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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안전위원회’마저 정권 눈치 보는 세상
경북연합일보 기자 / 입력 : 2023년 12월 11일(월) 14:28
↑↑ 정현걸 논설실장
ⓒ 경북연합일보
원자력안전위원회(이하 원안위)는 ‘원자력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기구’이다. ‘원안위법’ <제1장 제1조에 원자력의 생산과 이용에 따른 방사선 재해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고, 공공의 안전과 환경보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에 원안위는 독립성 및 공정성을 유지하며, 원자력의 연구·개발·생산·이용에 따른 안전관리에 필요한 대책을 마련하고 이행에 노력하여야 한다.>라고 목적과 운영원칙이 명시돼 있다.
그럼에도 원안위는 독립성도, 공정성도 갖추지 못하는 행위들을 양산하고 있다. 과거 정권에서도 그러더니 지금 정권에서도 마찬가지다. 행태가 달라졌을 뿐이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좌고우면, 우왕좌왕하는 꼴이다. 박근혜 정부 때는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무리하게 표결을 강행하는 등 원전 확대 정책의 선봉장 역할을 하는 편이었다. 반면에, 탈원전정책을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원안위는 ‘눈치 보기’와 복지부동의 극치를 보여주는 등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문재인 정부 때는 탈원전 정책에 동조하는 결정을 많이 내리더니, 원전 확대 정책을 공약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니 친원전 정책에 해를 끼치는 행위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
출범 당시에도 탁상행정과 보신주의가 자주 지적되기도 했다. 원자력 안전에 관한 한 최전방의 지휘 부처임에도 관련 안전사고 발생 시 대부분 “안전에 문제가 없다”라는 초기 대응으로 일관해 후속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원자력 관련 정책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에도 위원들의 전문성 결여 논란도 자주 발생했다. ‘월성원전 1호기의 영구 정지’ 결정을 내릴 때 원안위에 외압이 작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신한울1호기 가동 방해’는 아직도 회자되고 있을 만큼 ‘정권 눈치 보기의 극치’였다. 명색이 원자력 안전·관리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데, 원전 가동을 차일피일 미루는 비상식적 행보를 거듭하면서 원전 가동 방해 행위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1년 전에 이미 완공돼 연료만 집어넣으면 언제라도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경북 울진의 ‘신한울1호기 가동 허가’를 계속 보류한 것이다.
이뿐만 아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에서 이슈마다 침묵하자 ‘뒷방 신세’로 전락했다느니, 뒷북만 치고 있다느니 하는 비난이 쏟아졌다. ‘월성3호기’ 가동과 관련해서는 정부 눈치만 본다는 의혹을 받았다. 2017년 3월 11일부터 계획예방정비에 들어간 월성3호기에 대해 원안위는 8월 25일에서야 재가동을 승인했다. 안전성을 더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이런저런 요구사항을 제시하며 4개월이나 시간을 끌었다.
지난주에 월성원전이 있는 경주 양남면에서 일어난 해프닝은 헛웃음만 나올 정도로 가관 (可觀)이었다. 2019년 ‘월성원전 부지 내 고농도 삼중수소 검출’ 관련 원안위 민간조사단의 조사 결과를 발표하는 주민설명회 개최에 대해 양남면 발전협의회가 ‘사전에 자료도 보내주고 주민설명회 일정도 조율하자’고 요구했음에도 원안위는 자료를 보내주기는커녕 일방적으로 주민설명회 날짜를 통보하는 비상식적 행태를 저질렀다.
결국 12월 5일의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극렬한 반발로 무산됐고, 그 자리는 정부와 원안위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됐다. 요식행위에 불과하더라도 주민설명회만 마치면 된다는 안이한 발상은 국가기관의 무책임하고 한심한 행정 편의주의일 뿐만 아니라, 원전 주변지역 주민을 업신여기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진통 끝에 12월 18일에 다시 주민설명회를 열기로 합의하면서 예산과 시간 낭비에다 헛심만 쓴 꼴이 되고 말았다. 법으로 독립성과 중립성이 보장된 원안위의 ‘정권 눈치 보기’ 행태에 대해 원안위 위원장을 비롯해 위원들 모두 대오각성해야 한다.
경북연합일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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