外華內貧)이다. 한때 경주시민들은 원해연만 유치하면 경주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첨단에너지과학도시로 우뚝 선다는 위정자들과 정상배(政商輩)의 꾐에 빠져 ‘장밋빛 환상’에 사로잡혀 원해연 유치에 적극 협력했다. 경주시는 2014년에 무려 5억 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원전해체연구소(이하 원해연) 유치에 사활을 걸었다. 그때 시와 시의회, 공공기관, 관변단체, 시민·학생들까지 혼연일체가 돼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지자체 간의 유치 경쟁 과열로 정부가 원해연 부지 지정을 보류해버렸다. 그러다가 몇 년 뒤에 부산, 울산, 경주가 치열한 3파전을 벌였는데 경주는 ‘원전 설계-건설-운영-해체-폐기’의 전 과정이 집적된 인프라를 통해 ‘원해연 최적지’로 평가받았음에도 끝내 분원에 불과한 ‘중수로해체기술원’만 경주에 오게 됐고, 알짜배기인 원해연(경수로 담당)은 부산·울산 경계지역에 가게 됐다. ‘원해연 유치’에 5년 넘게 올인(all in)한 경주로서는 허탈할 수밖에 없었다. ‘연구소 쪼개기’로 분원만 오게 돼 결국 또 ‘원자력산업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왜냐하면 국내에 고작 월성1,2,3,4호기 4기만 중수로원전이고, 세계적으로도 캐나다를 제외하고는 중수로원전이 거의 없기 때문에 중수로 해체를 위한 ‘기술원’을 유치해봤자 경제적 시너지 효과는커녕 장기적으로 봐서도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중론이다. 그리고 ‘세계적인 블루오션’이니 하는 기대도 허황한 꿈이다. 한 전문가도 “지역 나눠주기는 어쩔 수 없지만, 기술 측면만 보면 경수로와 중수로 해체연구소를 분리하는 건 비효율적이다.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주요시설을 해체하는 기술은 비슷하므로 결국 연구 비용은 더 들고, 효율성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어쨌든 중수로해체기술원은 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의 분원으로 중수로 해체개발기술 실증뿐 아니라 해체사업 지원 및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술원이 완공되면, 원전해체 현장과 동일한 환경에서 개발기술을 실증·검증할 수 있는 시설 및 체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원전 해체 기술에 요구되는 전문인력 기술지원 및 연구개발‧실증 공간이 될 전망이라고 한다. 이제 기술원 설립을 위한 착공에 들어갔으니 본원인 원자력환경복원연구원과의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원전 해체 기술 선진국들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인프라가 조속히 구축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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